신사업 실적 부진·본업 품질 사고 반복... ESG·세무 리스크까지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대원제약 오너 3세 백인환 사장이 본격적인 경영 전면에 나선 지 1년여 만에 복합 리스크에 직면했다.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를 필두로 한 신사업 다각화는 성과 부진에 빠졌고, 본업인 의약품 품질관리에서도 연이은 행정제재로 업계의 신뢰를 잃고 있다. 여기에 ESG 지표 저조와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겹치며, 사실상 경영능력 검증에 ‘낙제점’을 받았다는 평가가 내·외부에서 흘러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디생명공학은 한때 연 매출 1500억원을 넘긴 화장품·건기식 기업이었지만, 대원제약 인수 후 실적이 급전직하했다.
2024년 기준, 매출은 345억원에 불과해, 인수 직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2023년 연결기준 대원제약의 영업이익률도 6.1%에서 4.7%로 하락하며 수익성 저하가 가시화됐다. 업계는 무리한 인수합병과 실질적인 PMI(인수 후 통합) 부재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본업에서도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4월 설사약 ‘포타겔현탁액’이 미생물 기준 초과로 제조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고, 7월에는 어린이 감기약 ‘콜대원키즈’ 6종이 품질이상으로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대원제약의 주력인 시럽제형 제품군에서 품질 이슈가 반복되면서, 현장 통제 시스템과 내부 QC(품질관리) 체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또한 이를 조사하고 관리·감독해야할 감사위원회가 주요 사건 발생 시점에 관련 내용을 이사회에 정식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원제약 측에 질의를 했으나 회신은 오지 않았다.
이 외에도 비재무 리스크도 쌓이고 있다. 올해 3월부터 진행된 국세청 세무조사는 고강도 정밀분석 형태로 알려졌으며, ESG 지배구조 부문에서도 평가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대원제약의 ESG 통합점수는 43.4점으로 제약업계 하위권이다. 경영진, 주주권리 등에서 점수를 크게 까먹은 것으로 보아 오너일가의 자회사 겸직, 사외이사 견제 기능 미작동 등이 복합적 원인으로 꼽힌다.
대원제약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 경영 의지를 내세웠지만, 투자자와 시장의 시선은 회의적이다. 보고서에서 강조한 탄소중립 목표 수립이나 정보보안 체계 고도화 등은 구체적 수치 없이 선언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백 사장이 본격적인 후계구도를 위한 행보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며 경영권 기반을 다진 백 사장은 향후 그룹 내 권한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M&A 판단력, 본업 통제력, 비재무 리스크 관리 등 핵심 경영능력은 여전히 의문 부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본업은 통제에서 이탈하고 있다”며 “단기 실적이 아닌 거버넌스와 내부 통제 능력을 통해 경영인으로서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 ②백인환, 3세 승계 수순 밟지만…지배력 취약 구조는 '과제'(가제) 가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