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시장 진출을 노리며 잇따른 인수합병에 나섰던 대원제약이 연쇄적 투자 실패에 직면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원제약 오너 3세 백인환 사장이 주도한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건은 상장폐지 심사대에 올랐고, CDMO 목적의 대원헬스케어·대원메디테크 인수 역시 수익성 악화를 야기한 상태다. 여기에 주력 제품 '펠루비'의 특허 방어마저 실패하며, 신사업과 주력사업 양쪽에서 동시다발적 충격을 받고 있다.
대원제약은 2023년 약 650억 원을 들여 화장품 제조사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하며 뷰티 CDMO 확장을 선언했다.
그러나 2024년 말 기준 에스디생명공학은 3년 연속 자기자본 잠식 50% 초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았고,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6월 말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오는 7월 28일까지 예정된 코스닥시장위원회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023년 11월 대원제약이 신규 발행 주식 인수 390억원, 전환사채 인수 260억원 등 총 650억을 들여 지분 72.9%를 사들였다. 2024년 기준 매출 348억 원, 영업적자 115억 원, 순손실 14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됐다. 연결 기준으로도 손실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에스디생명공학 외에도 CDMO를 표방하며 인수한 대원헬스케어(구 극동에치팜)도 2021년 5월 대원제약이 약 141억원을 들여 지분 83.5%를 가져왔으며 2011년 인수한 대원메디테크(구 딜라이트)도 실적 기여는 미미한 상황이다.
특히 대원메디테크는 인수 당시 줄기세포 치료제 원천기술을 내세웠지만, 현재까지 별도 사업 성과는 공시된 바 없으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24년 대원제약은 연결 매출 5982억 원으로 외형은 13.5%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2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3% 감소, 순이익은 94억 원으로 60% 급감했다. 2025년 1분기에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상태다.
여기에 또 하나의 타격은 주력 품목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펠루비’의 특허 소송 패소다. 지난 6월 대법원이 영진약품·휴온스·종근당 등 제네릭 업체들의 특허무효 소송을 인용하면서, 약가 인하와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펠루비는 2024년 기준 매출 55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한 핵심 품목이었다.
회사는 대응 전략으로 개량신약 ‘펠루비에스정’을 출시했지만, 수익성 방어 여부는 제네릭 확산 속도에 달려 있다.
복수의 신사업을 전개했음에도 수익화에는 실패한 셈이다. 특히 백인환 사장이 취임 직후 직접 단행한 인수 건들이 대부분 손실로 연결되면서 시장에선 '오너 3세 리더십 리스크'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대원제약은) 재무 안정성과 경영 신뢰도를 동시에 저하시키는 양상이며 '인수 기반 외연 확장이 아닌 '내실 중심 생존 전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