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이=이준호 기자] 삼성전자가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인사에선 지난해에 이어 30대 임원을 발탁하는 등 세대교체와 함께 AI∙로봇∙반도체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 인재를 전면에 세웠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하는 내용의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25일 발표했다.
올해 승진 규모는 지난해(137명)보다 24명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 92명,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69명이 승진했다.
특히 부사장 승진 임원은 지난해 35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16명(45.7%) 늘어나며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6명,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25명씩이다. 전원 4050세대로, 갤럭시 스마트폰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최선단 공정 등 핵심 사업에서 공을 세운 엔지니어 출신이 약진했다.
먼저 스마트폰,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에선 AI 인재들이 전면 배치됐다.
먼저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이성진 부사장(46)은 다년간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핵심기술 개발을 이끌어 온 전문가다. 딥러닝 모델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LLM 기반 대화형 플랫폼 개발을 주도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진정한 AI 스마트폰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VD사업부 S/W상품화개발그룹장 김문수 부사장(48)은 스마트 TV 운영체제(OS)인 타이젠 플랫폼을 고도화하며 AI TV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차별화 서비스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주도하여 TV 서비스 사업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LSI 등 각 사업부에서 성과를 입증한 기술 인재에 힘을 실어줬다.
메모리사업부 솔루션플랫폼개발팀장 장실완 부사장(52)은 S/W 개발 전문가로 서버용 SSD 펌웨어 및 아키텍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설루션 플랫폼 개발 및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핵심 요소기술 확보를 주도했다.
시스템LSI 사업부 시스템온칩(SOC) 선행개발팀장 박봉일 부사장(53)은 모바일 SOC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커스텀 SOC 제품 개발을 이끌며 미래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커스텀 SoC는 데이터 처리 등에 최적화된 자체 반도체를 만들려는 IT 기업 등을 대상으로 반도체 설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연계해 설계부터 생산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메모리사업부 DRAM PA2그룹 유호인 상무(46)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 모제품 및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개발을 위한 수율, 양산성 확보와 불량 제어를 주도해 D램 제품 완성도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HBM4를 경쟁사보다 한 세대 앞선 1c D램 기반으로 제조해 성능을 극대화해 HBM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파운드리사업부 김영대 부사장(57)은 반도체 평가분석 전문가로 웨이퍼 특성·불량분석 테스트 방법론을 혁신해 2나노 및 3나노 수율과 성능 확보에 기여했다. 3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대만 TSMC가 독점하는 상황에서 2/3나노 수율 확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 핵심 열쇠로 꼽힌다.
로봇 분야 부사장도 중용됐다.
삼성 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 팀장 권정현 부사장(45)은 로봇 핵심기술 개발 및 고도화를 리딩한 로봇 인텔리전스(지능) 전문가다. 로봇 AI 기반 인식 및 조작 등 주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로봇, 반도체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요 사업분야에서 경영성과를 창출한 인재들을 승진시키며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견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 세대교체를 가속화했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돌파할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 육성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