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1979년 롯데호텔서울 개관 이래 올해 47주년
최병석 헤드 셰프, 1996년 롯데호텔앤리조트 조리팀 입사
이기영 셰프, 2009년 연회파트로 입사...2015년부터 무궁화 근무

(왼쪽부터) 최병석 헤드 셰프, 이기영 셰프 [사진=롯데호텔]
(왼쪽부터) 최병석 헤드 셰프, 이기영 셰프 [사진=롯데호텔]

[아시아에이=강민수 기자] "단순한 음식 제공이 아닌 한식 고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최병석 조리장, 이기영 셰프>

무궁화가 1979년 롯데호텔서울 개관 이래로 올해 47주년을 맞이했다. 우리나라 특급 호텔 한식당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긴 세월동안 대대적인 리뉴얼을 감행했다. 2010년에 별실 7개를 갖춘 프라이빗 한식당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메뉴에도 변화를 줬다. 단품 메뉴 없이 고급스러운 한식 코스 요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위치의 경우 지상 1층에서 롯데호텔서울 최고층인 38층으로 이전하며 서울 시내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단연 그 중심에는 한식의 전통적인 맛과 멋을 책임지고 있는 최병석 헤드·이기영 셰프가 있다.  

최병석 조리장은 1996년 롯데호텔앤리조트 조리팀에 입사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행사 한식 부문, 스위스 다보스 경제 포럼 조리 부문 등 여러 국제 행사에서 한식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무궁화 헤드 셰프다. 내년이 이곳에서의 30년 해다. 인생의 반이 롯데호텔인 셈이다.

이기영 셰프는 2009년 연회파트로 입사했다. 첫 시작으로 양식을 담당하다가 2015년부터 무궁화에서 근무하고 있다. 최 조리장과는 10년간 호흡을 맞추고 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비롯해 스위스 다보스 경제 포럼 조리 부문 등 여러 국제 행사에서 한식 부문에 참여했다.

롯데호텔서울 [사진=롯데호텔]
롯데호텔서울 [사진=롯데호텔]

지난 6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만난 최병석 조리장은 무궁화를 이끌어 오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한식의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트렌드에 맞는 현대적 감각을 꼽았다. 이기영 셰프도 화려한 플레이팅의 양식에 비해 한식은 절제된 미(美)와 담은새가 특징이라고 말한다.

두 셰프는 "몇 년 전부터 한식의 트렌드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퓨전한식 등이 대표적"이라며 "다만, 한식 전통의 본질을 해치지 않아야한다. 무궁화의 경우 4계절 메뉴 구성이 있는데, 제철에 맞는 유기농 재료를 비롯해 지역 특산물을 사용해 스토리텔링하는 등 메뉴를 구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하기 어려운 재료들은 각 지역과 연계된 곳으로 직접 찾아가 사용하고 있다"며 "예로, 남해안 쪽에 꽃을 사용해 청을 만든는 곳이 있다고 했다. 이를 활용해 메뉴에 접목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무궁화 여름 특선메뉴 [사진=롯데호텔]
무궁화 여름 특선메뉴 [사진=롯데호텔]

무궁화는 오래 전 부터 약식동원(藥食同源,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을 계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속노화 웰니스 등 트렌드에 맞춰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두 셰프는 "건강한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를 구성하고 있다"며 "일례로, 안심구이 고기의 경우 황칠나무 육수를 내어 간장 양념 베이스에 재워두고 양념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항암 작용 등에 효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부터 지상파 3사, 종편채널 등에서 먹거리 프로그램이 즐비한 가운데 중식, 양식, 일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두 셰프는 꾸준히 한식 고유의 맛과 철학을 고집하고 있다.

그는 "한식 셰프로서 우리나라 정서를 더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한식"이라며 "우리나라 식문화를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한식의 정서 때문이라도 더 고집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양식과 일식의 경우 한식과의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며 "우리의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으로 메뉴개발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최병석 헤드 셰프, 이기영 셰프 [사진=롯데호텔]
(왼쪽부터) 최병석 헤드 셰프, 이기영 셰프 [사진=롯데호텔]

그러면서 두 셰프는 몇 년 전부터 조명되는 있는 K푸드의 고급화에 열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셰프는 "매 분기마다 메뉴 구성을 하고 있는데, K푸드 중에서도 건강식에 포커스를 맞추려고 하고 있다"며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유기농 재료,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는 스토리가 될 수 있는 식재료 등을 음식으로 풀어내면 K푸드에 대해 더 인상적으로 느낄 수 있으실 것 같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고급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두 셰프는 향후 비전으로 한식에 기여할 수 있는 셰프가 되는 것이 목표다. 또 후배 양성에도 적극 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고 주기적으로 메뉴개발에 나서 많은 고객들이 무궁화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혼자만의 고집이 아닌 직원 모두와 협의해 창의성을 발휘해야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중요한 것은 한식을 배우려고 오는 후배들도 있는데, 더 많은 한식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며 "역사와 음식의 유례를 잘 표현해 후배 양성에도 한 몫 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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