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전경. 평소 저녁이나 주말엔 붐비는 곳이지만 평일에 찾은 이곳은 다소 여유로웠다. [사진=이준호 기자]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전경. 평소 저녁이나 주말엔 붐비는 곳이지만 평일에 찾은 이곳은 다소 여유로웠다. [사진=이준호 기자]

[아시아에이=이준호·이조은·박대한 기자] 점심 식사 가격이 부담될 정도로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2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외식산업 식재료 원가지수는 145.89로 전 분기보다 0.71포인트 올랐다고 합니다.

해당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식재료 원가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을 넘으면 원가가 올랐다는 의미인데요. 지난해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상승하며 매 분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루를 밖에서 보내다 보면 10만원 정도는 순식간에 쓰게 되곤 합니다.

특히 지난주 'MZ세대가 간다'에서 실내 액티비티를 체험하면서 재미는 있지만 금액적으로 부담이 적진 않았는데요. 이에 이번주 'MZ세대가 간다'에선 만원으로 하루를 보내보기로 했습니다.

한강을 바라보며 먹는 라면. 가격은 4000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다. [사진=이준호 기자]
한강을 바라보며 먹는 라면. 가격은 4000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다. [사진=이준호 기자]

◇한강서 먹는 라면은 '진리'...스타벅스도 있는 거 아셨나요?(Feat. 이준호 기자)=이번주 'MZ세대가 간다' 주제를 '만원의 행복'으로 정하고 갈만한 곳이 여러 곳 생각났습니다.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한국영상자료원', 만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 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집' 등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요.

그래도 화창한 가을 날씨에 겨울이 오기 전에 '한강공원'을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평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한강공원을 찾고 있지만 추워지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방문하고 싶었거든요.

기자는 평소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와 난지지구를 주로 방문하는 편인데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나마 집에서 가깝기 때문입니다. 특히 망원지구 같은 경우는 거리상으로도 가깝고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아서 자주 찾고 있죠.

난지지구는 거리상으론 제일 가깝지만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곳들보다 방문객이 적은 편인 것 같은데요. 좀 조용하게 한강공원에서 쉬고 싶을 때 생각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오늘(26일) 오전 업무를 마치고 점심시간을 맞아 한강공원 망원지구를 방문했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편의점인데요. 한강에 왔으면 라면을 빼먹을 순 없기 때문이죠.

라면을 고르고 맥주 냉장고 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라면이 4000원, 맥주가 3000원가량이라 맥주까지 마시면 사실상 다음에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결국 아쉬움을 뒤로 하고 라면만 먹기로 합니다.

스타벅스 망원한강공원점에서 바라본 한강 모습. [사진=이준호 기자]
스타벅스 망원한강공원점에서 바라본 한강 모습. [사진=이준호 기자]

그렇게 따듯한 햇살을 받으며 한강을 바라면서 라면을 먹다 보니 "아 매일 이러고 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한강 라면은 진리입니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죠. 라면을 다 먹고 정리한 뒤에 바로 위층에 위치한 스타벅스 망원한강공원점을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오픈한 곳으로 한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인데요. 매번 지나치기만 하고 실제로 내부에 들어와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남은 돈이 6000원인데 아메리카노가 4500원. 다소 부담이 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꼭 와보고 싶기도 했고, 처리할 업무도 있었기 때문에 흔쾌히 지출했습니다.

사실 업무가 바빠 여유롭게 풍경을 즐길 순 없었지만 한강을 앞에 두고 커피를 마시다 보니 뭔가 여행을 와있는 것 같은 이색적인 기분이 들었습니다. 평일이라 한강공원 자체는 여유로운 편이었는데요. 이곳은 분위기 맛집인 탓인지 꽤 많은 방문객들이 있기도 했고요.

결론적으로 오늘 총 지출은 8500원. 원래 점심식사는 포함하지 않기로 했는데 다행히 한강을 찾은 덕에 식사까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무료 공연이나 전시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도 하네요.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맥주도 생각나고요.

또 남은 1500원까지 써서 만원을 꽉 채우고 싶었는데요. 딱히 1500원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엔 1500원이면 할 수 있는 게 꽤 많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한강공원이라는 도심 속 힐링 공간에 감사하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평소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 은행에서 만 원을 찾았다. [사진=박대한 기자]
평소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 은행에서 만 원을 찾았다. [사진=박대한 기자]

◇만원에 KBO 포스트시즌 즐기기...PC방 관람기(Feat. 박대한 기자)=ATM 기기에서 만원을 뽑았습니다. 오늘 하루를 만원으로 즐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MZ세대가 간다'에서 체험했던 실내 클라이밍은 재밌었지만, 돈이 꽤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부터 재밌게 놀려면 돈이 필수적으로 뒤따르게 됐습니다. 돈 한 푼 쓰지 않아도 즐거웠던 시절이 언제인지 까마득한데요. 이번에는 단돈 만원으로 하루를 재밌게 보내는 방법을 찾아 봤습니다.

만원이라는 돈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닌데요. 최근처럼 점심 식사가 만원을 웃돌고 있는 상황에서는 무언가를 하기에 부족하게 느껴지는 액수입니다. 만원에 얽매이니 무엇을 해야 할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돈에 맞춰 즐기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은 바로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관람하기'입니다. 현재 LG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진행 중인데요. 제가 응원하는 팀이 포스트 시즌에 참가했기도 하고 야구 경기를 안 본 지 꽤 됐기에 경기장을 방문했습니다.

잠실경기장 매표소 앞에는 포스트 시즌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잠실경기장 매표소 앞에는 포스트 시즌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문제는 경기장 푯값인데요. 잠실야구장에서 가장 저렴한 좌석은 외야석으로 불리는 '그린석'입니다. 정규 시즌에는 7000~8000원 하던 자리라서 별생각 없이 야구장을 방문했는데요. 포스트 시즌에는 같은 좌석이 2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전석매진. 경기장 관계자는 "취소표가 나오지 않으면 경기장을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돈이 있어도, 없어도 못 들어가는 야구장을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고심 끝에 21세기를 적극 활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과거 피시방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한 요소들이 사라졌고 음식도 맛있었다. [사진=박대한 기자]
과거 피시방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한 요소들이 사라졌고 음식도 맛있었다. [사진=박대한 기자]

바로 PC방인데요. 한국이 게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으로 'PC방'이 언급되곤 합니다. 과거 PC방은 찌든 담배냄새와 뿌연 담배 연기가 눈 앞을 가렸는데요. 이제는 흡연부스가 따로 갖춰져 있으며 '피시토랑(PC방+레스토랑), 피시카페(PC방+카페)'로 탈바꿈했습니다.

각종 라면부터 덮밥, 튀김, 만두와 다양한 디저트를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자주 먹던 만두와 비빔면 세트를 선택했는데요. 오랜만에 피시방 모니터 앞에서 야구를 틀어놓고 음식을 먹으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날 경기가 11시를 넘겨서 끝났는데요. PC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넣어야 했기에 끝까지 시청하지는 못했습니다.

실제로 경기장을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생생한 현장감은 느끼지 못했지만, 집이 아닌 곳에서 넓은 모니터로 경기를 보는 것도 꽤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기대인플레이션이 전월 대비 0.1%p 오른 4.3%라고 전했는데요.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5%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돈을 쓰는 것이 조금씩 부담스러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속담처럼 일대일 치환은 안 되더라도 비슷한 기분을 낼 방법은 다양합니다. 돈에 얽매이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다른 방법으로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10월 26일 찾은 경복궁. 체험학습을 나온 학생들과 관광을 온 외국인들로 북적인다. [사진=이조은 기자]
10월 26일 찾은 경복궁. 체험학습을 나온 학생들과 관광을 온 외국인들로 북적인다. [사진=이조은 기자]

◇경복궁, MZ세대가 아니라 전세계 전세대가 간다(Feat. 이조은 기자)=이번 주는 ‘만원의 행복’을 찾아 최대한 돈을 들이지 않고 즐길 거리를 찾던 중 회사 근처에 있는 경복궁을 방문해 보기로 했는데요.

26일 수요일 오전 10시께 찾은 경복궁은 그야말로 세계 문화의 장이었습니다. 현장 학습을 나온 단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들려온 언어만 해도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베트남어 등으로 확실히 코로나19 엔데믹 시대가 실감이 났습니다.

때마침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재청에서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경복궁 등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 등을 무료로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경복궁을 방문한 사람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있다. [사진=이조은 기자]

경복궁이 이렇게까지 인기 있는 핫플레이스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는데요. 날씨까지 쾌청해 제대로 나들이를 나온 기분이 났습니다. 거의 절반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다니며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인파가 많은 곳을 지나고 나니 조용한 산책로와 주변 궁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무들에 둘러싸여 새소리가 지저귀는 것을 듣고 있으니 절로 마음이 평화로워집니다. 이곳저곳 다니며 연못과 궁을 구경하며 오랜만에 산책을 즐겼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외관과 근대 건물 거리. 사진관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사진=이조은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외관과 근대 건물 거리. 사진관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사진=이조은 기자]

경복궁을 나와서는 바로 국립민속박물관이 있었는데요. 언제 또 여기를 와볼까 하는 생각에 제1전시관부터 제3전시관까지 모두 둘러봤습니다. 우리나라 전통사회부터 현대까지 생활상을 담은 각종 장물과 영상 자료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기념품샵에는 생각보다 퀄리티가 높은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당초 1000원짜리 펜 하나만 사려고 했으나 계산대에 가니 ‘문화가 있는 날’은 10% 할인해준다는 말에 눈에 밟혔던 공책과 스티커까지 샀습니다. 기념품 3개를 산 총합은 5670원이었습니다.

박물관을 나오니 근현대 콘셉트로 꾸민 상점들이 나옵니다. 옛날 사진관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무료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한 노부부가 들어오셔서는 “나 중학생 때는 진짜 이런 교복을 입었다”며 좋아하십니다. 영락없이 소녀 때로 돌아가신 듯한 모습에 같이 미소가 지어집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산 기념품과 삼청동 거리에서 산 소금빵 [사진=이조은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산 기념품과 삼청동 거리에서 산 소금빵 [사진=이조은 기자]

마침내 박물관까지 알차게 구경하고 나온 삼청동 거리. 각종 맛집과 카페가 즐비합니다. 달인이 만든 3000원짜리 소금빵을 구매하며 ‘만원의 행복’ 체험은 종료를 했습니다.

앞서 기념품비 5670원과 3000원을 합쳐 총 8670원을 썼는데요. ‘문화가 있는 날’을 제대로 즐긴 덕분에 만원 안으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들을 한 하루였습니다.

저가·무료 관람임에도 경복궁과 박물관이 정비가 꽤 잘된 모습에 새삼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둘러보니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내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들을 방문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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