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예보 [사진=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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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이=이준호·이조은·박대한 기자]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기온이 확 떨어졌습니다. 가을을 만끽하기도 전에 초겨울 추위가 찾아온 느낌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외부 활동 및 신체 활동도 줄어들기 마련인데요.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나들이 시즌을 즐기고 싶다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찬바람이 쌩쌩 불어 왠지 행동이 굼떠지고 야외활동이 꺼려지는 요즘, 이번주 'MZ세대가 간다'에서는 따뜻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를 체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첫 권총 실탄 사격 표적지. [사진=이준호 기자]
첫 권총 실탄 사격 표적지. [사진=이준호 기자]

◇화약 냄새에 추억이 '새록새록'...스트레스 해소에도 제격(Feat. 이준호 기자)=이번 'MZ세대가 간다' 주제를 실내 액티비티로 정하고 VR은 식상하고 너무 활동량이 많은 액티비티는 하기 귀찮다는 생각에 할만한 게 뭐가 있을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사격'이 떠올랐습니다. 군 생활할 때도 사격만큼은 자신도 있고 좋아하기도 했고, 총을 쏴본 지 너무 오래돼 약간은 그립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검색을 해보니 최근엔 스크린 사격장이나 BB탄을 사용하는 가스건을 쏴볼 수 있는 사격장도 많이 있었는데요. '사격은 실탄이지'라는 생각으로 실탄 사격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목동에 실내사격장이 있었기 때문에 예약을 하고 사격장에 방문했습니다.

목동사격장에서 사격할 수 있는 총기들. 기자는 글록 17을 선택했다. [사진=이준호 기자]
목동사격장에서 사격할 수 있는 총기들. 기자는 글록 17을 선택했다. [사진=이준호 기자]

그렇게 지난 18일 오후 목동야구장 안에 위치한 목동사격장을 찾았습니다. 아무래도 평일이다 보니 이용객은 기자 혼자였는데요. 예약 확인 후 안전수칙 등을 전달받고 서명 등을 마친 뒤 대기 없이 바로 사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실탄 사격은 물론 공기권총 및 공기소총 사격도 해볼 수 있는데요. 기자는 권총 실탄 사격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총기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우선 9mm 반자동 권총과 38구경 리볼버 중 선택하고, 그중 마음에 드는 총기 모델을 고르면 됩니다.

기자는 사격하면서 탄피가 나오는 게 보고 싶어서 9mm 반자동 권총을 골랐습니다. 총기 모델은 영화, 드라마 등에서 자주 접한 글록 시리즈를 선택했어요.

그렇게 총기까지 선택한 이후에는 방탄조끼와 귀마개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사로에 들어섰습니다. 총이야 질리도록 쏴봤지만 권총은 처음이라 약간 긴장이 되기도 했는데요. 총기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단단히 고정돼 있었고 옆에서 안전요원이 세세하게 하나하나 가르쳐주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격할 수 있었습니다.

15발을 쏘기로 했는데 우선 5발을 장전하고 표적지에 쏴봤는데요. 5발 사격 후 표적지를 확인해 보니 전부 하탄이었습니다. 안전요원은 "방아쇠를 너무 세게 당겨서 하탄이 나는 것"이라며 "좀 더 살살 당겨봐라"고 조언해줬습니다.

목동사격장 실탄 사격 사대 모습. [사진=이준호 기자]
목동사격장 실탄 사격 사대 모습. [사진=이준호 기자]

이후 집중력을 발휘해 10발을 내리 사격한 뒤 표적지를 확인해 보니 나름 표적지 중앙 언저리에 잘 맞은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잘 모를 땐 가르쳐주는 사람 말을 잘 들어야 돼요.

아무튼 그렇게 사격을 마치고 나면 표적지에 점수를 채점해주는데요. 150점 만점에 108점을 기록했습니다. 첫 권총 사격에 이정도면 나름 잘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처음이다 보니 다소 정신없었던 사격을 마치고 나오니 코끝에 남아있는 화약냄새가 군대 시절 추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처음 총을 쏴봤던 당시 생각보다 너무 큰 소리에 놀랐던 일, 처음으로 사격 만발을 기록했던 일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솔직히 기대 이상으로 사격이 재밌기도 했고 묘하게 향수를 자극하고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게 마음에 들어서 가끔 찾게 될 것 같아요. 실제로 사격장을 찾는 분들도 많아서 주말 점심시간 이후 같은 경우 30분 이상 대기가 필수고 마감시간까지 계속 이용객이 있다고 하는데요. 비교적 여유롭다는 주말 오전 시간을 이용해서 또 방문해 봐야겠습니다.

18일 실내 양궁카페를 찾았다. [사진=이조은 기자]
18일 실내 양궁카페를 찾았다. [사진=이조은 기자]

◇ 양궁 처음해 봤는데...나 양궁 천재일지도? (Feat. 이조은 기자)=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다 양궁 카페를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막연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18일 2시께 찾은 양궁 카페는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매장 관계자는 “가게가 대학가에 있어 학생들 일정에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에는 시험 기간이라 낮 시간대 사람이 적지만 방학 시즌에는 낮에도 많이 온다”고 했습니다.

인구 밀도가 낮은 덕분에 실제로 활을 쏴보기 전 1대1 레슨을 꼼꼼하게 받고 연습을 많이 해볼 수 있었습니다.

5m 사격 연습장에서 연습을 했다. [사진=이조은 기자]
5m 사격 연습장에서 연습을 했다. [사진=이조은 기자]

우선 체스트가드, 암가드, 핑거탭 등 장비를 착용했습니다. 다음으로 활을 들어봤습니다. 어릴 때 장난감 활 정도는 쏴봤지만, 거의 키의 허리를 넘는 커다란 활을 들어보려고 하니 처음에는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연습용 활은 여자는 10파운드, 남자는 14파운드 정도를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가벼운 겁니다. 실제 선수들은 40~50파운드 활도 든다고 하니 역시 선수들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5m 간격 연습장에서 기초 자세부터 배웠습니다. 다리는 11자로 서고, 가슴은 쫙 펼친채로 활 시위는 턱 아래까지 당겨야 했습니다. 처음엔 화살을 활대에 올리는 것부터 쉽지 않았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자세도 좋아지고 중앙에 가깝게 쏘게 됐습니다.

10m 랭킹장에서 양궁 연습을 했다. [사진=이조은 기자]
10m 랭킹장에서 양궁 연습을 했다. [사진=이조은 기자]

연습을 마치고 10m 거리 랭킹장에서 활을 쏴볼 수 있었습니다. 연습을 몇 번 하고 3발씩 6세트를 쏴보기로 했습니다.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고 집중력도 떨어져서 때때로 아쉬운 점수가 나왔습니다.

양궁 코치님이 왜 과녁에 활이 어느 정도 조준이 됐다는 생각이 들면 빨리 쏘라고 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안 쓰는 근육을 쓰다 보니 점점 활을 지탱하는 왼쪽 팔이 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조금씩 쉬었다 하니까 다시 점수가 잘 나오기는 했지만, 도대체 양궁 선수들은 이런 훈련을 어떻게 하루 종일 하는 것일까 존경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체력이 없으면 버틸 수 없겠다는 깨달음과 함께 그날 컨디션이 성적을 많이 좌우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0m 랭킹장에서 양궁 연습을 했다. [사진=이조은 기자]
10m 랭킹장에서 양궁 연습을 했다. [사진=이조은 기자]

어쨌든 점수는 꽤 잘 나왔습니다. 적어도 과녁을 벗어나는 일은 없었으니 말입니다. 실제로 코치님도 처음 해보는 건데 이 정도면 평균 이상 실력은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늦은 오후 시간대가 되자 대학생으로 보이는 일행들이 하나 둘 더 오기 시작합니다. 다들 한두 번 와본 솜씨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떤 외국인은 매주 두 번씩 와서 연습을 하고 간다고 합니다. 양궁이 MZ세대 사이에서 친숙한 취미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특히 양궁은 순간 집중해서 과녁에 딱딱 맞힐 때 쾌감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쉽게 정중앙에 맞히지는 못했지만, 양궁은 앞으로도 종종 해볼 만한 취미로 삼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실내 클라이밍장을 방문했다. [사진=박대한 기자]
서울시 송파구에 있는 실내 클라이밍장을 방문했다. [사진=박대한 기자]

◇"단기에 얻을 수 있는 성취감"...실내 클라이밍 체험기=알록달록한 블록은 놀이터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크기도 제각각에 모양도 다양한데요.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작은 블록을 딛고, 큰 블록을 잡으며 사방으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실내 클라이밍장'입니다.

클라이밍은 2018년 김자인 선수가 555m(123층) 높이의 롯데월드타워를 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후 도쿄 올림픽부터 클라이밍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스포츠로서 위상이 확고해졌습니다.

클라이밍으로 불리는 '스포츠클라이밍'은 암벽 구조물에 설치된 블록(이하 홀드)을 따라 손과 발을 이용해 목표 지점을 향해 올라가는 레저스포츠입니다.

타 스포츠에 비해 클라이밍은 암벽 구조물이 갖춰져야 하므로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요. 최근에는 지상뿐만 아니라 지하에도 실내 클라이밍장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홀드는 닮은 게 없을 정도로 여러 모양이었다. [사진=박대한 기자]
홀드는 닮은 게 없을 정도로 여러 모양이었다. [사진=박대한 기자]

이날 방문한 실내 클라이밍장은 지하에 위치해 있습니다. 평일 오후에도 클라이밍을 하려는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첫 술에 배부르랴' 처음 도전하는 클라이밍이니, 잘 할 거라고 기대는 안 했는데요.

몸을 충분히 풀고 안전한 클라이밍을 위한 강습도 받았습니다. 목표는 안전 매트로부터 10cm 떨어진 홀드에 올라가, 좌우로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각 홀드에 손과 발을 걸쳤는데요. 웬걸, 옆으로 이동할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 손이 흔들렸습니다.

이후 비교적 높은 암벽도 타고, 색깔에 맞춰 정해진 홀드만 사용해 목표 지점을 찍고 오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1시간이 찰나의 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려워 보이지 않았지만, 직접 매달리니 옆으로 움직이기 힘들었다. [사진=박대한 기자]
어려워 보이지 않았지만, 직접 매달리니 옆으로 움직이기 힘들었다. [사진=박대한 기자]

클라이밍은 단순히 올라가는 스포츠가 아니었습니다. 등반하기 전에 어떤 경로로 올라갈지 미리 구상하고 목표를 향해 올라야 합니다. 또한 홀드를 잡을 때도 균형을 잡기 위해 양다리와 한 손이 삼각형을 이룰 수 있도록 고민하며 내디뎌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실내 클라이밍장은 주기별로 홀드 위치를 바꾸면서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도록 배치를 바꾸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여성 클라이머 A씨는 "호기심에 방문했다가 재미있어서 수강을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클라이밍의 장점에 대해 "이전에는 못 잡았던 홀드를 하나하나 잡아가면서 단기간에 얻는 성취감으로 계속 찾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클라이머의 뒷모습을 보면 스파이더맨이 떠오른다. [사진=박대한 기자]
클라이머의 뒷모습을 보면 스파이더맨이 떠오른다. [사진=박대한 기자]

자칫 클라이밍은 낙상 위험에 상시 노출된 위험한 스포츠로 비춰질 수 있는데요. 클라이밍 9년 차자 클라이밍장을 운영하는 B씨는 모든 클라이머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모든 운동이 위험이 내재해 있지만, 과실로 인한 부상은 피하는게 상책이다"며 "운동은 건강하려고 하는거다"고 클라이밍에 대한 소신이 확실했습니다.

아울러 정해진 홀드만 밟는 볼더링(Bouldering) 클라이밍, 95도 각도, 15m 높이 경사면을 경쟁하며 오르는 스피드(Speed) 클라이밍, 제한된 시간 내에 얼마나 올라가는지 기록하는 리드(Lead) 클라이밍 등으로 즐기는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성취감을 원한다면 클라이밍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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