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 프랑스와 호주의 경기에서 프랑스 축구팬들이 응원도구를 들고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2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 프랑스와 호주의 경기에서 프랑스 축구팬들이 응원도구를 들고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이준호·이조은·박대한 기자]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지난 20일 드디어 막을 올렸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정상화와 개최국 카타르의 더운 날씨 탓에 하계가 아닌 11월에서야 열리게 됐는데요.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월드컵을 향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기대도 뜨겁습니다.

특히 이번 개막식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정국이 축하 무대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태극전사들의 활약도 기대가 되는데요.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이후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던 터라 이번 월드컵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MZ세대는 2002년 한국 월드컵 전성기를 거쳐온 세대인데요. 이번 주 ‘MZ세대가 간다’에서는 찬란했던 그때 그 시절 월드컵 문화를 회상하며 올해 월드컵에 대한 견해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27일 서대문구 풍산빌딩 대강당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공식 기념주화 및 2002 FIFA 한일 월드컵 20주년 기념 메달공개 행사에서 모델들이 'FIFA 월드컵 한국.일본 2002' 20주년 기념메달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27일 서대문구 풍산빌딩 대강당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공식 기념주화 및 2002 FIFA 한일 월드컵 20주년 기념 메달공개 행사에서 모델들이 'FIFA 월드컵 한국.일본 2002' 20주년 기념메달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 이게 얼마만의 월드컵이야...이번에는 좀 다를까? (Feat. 이조은 기자)= 축구에 대해 잘 알거나 조예가 깊은 편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2002 한일 월드컵’만큼은 뚜렷하게 DNA에 각인됐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2년 초등학생 시절. 그 해는 어디를 가도 붉은색 물결이 가득했습니다. 그때 당시 다들 하나쯤은 간직했을 빨간색 붉은악마 티셔츠를 학교에까지 종종 입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에는 아예 동네 광장에 있는 대형 스크린 앞에 주민들이 모여 응원봉을 두들기고는 했습니다. “짝짝짝짝짝 대한민국~” 구호를 다 같이 외칠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2022 한일 월드컵 4강전 진출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캡처]
국가대표 선수들이 2022 한일 월드컵 4강전 진출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캡처]

특히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 승부차기를 할 때는 온 가족이 티비가 뚫릴 기세로 고함을 지르며 응원을 했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 골 한 골을 넣을 때마다 탄성을 질렀고, 마침내 우리나라의 4강 진출이 확정됐을 때는 온 아파트가 들썩거렸습니다.

지성이 어느 정도 생기고 처음 맞은 월드컵이었기 때문에 ‘월드컵은 항상 이렇게 흥분의 도가니인가?’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후의 월드컵은 그때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가장 최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대0으로 꺾었던 이변이 기억에 남습니다. 비록 아쉽게 16강 진출을 하지는 못했지만 위로와 희망이 됐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는 길고 길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처음 맞는 월드컵인데요. 이같은 글로벌 행사를 오랜만에 맞는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축제 분위기를 오롯이 즐기기에는 최근 이어진 추모의 물결과 아직 풀리지 않은 각종 국제·정치·사회 이슈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나마 월드컵이 숨을 돌리게 해줄 환풍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오는 24일 드디어 한국과 우루과이의 첫 번째 경기가 펼쳐지는데요. 축구 전문가는 아니라서 감히 예측을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올해는 심기일전하며 준비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아직도 생생한 20년전 월드컵...올해도 선전 기원 (Feat.이준호 기자)=20년전 2002년,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기자는 아직도 그해 6월 열렸던 월드컵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물론 당시 어렸던 탓에 광화문 거리 응원을 가거나 성인이 된 지금처럼 술 마시며 경기를 보진 못했는데요. 그래도 당시 학교든 거리든 어디에서나 월드컵 얘기만이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선 '비더레즈' 티셔츠를 입은 친구들도 정말 많았고요.

특히, 연전연승을 기록하던 우리 국가대표가 이긴 날이면 옆집, 앞집에서 함성이 터진 건 물론이고 동네 거리에도 차들이 클랙슨으로 '대~한민국' 운율을 맞췄죠. 거스 히딩크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은 어린 기자에게 영웅이었습니다.

이후 중학생 시절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지나 성인이 돼서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맞이하게 됐는데요. 당시엔 갓 성인이 됐던 만큼 처음으로 술을 마시며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사진=뉴스1]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사진=뉴스1]

첫 경기였던 그리스전을 학교 빈 강의실에서 동기들과 맥주를 마시며 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16강 우루과이전은 호프집에서 봤었는데 결과가 아쉬워 연거푸 술을 들이켜기도 했습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국가대표 첫 경기였던 러시아전은 군대에서 전우들과 함께 봤는데요. 그땐 말년 병장 시절이라 더 기억에 남네요. 특히, 알제리전부턴 부대가 아니라 밖에서 봐서 결과는 아쉬웠어도 신났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코로나 이후 첫 월드컵인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했는데요. 올해는 딱히 평소 함께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보는 걸 즐기는 친구들과도 약속을 잡지 않아 집에서 응원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올해 월드컵은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천명이 사망하기도 했고, 처음으로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인데다, 국내에서도 최근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던 만큼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긴 하는 것 같아요.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응원 해준 자국민들에게 달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응원 해준 자국민들에게 달려가고 있다. [사진=뉴스1]

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속한 H조가 하나같이 강팀인데다 손흥민 선수의 부상, 벤투 감독의 선수 기용 등 다양한 이슈가 있기도 했죠.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걱정도 되는 이번 월드컵. 그래도 우리 국가대표팀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내길 기대해 봅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어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를 이긴 것처럼 우리 국가대표팀도 세계가 놀랄만한 반전을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지난 2018년 지인과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시청했다. [사진=박대한 기자]
지난 2018년 지인과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시청했다. [사진=박대한 기자]

◇응원은 자유니까요...2022 카타르 월드컵 시청기(feat. 박대한 기자)=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역사에서는 2002년이 빠질 수 없는데요.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렸다는 점과 4강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4강 진출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넘지 못하는 기록이자 전문가도 다시 이뤄지기 쉽지 않으리라고 점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2002년에는 기자가 너무 어렸습니다. 당시의 열기는 영상과 사진 등으로 간접적으로 전해 들을 뿐입니다. 기자의 첫 번째 월드컵 기억은 '쌍박쌍용'인데요. 쌍박은 박지성, 박주영을 의미하고 쌍용은 기성용, 이청용을 뜻합니다.

지금까지도 2010 남아공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쌍박쌍용'이 이끌었던 대표팀의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비교적 최근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우리 대표팀이 2골을 넣었던 순간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KBS2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중계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KBS2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중계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이처럼 월드컵은 4년을 주기로 열리는 축구 국가대항전인 만큼, 개최하면 관심 가지고 챙겨봤던 것 같은데요. 올해 월드컵에는 눈길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찾아온 스태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태원 참사 등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올해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최초로 중동 국가에서 개최됐는데요. 같은 중동 국가인 이란에서는 히잡 시위가 벌어지며 많은 사상사를 낳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포츠와 정치적 문제를 엮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스포츠에 현혹돼 정치적 문제를 도외시하는 것은 큰 문제인데요.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앞서 유로 2020에서 볼 수 있었던 무지개 완장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무지개 완장은 성소수자를 비롯해 모든 차별을 반대하며 다양성과 포용을 촉진하자는 의미로 사용됐는데요.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에서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면 옐로카드를 준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FIFA는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에 치적, 종교적 의미를 내포한 문구나 이미지를 담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내세웠는데요. 이에 관해서도 여전히 찬반양론이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분명 월드컵은 축구선수에게 꿈의 무대이자 세계 축구팬이 주목하는 대회입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고된 훈련을 거친 선수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고 축구팬에게는 코로나19 피로를 이겨낼 축제입니다.

다만 2002년 월드컵 당시 수백만 명의 국민이 길거리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가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단순한 놀이와 즐거움, 쾌락 등을 넘어 복합적인 울분을 해소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재청에서는 스포츠 경기에 관해 전쟁과 같은 실제적인 폭력의 형태가 아닌 일종의 가상 대리전 성격이 돼 갈등을 공식적으로 해소하는 장으로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길거리 단체응원이 열릴 예정인데요. 서울시는 22일 "광화문광장 사용을 허가 신청을 조건부로 허가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의 예선전은 오는 24일과 28, 12월 2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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