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조정 결과는 대기업 중심의 상향 기조 속에 중소기업 및 일부 업종의 하락 압력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전반적인 이분화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5일 한국기업평가가 공개한 '2025년 상반기 신용등급 변동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1월~6월) 기준 신용등급이 변동된 기업은 총 27개사로, 이 가운데 등급 상승은 13개사, 하락은 12개사, 부도는 2개사로 집계됐다. 등급상하향배율은 1.08배, 전체 등급변동률은 6.94%로, 전년 동기(4.90%)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
◇ 대기업 중심 상향...중소기업은 하락·부도 혼재
규모별로는 등급 상승 13건 모두 대기업군에서 발생했다. 중소기업군에서는 등급 상승 사례가 전무했고, 1건의 등급 하락과 1건의 부도가 발생했다. 대기업군은 총 380개사 중 13개사(3.4%)가 등급이 상승했고, 11개사(2.9%)가 하락했다. 중소기업군은 36개사 중 1개사(2.8%)가 등급 하락, 1개사(2.8%)가 부도 처리되며 전체 변동률이 6.9%에 달했다.
◇ 유가증권시장 기업 등급 상승 주도...코스닥·기타 법인 약세
형태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이 등급 상승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반기 등급상승 기업 13개사 중 10개사가 유가증권시장 소속이었다. 코스닥과 기타 법인에서는 각각 2건, 1건의 등급 상승이 발생했다. 반면 등급 하락은 유가증권, 코스닥, 기타 법인 각각 4개사로 고르게 분포됐다.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의 등급상하향배율은 2.5배로 상승 기조가 강했던 반면, 코스닥(0.5배)과 기타(0.3배)는 하락 기조가 우세했다. 코스닥 기업의 등급변동률은 25.0%에 달해 유가증권시장(7.9%)과 기타 법인(3.7%) 대비 높은 변동성을 기록했다.
◇ 업종별 양극화...전력기기·조선 ‘상향’, 이차전지·건설 ‘하향’
업종별로는 전력기기, 조선, 항공 등 업황이 개선된 산업에서 등급 상승이 관측됐다. 에이치디현대일렉트릭(전력기기), 에이치디현대중공업(조선), 대한항공(항공) 등이 상향 기업에 포함됐다.
반면, 이차전지 업종의 에코프로(A- → BBB+), 에코프로비엠(A → A-)은 수요 둔화와 실적 저하로 등급이 하향됐고, 건설업종에서는 롯데건설(A+ → A), 일성건설(BB+ → BB), 동원건설산업(BBB → BBB-) 등이 등급 하락 대상에 올랐다. 풍력발전(유니슨), 음식료(풀무원식품), 기계(케이씨코트렐) 등도 하향 조정됐다.
금융업종에서는 상반기 등급 변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전체 103개사 중 100개사는 등급이 유지되었으며, 3개사만 등급이 소멸됐다.
◇ 부정적 전망 지속...하반기 등급 하락 압력 우세
등급전망도 하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25년 6월말 기준, ‘부정적’ 전망 기업은 28개사로 ‘긍정적’ 전망 기업 15개사 대비 약 2배 수준이다. 상반기 중 긍정적 전망을 받았던 18개사 중 11개사는 실제 등급이 상승한 반면, 부정적 전망을 받았던 32개사 중 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10개사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석유화학, 건설 등 일부 업종의 부정적 사업환경과 내수 부진이 등급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중소형 기업의 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