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이=이수현 기자] 한은 금통위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다. 1분기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동결의 원인이 됐다.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75% 수준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1분기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다가오고 탄핵 심판 선고는 늦춰지면서 지난달 말 1470원 안팎까지 올랐다. 이후 지난 9일 상호관세가 발효되자 1484.1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상호관세 유예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420원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심한 상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한만큼 변동성 확대를 더 경계하며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통위는 “세계경제는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물가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상호관세 유예 등으로 일부 반등했다”며 “미국 장기 국채금리도 상당폭 하락했다가 급등했고, 미 달러화는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협상,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국내 경제 상황도 주목했다. 정치 불확실성 지속, 통상여건 악화 등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된 것이다. 가계대출 역시 단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가계대출은 지난 3월 1조7992억원 늘어 전월대비 증가 폭이 다소 줄었지만,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1조1218억원 불어 증가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나, 향후 무역협상의 전개양상, 추경의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주택시장에서는 서울 지역의 가격 오름세 및 거래량이 크게 확대됐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둔화됐다”며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증가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전망이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크게 확대된 상황”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높은 환율 변동성과 함께 금융완화 기조로 인한 가계부채 재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