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MMF 9조5770억원 증가

지난 일주일 간 MMF 설정액 추이[사진=금융투자협회 ]
지난 일주일 간 MMF 설정액 추이[사진=금융투자협회]

[아시아에이=이수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이례적으로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급등락하면서 투자자들은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 일주일 새 머니마켓펀드(MMF)는 9조5770억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MMF 설정액은 219조0388억원으로 일주일 전인 2일(209조4618억원)보다 9조5770억원 증가했다. MMF는 금리가 높은 만기 1년 이내의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상품에 집중 투자해 올린 수익을 돌려주는 초단기 금융상품이다. 

MMF는 환매수수료 없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돈을 예치해도 운용 실적에 따른 이익금을 받을 수 있어 단기 자금 운용에 적합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이후 이례적으로 증시와 국채가 동반 급등락하자 이를 본 투자자들이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해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일괄적으로 10%의 기본관세와 국가별로 다른 상호관세를 매겼다. 상호관세는 한국 25%를 비롯해 △중국 34% △유럽연합 20% △베트남 46% 등이다.

지난 5일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 관세가 시행됐고, 9일 오전 12시 01분(현지시각)부터 상호관세 국가에(한국·일본·중국 등 56개국+27개 회원국 가진 유럽연합)에 9일 0시1분부터 국가별 상호관세가 별도로 부과됐다. 

이에 지난 2일에서 4일까지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가 10% 넘게 하락했고 7일부터 코스피도 폭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7일 전 거래일보다 5.57% 폭락한 2328.2로 마감했다. 9일에는 2300선도 무너지며 2293.7로 마감했다. 지난 일주일 새 8.47%나 떨어진 것이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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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가격 역시 이례적으로 폭락했다. 대개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증시가 하락할 때 채권가격은 오른다. 채권은 가격과 수익률이 반비례하고 투자자들이 채권을 더 많이 살수록 가격은 높아지고 수익률은 낮아진다.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인 국채인만큼 위험해질수록 수익률은 높아지고 가격은 내려간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물 벤치마크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이 이번주부터 서서히 오르더니 상호관세 발효 직후 아시아 주요 거래시간대에서 4.5%를 넘기면서 급등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9%대였다. 이에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상호관세가 부과가 시작된지 13시간 여만에 중국을 제외하고 다른 국가에 대해선 국가별 상호관세 유예 조치를 전격적으로 내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당시 미국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중국의 관세율은 104%에서 21%p 더 높였다. 대신 미국 관세·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협상에 나선 한국을 비롯한 타국에 대해서는 한시적이지만 관세율을 전격적으로 낮춘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한 직후 기자들에게 "채권시장을 주목하고 있었다"며 "어젯밤 불안해하는 것을 봤다. 지금 채권시장은 아름답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소식에 트럼프 관세 유예 결정 이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5bp 상승한 4.31%로 채권 금리가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도 지난 9일(현지시각) 전장 대비 12.16% 상승했다. 지난 10일 국내 증시 역시 6% 안팎으로 수직 상승했다.

밤사이 트럼프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채권과 증시가 동반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만큼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는 더 이상 글로벌 채권 안전자산이 아니다'라는 심리가 반영돼 보인다. 이에 투자자들이 MMF 등 현금성 자산에 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MMF는 예금의 성격으로 보는게 맞다”며 “다만 최근에 채권이 청산되면서 남은 돈들이 MMF로 들어갔다는 이슈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채권 쪽에서의 청산 이슈들로 인해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니까 (투자자들이) 조금 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맥락으로 MMF가 커졌다고 볼 수 있고 주식 시장하고는 직접적인 연관은 크게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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