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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우리나라의 주요 경기지표가 하락한 가운데 대기업들의 실적도 부진을 겪는 모습입니다. 이에 저마다 생존 전략을 발표하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아시아에이는 경제, 산업계 전반에 걸쳐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제약·바이오업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R&D(연구개발) 비중을 높여가며 일부 성과를 냈지만 의사파업 장기화 이슈로 내실 다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제약사들은 기존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사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 M&A를 진행했으며 화장품·우주산업까지 뛰어들고 있다.
◇ 연구개발 최대성과는 유한양행 렉라자·녹십자 알리글로
지난 8월 유한양행은 국산 신약 31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유망 신약후보 물질을 도입하고 기술력을 입혀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 수출한 사례여서 더욱 눈길을 모았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통해 글로벌 임상 파트너인 얀센으로부터 마일스톤 기술료로 6000만달러(한화 804억원)을 지불 받으며 3분기 5851억 매출을 달성, 24.80%의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 FDA승인을 받은 이후 렉라자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 허가 권고를 받아 유럽집행위원회의 최종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GC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도 지난 7월 첫 출하 이후 8월부터 환자투여가 시작됐으며 미국의 ABO홀딩스를 인수를 확정했으며 9월에는 시그나 헬스케어, 유나이티드헬스케어, 블루크로스블루실드 등 미국 내 주요 보험사 3곳을 통해 현지 판매와 유통망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26년에는 알리글로만으로도 매출 3533억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새 포트폴리오 구축하는 제약사...CDMO서부터 화장품·우주까지
연구개발(R&D)와 더불어 제약사들의 2024년의 목표는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새 포트폴리오 구축이다.
셀트리온은 자회사를 설립해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 뛰어들었다. 셀트리온 측은 국내외 시장에서 계속해서 위탁 요청이 이어져왔다며 생산시설 부지 검토가 끝나는 내년부터 10만 리터 규모의 1공장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제약사들은 화장품·의료기기 등의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동국제약은 지난 10월 화장품 연구개발기업 리봄화장품과 미용기기를 포함한 중소형 가전제품을 개발·생산하는 위드닉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뷰티시장에 뛰어 들었다.
종근당건강도 다이소 전용으로 피부고민 맞춤 더마 브랜드 '클리덤'을 공개했으며 1020세대 공략에 나섰으며 대웅제약도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이지듀', 스킨케어 브랜드 '이지덤'을 통해 앰플, 메이크업 쿠션등으로 활용 제품군을 넓혀나가고 있다.
보령은 최근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140억원을 투자하며 달과 주변 환경에서 생명과학 연구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동아ST의 자회사인 앱티스도 우주의학 기업인 스페이스린텍과 인하대병원 항공우주의학센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하버드의과대학 등과 컨소시엄 방식으로 우주에서의 신약 개발에 나섰다.
제약사들이 우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신약개발에 필수인 단백질 결정화가 중력이 적은 곳에서 유리하며 단백질 구조와 기능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제약사들 발목잡은 의사파업 장기화..."원내 의약품 처방 감소"
정부가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을 발표하자 지난 2월 19일부터 대형병원 전공의들은 집단 파업·사직에 돌입했다. 당초 제약업계는 길어야 4~5개월 정도 파업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12월까지도 의정갈등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2000명을 늘리겠다는 것에서 한발 물러나 2025학년도 증원 규모를 1509명으로 확정했으나 의료계는 증원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파업으로 인해 한때 주요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고 처방이 줄자 각 제약사들의 해당 부문 매출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외에도 주요 임상을 진행해왔던 대학교수들이 전공의 업무를 맡아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임상시험 또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약사들은 원내 의약품 처방이 감소한 여파로 실적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의사 파업으로 인해)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