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김호성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식, 환율 등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지난 3일 밤 10시 28분 윤석렬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기 때문으로, 실제로 비상 계엄 선포 직후 달러/원 환율은 순식간에 1444원대까지 폭등했으며, 미국에서 거래되는 MSCI 한국 지수 ETF(티커 EWY)도 한 때 6%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또한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등 대부분 코인들도 역김치프리미엄이 -20%대를 기록함에 따라 동반 폭락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다행히 국회에서 190석 의석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안을 결의했으며, 새벽 4시 30분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을 의결함에 따라, 약 6시간 만에 계엄 사태가 종료됐다.

이후 12월 4일(오전 7시 기준), 달러/원 환율은 1410원대 후반으로 내려왔으며, EWY도 1.6% 하락 마감에 그치는 등 진정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6.10포인트(1.44%) 하락한 2464.00으로, 코스닥 지수는 13.65포인트(1.98%) 내린 677.15로 장을 마쳤다.

달러/원 환율의 실시간 차트 [사진=키움증권]
달러/원 환율의 실시간 차트 [사진=키움증권]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현재 국내 증시 참여자들은 미국 쪽 이슈보다는 국내 정치 리스크가 가장 신경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 입장으로서는 블랙스완급의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1980년 1월 1일 코스피 지수가 계산되기 시작한 이래로 비상 계엄령이 발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과거의 데이터를 가지고 향후 주식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연구원은 "계엄 사태가 종료되기는 했지만, EWY, 달러/원 환율 등 금융시장의 가격 레벨이 전일 장 마감 당시 때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 자체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증시 개장 이후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은 불가피할 수 있겠지만, 기재부, 한은 등 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적극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만큼 그 변동성 증폭의 지속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현시점에서는 개장 직후 나타날 수 있는 투매급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포지션 교체를 하기 보다는, 달러/원 환율 변화를 지켜보면서 관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iM증권]
[사진=iM증권]

이웅찬 iM증권 연구원도 "수습이 빠를수록 증시는 빠르게 안정된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되더라도 계엄 해제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와 한 단계의 레벨 다운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4일 외국인 매도로 증시는 하락했다며, 지수 급락 시 11월 중순과 마찬가지로 국내 자금의 매수세도 증시를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이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탈 확대 가능성은 정치 리스크가 얼마나 빠르게 수습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어떤 방향이든 빠르게 계엄령이 해제된 것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수습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정권의 변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증시는 이후의 정치 변화 가능성을 프라이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증시는 밸류업 정책 관련 금융주, 원전, 대왕고래 유전 시추 등 정책 관련 주식의 급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정권 교체 가능성 역시 증시는 반영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일련의 사태에 따른 내수 위축이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11월 저점 2400pt, 2025년 중에는 2250pt를 하단으로 박스권은 지켜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이번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 야간 선물 시장 등 낙폭 축소 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국내 증시와 환율 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 높다"고 판단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정부의 적극적 시장 안정화 조치를 피력했다"며 "유동성 지원에 따른 금융 시장 변동성 높이는 제어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연말 탄핵정국 진입에 가능성이 있다"며, "국정 불안 요인과 외환·채권·주식 트리플 약세"를 우려했다. 이에 연말 금융시장내 불확실성 반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2025년 투자전략을 통해 내년 국내 증시 전망 컨센서스가 낙관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사이클은 추가 둔화가 예상되고, 미국 증시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리서치센터는 예상되는 경로에 주가는 선행할 것으로 보며 부진했던 한국의 상대수익률도 내년에는 회복을 전망했다. 이에 코스피 저점은 늦어도 2분기, 연간 밴드는 2350~3000pt로 제시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이후 미국향 수출 둔화를 걱정하지만 내년에도 수출과 무역수지의 경착륙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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