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세밀한 계획으로 금융권 로드맵 방향 설정
"우리 손으로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공감
정부도 우리금융 계획에 긍정 평가, 금융권 "기준점 됐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월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임 회장이 직접 '생산적 금융 대전환' 관련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여론의 시선이 집중됐다. [사진=뉴스1]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9월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임 회장이 직접 '생산적 금융 대전환' 관련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여론의 시선이 집중됐다.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김충현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국가 경제 성장의 선도 역할을 하겠습니다.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번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제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겠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우리금융그룹이 '생산적 금융 로드맵'을 금융권 처음으로 발표하며,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주도하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자리매김했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계획을 공개하면서, 다른 금융지주들도 보다 정교한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 9월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직접 발표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이 처음으로 '생산적 금융 대전환'과 '포용 금융'에 대한 맞춤형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 임종룡,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 선제 발표…금융권 시선 집중

이날 우리금융이 주목받은 것은 선제 발표 자체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세밀한 계획이 금융권의 시선을 끌었다. 퍼스트무버로 전면에 나선 만큼, 우리금융의 계획은 향후 다른 금융지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임 회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총 80조원을 투자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 금융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1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민간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것도 눈에 띈다.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10대 첨단전략산업 기업과 관련 밸류체인 전반을 지원 대상으로 삼았다. AI, 반도체, 이차전지, 미래차, 방산, 로봇 등 저성장 국면에서 지원이 절실한 분야들이 포함됐다. 우리금융은 이들 산업을 중심으로 첨단 전략산업 육성을 직접 주도하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우리금융은 전사적 차원에서 국민성장펀드 참여(10조원)를 포함해 △그룹 공동투자펀드 조성(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 생산적 금융 펀드 조성(5조원) 등 그룹 차원의 투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 총 80조원 규모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세밀함 돋보여

융자 부문에는 총 56조원이 투입된다. 이 중 19조원은 K-Tech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전략산업의 전·후방 기업을 지원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사용된다. 금융을 통해 K-Tech 밸류체인 전체를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 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에는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지원에는 11조원, 국가 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에는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 및 소상공인 금융 지원에는 3조원이 각각 배정돼, 세밀하게 관리된다. 각 항목별 투자 규모와 대상이 명확히 정해져, 단순한 금액 나열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로드맵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포용 금융 부문에는 7조원이 투입된다. 우리은행과 캐피탈, 저축은행 등이 참여해 상생 금융을 확대하고, 소상공인 금융지원 480억원과 정부 연계 사업 확대 1000억원을 통해 금융 취약계층에 연간 약 11만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업계에서는 생산적 금융 계획이 단순히 ‘금액 경쟁’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퍼스트무버로서 80조원 규모의 구체적 로드맵을 선제 공개하면서, 금융권 논의를 단순 금액 경쟁에서 방향성과 세부 실행 계획 중심으로 바꾸는 효과를 냈다.

우리금융그룹은 선제적 계획 발표로 '생산적 금융 대전환' 퍼스트무버로 우뚝서게 됐다. [사진=우리은행]
우리금융그룹은 선제적 계획 발표로 '생산적 금융 대전환' 퍼스트무버로 우뚝서게 됐다. [사진=우리은행]

◇ 퍼스트무버로 우뚝 선 우리금융, 정부도 호응

우리금융의 발빠른 대응은 정통 관료 출신 임 회장의 기민함과 세밀한 계획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 회장은 관료 재직 시 금융 분야 전문성을 쌓아 판을 읽는 눈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감한 계획으로 퍼스트무버가 된 우리금융을 향해 정부에서도 호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의 역할과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먼저 치고 나가면서 자세한 계획을 제시해 다른 금융지주들이 놀랐을 것"이라며, "가장 먼저 세밀한 로드맵을 제시한 우리금융이 일종의 기준점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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