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 부담·美 정책 불확실성 겹쳐…코스피 2.8% 하락·원화 약세
[아시아에이=김호성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지난 5일 미국 AI 관련주 급락과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실현 매도세 영향으로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장중 6% 넘게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외국인의 하루 순매도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KCIF)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2.8% 하락한 4004.42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6.2%까지 떨어졌으며, 반도체·기계장비·운송장비 업종이 하락을 주도했다. 주요 종목은 삼성전자 -4.1%, SK하이닉스 -1.2%, 두산에너빌리티 -6.6%, 현대차 -2.7%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코스닥을 합쳐 3조1000억원 순매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9~10월 12조9000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11월 들어 -5.5조원으로 전환됐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와 위험회피 심리로 장중 1449.5원까지 상승해 1449.4원에 마감했다. 원화는 대만 달러화(-0.2%) 등과 함께 0.7% 약세를 보였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1.5bp 오른 2.74%를 기록했다.
KCIF는 이번 조정의 배경으로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 △미국 정책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72% 상승하며 주요국을 압도했고, 10월 한 달 동안 20% 급등해 밸류 부담이 누적된 상태다.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P/E는 8.1배→11.4배로 확대됐다.
전일 미국 증시에서는 AI 버블 우려가 확산되며 팔란티어(-7.95%), 엔비디아(-4%), 오라클(-3.75%) 등이 급락했다. 미국 정부 셧다운이 35일째 이어지며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한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글로벌 IB들은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Citi는 "AI 서비스 확대와 데이터 수요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강세 사이클 초입에 있다"고 분석했고, 골드만삭스는 "2026년 강한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CLSA는 "이번 하락은 과열된 밸류에이션을 완화하는 건강한 조정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Pepperstone Group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11월 19일) 전까지 단기 상승 모멘텀은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