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발행어음 확대는 성장 발판, NCR·PF 규제는 중소형사에 리스크...정책 변화가 업계 재편 가속화

국내 증권사 수수료 수익 및 코스피지수(좌), 코스피지수와 거래대금(우). [사진 =NICE신용평가가 공개한 '변화하는 사업환경, 증권사에게 기회인가 위기인가' 보고서 발췌]
국내 증권사 수수료 수익 및 코스피지수(좌), 코스피지수와 거래대금(우). [사진 =NICE신용평가가 공개한 '변화하는 사업환경, 증권사에게 기회인가 위기인가' 보고서 발췌]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정부가 증권업에 부여하는 역할은 단순한 중개를 넘어선다. 자금중개, 기업금융, 자산운용까지 아우르는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정책 방향이다.

이를 위해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제도를 확대한 반면, NCR(순자본비율) 위험값 조정, 유동성비율 규제 강화,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강화는 병행되고 있다. 정책의 수혜와 부담이 자본력에 따라 갈리며, 증권업 구조 개편은 불가피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NICE신용평가가 공개한 '변화하는 사업환경, 증권사에게 기회인가 위기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은 정책 수혜를 직접 누리고 있다.

발행어음은 단기간에 대규모 조달을 가능케 하며, 지난해 3000억원의 이익을 시현하였으며 올 상반기에도 발행어음북 운용이익이 3397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더해 IMA 요건 충족을 위해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은 공격적 자본 확충을 통해 기업금융 확대와 신용도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신용평가사 역시 일부 대형사에 등급 상향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책과 시장의 긍정적 피드백 구조를 확인하고 있다.

NICE Coverage 증권사 부문별 수수료 수익(좌), NICE Coverage 증권사 자본규모별 실적(우). [사진 =NICE신용평가가 공개한 '변화하는 사업환경, 증권사에게 기회인가 위기인가' 보고서 발췌]
NICE Coverage 증권사 부문별 수수료 수익(좌), NICE Coverage 증권사 자본규모별 실적(우). [사진 =NICE신용평가가 공개한 '변화하는 사업환경, 증권사에게 기회인가 위기인가' 보고서 발췌]

반면, 중소형사에는 정반대의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PF 중심의 수익 구조는 규제 강화와 직격으로 맞물린다. NCR 위험값 조정은 자본 여력이 부족한 회사에 치명적이며, 단기 RP 매도 위주 조달구조는 유동성 규제 강화로 인해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17개 중소형사 중 다수가 2021년 이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했고, 일부는 신용등급 하향까지 경험했다. 이는 단순히 영업 부진을 넘어 정책 변화가 중소형사에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책 방향은 명확하다. 대형사 중심의 시장 안정 기능 강화와 자본시장의 외연 확장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소형사의 역할 축소와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면 금융 생태계의 다양성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PF와 중소기업 금융 등 전통적으로 중소형사가 담당해온 영역에서의 공백이 우려된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소형사의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업계 전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그만큼 향후 증권업의 재편 속도와 방향은 정책 세부 설계와 보완책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발행어음 경쟁 심화, 경기 둔화, 부동산 시장 불안 등 외부 요인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확장보다 질적 안정, 포트폴리오 다변화, 자본 완충력 확보를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라며 "정책이 성장의 발판이 될지, 구조조정의 방아쇠가 될지는 결국 금융당국이 어떤 균형점을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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