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투자 드라이브’가 시장 견인...자동차·의류 등 수입 의존 업종은 매출 감소세

S&P500 분기 주당순이익(좌), S&P 분기 매출액(우).[사진 = 국제금융센터가 공개한 '미국 2분기 기업 실적 현황 및 주요 이슈' 보고서 발췌]
S&P500 분기 주당순이익(좌), S&P 분기 매출액(우).[사진 = 국제금융센터가 공개한 '미국 2분기 기업 실적 현황 및 주요 이슈' 보고서 발췌]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미국 2분기 기업실적의 핵심 테마는 ‘AI 호조’와 ‘고관세 충격’의 힘겨루기로 요약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동기 대비 8.4% 증가했으나 전분기 13.4%에서 둔화됐다. 매출은 6.3% 늘며 개선세를 보였지만, 이익 증가율은 최근 3개 분기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은 단연 AI 관련 빅테크 기업이었다. 메타는 EPS가 38.4% 증가했고, 아마존(33.3%), 마이크로소프트(23.7%), 알파벳(22.2%), 애플(12.1%)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반면 테슬라는 23.1% 감소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도 IT(22.0%), 커뮤니케이션(24.5%)은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에너지(-21.5%)와 자재(-1.5%)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AI 투자의 지속이 실적의 명암을 갈랐다는 평가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은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S&P500 평균 증가율 4%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기업심리는 오히려 개선됐다.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한 기업은 40개로 하향 조정 기업 38개보다 많았고, 연간 EPS 전망 역시 상향(161개)이 하향(102개)을 상회했다.

어닝콜에서 경기침체를 언급한 기업은 16개에 그쳐 전분기 124개 대비 87% 급감했다. 경영진 서베이 결과도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시장 전반의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3분기 이후에는 관세 충격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는 고관세 부과 유예와 선주문 효과로 S&P500 기업의 순이익 마진이 13.4%를 유지했지만, 하반기부터는 재고 소진과 함께 이익마진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애플은 3분기에만 관세 비용이 약 11억 달러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 자동차·부품(-6.3%), 내구재·의류(-3.9%), 가정·개인용품(-8.0%)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이미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가격탄력성이 낮은 담배(4.6%)나 소비자 서비스(11.9%)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결국 미국 기업실적의 향방은 AI 투자에 따른 성장 모멘텀과 고관세가 불러올 비용 압박 중 어느 쪽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

단기적으로는 AI 효과가 우세하지만, 하반기부터 관세 부담이 본격화될 경우 실적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제금융센터는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대형 IT 기업들의 경우 대규모 AI 투자투자(전년비 50% 상회)를 지속하고 있어 하반기 경기둔화시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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