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정부가 19일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한달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밝힌 바 있는데 치솟는 아파트 가격에 결국 정부가 백기를 들었다.
다만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이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에 한해 지정돼 인근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번질까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발표 직전 서대문·마포구 일부 아파트 가격은 한달 새 호가가 4억이 뛰었다.
20일 인근 부동산 업체 측 여러곳에 따르면 마포구의 대장 아파트 중 하나인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112㎡의 호가는 한달 전인 22억에서 지난 17일 26억으로 뛰었다.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더클래시' 85㎡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말·올해 초까지 13~14억 하던 것이 최근 18억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단지 115㎡의 경우에도 6개월만에 4억이 오른 21억 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3월 중순기준 호가는 23억 수준이다.
서대문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서대문구의 인기 아파트인 'e편한세상신촌' 역시 한달전 16~18억(112㎡)이었던 호가는 19억까지 오른 상황이다.
인근 A공인중개사는 "프레스티지자이는 한서초등학교를 품은 초품아 단지이며 특히 초등학교 정문 앞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젊은 학부모들의 수요가 많았다"라며 "다만 (프레스티지자이의) 물량이 없어 인근 더클래시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는 "일단 토허제 발표직후라 눈치보기 장이고 주말이후 지나봐야 분위기 알 것 같다"며 "3~4주전 등록 매물이 거두거나 팔리고 호가 올렸어도 그대로 방치된 경우가 다반사"라고 밝혔다.
지난 정권 때 '핀셋 규제'를 했지만 규제지역 인근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은 사례가 있는데 결국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된 강남3구·용산구 외 묶이지 않은 비규제 지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전이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렵게 되지 않겠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마포구나 성동구 등 주요 단지는 외지인 매입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며 "풍선 효과 등에 따라 향후 규제지역 지정 요건에 부합하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