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사진 = 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사진 = 뉴스1]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8억 원 이하’가 실수요의 기준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분양가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뚜렷한 단지로 청약이 집중되고, 10·15 대책 이후 규제를 피한 지역으로 매매 수요가 이동하는 이중 흐름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 수요의 방향은 분양가와 규제 여부 두 축이 선명하게 결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10월 기준 전용 84㎡ 분양가는 서울 16억6650만 원, 경기 9억2067만 원, 인천 6억7281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각각 4.16%, 10.74%, 2.01% 오른 수치다. 국민평형 분양가가 서울·경기에서 10억 원을 넘어간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가격 부담은 급격히 커졌다.

청약 흐름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올해(1~11월) 수도권에서 공급된 전용 84㎡ 타입 가운데 분양가 8억 원 이하 단지 110개 타입에 5만3659명이 청약했다.

같은 기간 전체 1순위 청약자(6만576명)의 88.6%에 달하는 규모다. 상위 청약 단지 10곳 중 분양가 8억 원을 초과한 곳은 한 곳뿐이었다.

청약 경쟁률 1위를 기록한 ‘동탄 포레파크 자연&푸르지오’ 전용 84㎡A형은 171세대 모집에 1만1970명이 신청해 평균 70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은 동탄꿈의숲자연&데시앙, 검단호수공원역중흥S클래스, 김포풍무역세권호반써밋, 제일풍경채의왕고천 등도 모두 8억 원 이하 구간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단지들이었다.

가격 변수와 함께 규제 환경 변화도 분양시장 흐름을 재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규제를 피한 지역의 매매가격 상승폭이 오히려 확대된 흐름이 관측되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화성시는 10월 27일 0.13%p 오른 데 이어 11월 3일 0.26%p까지 상승폭이 커졌다. 수원 권선구(0.04%p → 0.08%p → 0.13%p), 구리(0.10%p → 0.18%p → 0.52%p), 안양 만안구(0.30%p → 0.37%p → 0.25%p)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거래량은 더 뚜렷하다.

규제 시행 직전 30일(9월 16일~10월 15일) 대비 직후 30일(10월 16일~11월 13일) 매매거래량은 화성 44.5% 증가(1008건→1456건), 수원 권선구 62.7% 증가(252건→410건), 구리 54.2% 증가(225건→347건), 안양 만안구 9.1% 증가(198건→216건)로 비규제 지역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은 분양가가 합리적인 단지부터 고르게 되고, 규제 지역과 비규제 지역의 온도 차도 실수요 이동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라며 “분양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 비규제 입지’ 조합이 당분간 절대적 기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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