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행사·메시지 없이 APEC·연말 인사 집중...등기임원 복귀·컨트롤타워 부활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이준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취임 3주년을 맞았다. 10년에 걸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원년인 만큼, 삼성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주도할 '뉴삼성' 비전과 경영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3주년 당일 별도 행사나 공개 메시지 없이 평소처럼 경영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이는 가시적인 성과로 리더십을 입증하겠다는 이 회장의 평소 지론에 따른 '정중동(靜中動)'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는 2022년 회장 취임 당시 및 지난 1·2주년 때도 별도 행사를 열지 않았으며, 최근 이건희 선대회장 5주기 추도식에서도 대외 메시지 없이 사장단과 경영 현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의 '조용한 3주년'은 삼성전자의 뚜렷한 실적 반등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는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최대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과는 D램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위기론이 절정에 달했던 올 3월 이 회장이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며 '사즉생(死則生)' 각오를 주문한 이후 경영 체질 쇄신에 나선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 해소 직후 미국 출장 등에 나서며 현장 경영을 강화한 시점과 맞물려 대형 수주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 AI6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애플로부터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 공급 계약을 따냈다.

당면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 회장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CEO 서밋에 참석할 예정이다. 재계는 이 회장이 이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공급 논의를 본격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재계 시선은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 해소 후 처음 단행할 연말 인사 및 조직 개편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2년간의 추세에 따라 내달 말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이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번 인사 최대 관심사는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다.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 신분으로,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7년 해체된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 재건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1일 "책임 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아직 그 부분은 계속 일관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컨트롤타워 자체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도 연일 상승하며 '10만전자' 고지를 점령했다. 지난해 11월 14일 장중 4만99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오늘(27일) 오전 9시 기준 10만1000원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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