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억 규모,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지분 단계적 확보
2026년 10월까지 50%+1주 인수, 금융지주 전환 및 사업 다각화 추진
업계 1위 SBI저축은행 기반, 보험·저축은행 연계 금융 서비스 강화 전망
[아시아에이=김호성 기자] 교보생명이 저축은행업에 진출한다.
28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저축은행업 진출을 결정하고,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 규모다. 교보생명은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 일단락을 언급하며 "금융지주 전환 추진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저축은행업 진출을 결정했으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2024년 말 기준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2021년과 2022년에 3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경기 침체 속에서도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891억 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교보생명은 저축은행 운영 경험이 없는 점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지분을 취득할 계획이다. 우선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을 받은 후 하반기 중 30%의 지분을 취득하고, 금융지주사 전환에 맞춰 2026년 10월까지 50%+1주를 인수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 기간 공동 경영을 할 계획이며, 현재 SBI저축은행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보험 계약자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확대하여 고객층을 넓힐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교보생명앱(230만 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앱(140만 명)을 합쳐 370만 명의 금융 고객을 확보하게 되어 MZ세대 고객층 유입도 기대된다.
양사는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하여 금융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사 대출 거절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하여 가계 여신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SBI저축은행 예금을 교보생명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금융 시너지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2007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과거 우리금융 인수 추진, 제3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등 주요 사업에서 협력한 바 있다.
SBI그룹 관계자는 "교보생명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시대에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 제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SBI저축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저축은행과 보험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에게 더욱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