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사박물관'은 관람에 피로를 덜고자 전체적으로 톤이 다운된 컬러와 조명으로 낮은 조도를 연출한다. [사진=박대한 기자]
한국금융사박물관'은 관람에 피로를 덜고자 전체적으로 톤이 다운된 컬러와 조명으로 낮은 조도를 연출한다. [사진=박대한 기자]

[아시아에이=박대한 기자] 초등학생 정도 돼 보이는 아이 두명이 '한국금융사박물관'에서 나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한 손에는 안내장을 들고, 다른 손에는 종이로 된 무언가를 쥐고 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지난달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1가에 위치한 '한국금융사박물관'이 1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관했다. '한국금융사박물관'은 신한은행이 설립한 국내 최초 금융사 전문 박물관이다. 화폐, 고문서, 계산도구와 같은 국내 금융사에 관련된 약 6500여 점의 유물이 소장돼 있으며 각종 기획전시와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고 디지털 실감 영상을 도입했는데, 눈으로 보는 박물관이 아닌 손으로 만지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새 단장했다.

한국금융사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체험용 통장과 수표 [사진=박대한 기자]
한국금융사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체험용 통장과 수표 [사진=박대한 기자]

◇박물관 3층, 조선시대부터 근대 금융 역사를 엿보다(디지털 영상과 AR·VR 기기 등이 곁들어진)

건물 3층 박물관 입구로 들어서면 안내 데스크를 통해, 앞서 아이들 들고 가던 안내장과 교육용 통장과 수표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추후 4층에서 사용하게 된다.

3층은 화폐와 금융에 대해 시대별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구역은 4개로 △고대~ 조선전기 △조선후기~ 개항 이전 △근대기~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로 구분돼 있다.

한 아이가 박물관 3층서 태블릿을 통해 관람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박대한 기자]
한 아이가 박물관 3층서 태블릿을 통해 관람에 참여하는 모습 [사진=박대한 기자]

구역마다 유물 전시와 더불어 디지털 영상 및 일러스트를 활용해 글을 읽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와 함께 AR(가상), VR(증강)기기를 통해 조선시대 화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대별 유물과 금융 역사를 살피다 보면 미디어 터치월을 통해 '은행원의 하루', '최초의 담보대출, 당나귀대출', '독립신문의 한성은행 광고' 등 역사 기록을 직접 선택해 알아볼 수 있다.

또한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국채보상운동에 관한 유물이 전시돼 있는데, 국채보상운동 당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동전, 담배, 패물, 쌀 등 4개 주제로 시청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와 체험 공간 및 은행 곳곳을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디지털 미디어와 체험 공간 및 은행 곳곳을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박물관 4층, 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금융 변화를 엿보다(feat. 포토존과 체험존이 곁들어진)

건물 4층은 금융생활체험관으로 △한국금융발전사 △금융생활시간여행 △금융포토히스토리 △기획전시실 △보이는 수장고로 구성돼 있다. 특히 안내 데스크에서 받았던 교육용 통장과 수표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3층과 연결된 느낌을 받게 된다.

과거 은행 창구를 그대로 재현해 놨으며 은행원 캐비닛을 진열장으로 만들어 직접 열어볼 수 있게 돼 있다. 또한 카드 압인기를 활용해 카드 전표 발급 체험과 수표압인기를 사용해 직접 수표를 찍어 보는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금은 익숙한 무인 자동화 점포의 최초 점포인 ' 신한은행 365 바로바로코너'를 당시 그대로를 구현했다. 한국에 처음으로 도입된 ATM 실제 모형을 재현해 통장 정리와 체험용 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오감체험이 가능하도록 여러 체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오감체험이 가능하도록 여러 체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김다은 신한은행 학예연구사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문턱 낮은 박물관, 오감체험이 가능한 박물관"

해당 건물은 1987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 은행인 한성은행 외형을 본떴으며 3층과 4층은 '한국금융사박물관'이, 5층은 '재일한국인기념관'이, 6층은 야외 테라스가 갖춰져 있다.

'재일한국인기념관'은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공헌했던 동포들의 삶과 활약상을 각종 기록과 영상물, AR 등을 통해 전시하고 있으며 6층은 야외 테라스로 최근 개장한 광화문광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박물관을 소개한 학예연구사는 "지루한 곳이 아닌 여러 가지 오감체험과 색다른 경험을 만날 수 있는 박물관으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 한국금융사박물관은 역사적 사료 수집과 관리, 쉽고 재미있게 배우는 금융 역사 교육을 운영하는 종합문화공간으로서 우리나라의 금융사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 행사 등 각종 이벤트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사박물관 [사진=박대한 기자]
한국금융사박물관 [사진=박대한 기자]

'한국금융사박물관'은 역사적 가치를 담은 유물뿐 아니라 각종 체험활동을 통해 어린 관람객은 재미를 느끼고 나이 든 관람객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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