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현장 (뉴스1 제공)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의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현장 (뉴스1 제공)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사상 초유의 자잿값 폭등으로 일부 건설사들의 '셧다운'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이미 여러 현장은 실행률 초과로 공사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자잿값은 전체 공사비의 30%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철근 가격은 작년초 75만원(톤당)이었던 것이 불과 몇 개월 사이 150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1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1년새 무려 60%가 올랐다.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C&E도 지난해 5.1% 인상을 강행한데 이어 지난달 1종 시멘트 가격을 기존 톤당 7만8800원에서 15.2% 인상한 9만8000원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골조공사 후 투입되는 석고보드 및 단열재도 지난해 36% 인상에 이어 올해에도 추가 인상할 계획이고 앵글,구조관,배관재 등도 40% 가량 공급가를 높인 상황이다.

버틸 여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중단없이 공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체력이 약한 중소건설사들은 자잿값 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공사 중단을 선언한 곳도 여러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에서 가장 중요한 실행률도 자잿값 인상으로 인해 공정률 80%를 갓 넘긴 대형현장 실행률은 벌써 100%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고 전해지면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난 12일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의 모습(뉴스1 제공)
지난 12일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의 모습(뉴스1 제공)

결국 지난 20일 호남-제주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 광장서 52개 회원사와 함께 원청사의 적정단가 보장 등을 촉구하며 공사중단하겠다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이들은 "철물과 각재, 합판 등 건설 핵심 자재가 지난해와 비교해 50%이상 폭등한데다 인건비도 시공 분야에 따라 10~30% 올라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건설사에 계약 단가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매년 두 차례 진행하는 정기 고시 외에 수시로 기본형건축비를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잿값이 급등하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단지의 시공사들의 건축비 부담이 가중돼 수시 조정한다는 의미다.

공기가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공급이 어려워 부동산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비 갈등을 벌이고 있는 둔촌주공아파트도 공사를 중단했으며 올해 상반기 분양이 예정되어 있었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아파트 현장도 내년이 되어야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자재 가격 상승으로 아파트 분양가 상승과 공급차질이 돼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선언한 윤 당선인의 행보에도 걸림돌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아시아에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