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레섹 스쿠르스키 개인전 'Das Sein und das Nichts _ 존재와 무'
산지갤러리 | 2020. 7. 2 ~ 7. 30

Leszek Skurski - South-East - 20x30 cm - Oil on Wood - 2018 / 사진=Courtesy of artist, 산지갤러리
Leszek Skurski - South-East - 20x30 cm - Oil on Wood - 2018 / 사진=Courtesy of artist, 산지갤러리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독일에서 활동 중인 아티스트 레섹 스쿠르스키의 개인전 'Das Sein und das Nichts - 존재와 무'가 산지갤러리와 띠오아트 협업으로 서초동 산지갤러리에서 7월 2일부터 7월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아티스트 레섹 스쿠르스키(b.1973)는 폴란드에서 출생, 현재 독일과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백색과 무채색 작품 속 사람들의 일상을 찰라로 그려내 많은 것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Leszek Skurski - 32 Grad - 100x160 cm - Oil on Canvas - 2017 / 사진=Courtesy of artist, 산지갤러리
Leszek Skurski - 32 Grad - 100x160 cm - Oil on Canvas - 2017 / 사진=Courtesy of artist, 산지갤러리
Leszek Skurski - Mysterious drop - 100 x 130 cm - Acryl on Canvas - 2017 / 사진=Courtesy of artist, 산지갤러리
Leszek Skurski - Mysterious drop - 100 x 130 cm - Acryl on Canvas - 2017 / 사진=Courtesy of artist, 산지갤러리

■ 아티스트 레섹 스쿠르스키 개인전 'Das Sein und das Nichts _ 존재와 무'

레섹 스쿠르스키 개인전 'Das Sein und das Nichts _ 존재와 무' 포스터 / 사진=Courtesy of artist, 산지갤러리
레섹 스쿠르스키 개인전 'Das Sein und das Nichts _ 존재와 무' 포스터 / 사진=Courtesy of artist, 산지갤러리


앙가주망(engagement).

우리는 외부의 현실과 자신을 각각 별개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나 실존주의 사상가 사르트르의 철학에서 외부의 현실은 곧 ‘나의 일부’이고 나는 ‘외부 현실의 일부’다. 즉 외부의 현실과 나는 결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 현실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스스로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태도, 즉 앙가주망(engagement)이 중요하다. 이것이 레섹 쿠르스키가 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태도이다.

“나는 색들이 없을 때 장면에 더 잘 집중할 수 있다. 흰색은 나의 아이디어들을 담아내기에 훌륭하다. 흰색은 항상 같은 흰색이 아니며 무한히 다양하므로 각각의 그림은 자신만의 백색을 가진다.”

스쿠르스키의 회화는 하얀 설원에 떨어진 잉크와 같다. 얼핏 보면 여백의 미가 살아있는 수묵화와 같다. 흰색은 모든 빛의 합으로 그의 그림에서 중요성과 공간을 얻는다. 흰색은 평온함과 침묵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영적인 것, 미지의 것 등 우리의 감각의 부재까지 상징하는 개방적 성격을 지녔다. 작가는 하얀색이 지닌 고요함과 침묵, 정신성 등의 특성을 놀랍도록 잘 활용해 응축된 형식으로 반영했다.

끝이 없는 배경은 상황의 바탕을 형성한다. 배경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는 붓의 자국으로 암시할 뿐 특정한 장소나 존재로 명시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비어있음으로 가장하여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이러한 신비의 공간은 등장인물들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하고 작은 인물들의 몸짓에 집중하게 만든다.

행동들은 대부분 흑백 톤으로 칠해지고 인물의 얼굴은 세밀하지 않다. 표정이 아닌 동작 전체로 묘사되어 공허해 보일 법한 흰 배경에서 생동의 감각을 발휘한다. 백색을 중심으로 한 흑백 모노톤의 간결한 묘사로 우리네 일상의 여느 장면들을 압축적이면서 극도의 절제된 이미지로 보여준다. 이는 즉각적으로 포착된 순간에 대한 회상이자, 삶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이다. 마치 어딘가에서 인물이 화면의 깊은 곳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그들은 은은한 색채와 희미한 그림자를 남긴다. 화면에 떠오른 이미지는 빛과 어둠 속에서 서로 간의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마치 우리의 삶의 무대로 들어오는 듯하다.

그림 속 장면은 명백하게 보이는 것을 반영하는 한편 보이지 않는 공간을 많이 남긴다. 모든 상황은 열려 있고 예측 가능한 결말도 남기지 않는다. 작품은 측면만을 드러내며 우리에게 상상의 날개를 달아준다. 마치 자신의 경험을 대입하라는 듯.

- 산지갤러리 대표 최지인 전시문 중 발췌 -

1973년 폴란드 그단스크 출생의 아티스트 레섹 스쿠르스키는 그단스크 예술학교에서 회화와 그래픽을 전공한 후, 현재 독일에서 거주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1995년 폴란드 문화예술부의 예술상을 수상했으며, 프랑스 샤리테 센터 (2014), 남아프리카의 영블루드 아츠(2014), 독일의 폰데라우 박물관(2013)등 세계 유수의 미술기관 전시에 참여했다.

레섹 스쿠르스키 개인전 'Das Sein und das Nichts _ 존재와 무'는 서초동 산지갤러리에서 7월 30일까지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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