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무료 배송'에 이마트 '최저가격 보상제'로 맞불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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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이=이준호 기자] 유통업계가 무료 배송, 최저가 보상 등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며 소비자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온·오프라인 쇼핑 경계가 허물어지며 유통업계가 격변의 시기를 관통하고 있는 데다, 소비자들도 한 구매처에 정착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바꾸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모양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로켓배송상품 무료 배송 이벤트에 이어 이마트, 롯데마트, 마켓컬리 등 유통업체들이 최저가 보상제와 같은 승부수를 던지며 소비자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쿠팡은 지난 2일 유료 멤버십 '와우회원'에게만 적용됐던 무료 배송 서비스를 로켓배송상품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쿠팡 고객들은 구매 가격과 상관없이 로켓배송 상품구매 시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업계는 쿠팡이 로켓배송 완전 무료화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상품 무료 배송을 기간이 한정된 이벤트라고 밝혔지만, 그 기간이 언제까지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응에 나섰다.

마켓컬리는 기본 채소·과일·수산·정육·유제품·쌀·김 등 60여가지 식품을 1년 내내 가장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지난 12일 발표했다. 주요 온라인 마트 동일 제품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가격대를 파악하고, 상품 판매 가격에 반영해 최저가를 책정한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도 오는 18일까지 마트 뷰티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메가세일'을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카테고리별로 전 고객 대상 2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여기에 식품관에서는 1만원 이상 구매 시 최대 5000원까지, 생활·주방관과 생필품·뷰티관에서는 2만원 이상 구매 시 최대 1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사진=이마트
사진=이마트

대형마트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과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가 아닐 경우 차액을 보상해주는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시행하며 대응에 나섰다. 가공·생활용품 매출 상위 500개 상품 가격을 당일 오전 9시~12시 이마트 가격과 비교해 더 비싸면 차액을 이마트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e머니로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도 오는 15일부터 이마트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최저가 보상제가 적용된 500개 생필품에 대해 같은 가격으로 대응에 나선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롯데마트 고' 앱 스캔 결제 시 해당 물품에 대해 엘포인트를 5배 적립해주는 혜택도 제공한다.

업계는 현재 상황을 코로나 이후 유통업계 새판짜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확보하고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경쟁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0년 전 대형마트 3사가 펼친 10원 싸움이 재현되고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이커머스 업체들과 대형마트들이 동시에 경쟁하고 있는 만큼 한층 치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통업게 관계자는 "최저가 경쟁은 약간의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마케팅 효과는 확실하다"며 "특히 이마트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한 e머니로 차액을 적립해주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모객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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