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개인전 '슬라임 플러시 Slime Flush'
학고재 디자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 12. 24. – 2020. 01. 16.

박현정 개인전, '슬라임 플러시 Slime Flush' Hakgojae Design PROJECT SPACE, Installation View / 사진=학고재
박현정 개인전, '슬라임 플러시 Slime Flush' Hakgojae Design PROJECT SPACE, Installation View / 사진=학고재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24일부터 2020년 1월 16일(목)까지 아티스트 박현정의 개인전 '슬라임 플러시 Slime Flush'가 열린다. 팔판동 소재의 학고재 한옥 전시 공간에서 8점의 회화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도 ‘학고재 디자인 |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준비한 청년 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다회성 프로젝트'다. 기존 학고재 전시와 차별화된 작가 주도적 전시다.

박현정 개인전, '슬라임 플러시 Slime Flush' Hakgojae Design PROJECT SPACE, Installation View / 사진=학고재
박현정 개인전, '슬라임 플러시 Slime Flush' Hakgojae Design PROJECT SPACE, Installation View / 사진=학고재

박현정(b. 1986, 경상남도 창원) 은 기하학 색면과 정제된 붓질로 감각적인 화면을 구사하며 명료한 색채와 섬세한 표현이 두드러진다. 손과 디지털 매체의 협업으로 그린 이미지들은 에어브러시와 붓 등 다양한 표현 도구를 활용한다.

박현정은 대표적인 신생공간 ‘취미가’의 공동 운영자다. 신생공간 주체들과 젊은 신진작가들이 그들의 활동 중심에 모여 함께 답을 찾아보려 도모한 지난 2015년 이슈였던 '굿-즈'를 기획한 일원이기도 하다.

그녀는 청년 세대 간 새로운 연대의 방식을 모색하는 한편, 스스로의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박현정, '이미지(88) Image(88)', 2019, 종이에 아크릴릭, 색연필, 수채 Acrylic, colored pencil, watercolor on paper, 19x1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8) Image(88)', 2019, 종이에 아크릴릭, 색연필, 수채 Acrylic, colored pencil, watercolor on paper, 19x1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91) Image(91)', 2019, 종이에 아크릴릭, 수채, 레이저 프린트 Acrylic, watercolor, laser printing on paper, 19x1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91) Image(91)', 2019, 종이에 아크릴릭, 수채, 레이저 프린트 Acrylic, watercolor, laser printing on paper, 19x1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7) Image(87)', 2019, 종이에 색연필, 연필, 펜, 수채 Colored pencil, pencil, pen, watercolor on paper, 19x1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7) Image(87)', 2019, 종이에 색연필, 연필, 펜, 수채 Colored pencil, pencil, pen, watercolor on paper, 19x1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9) Image(89)', 2019, 종이에 아크릴릭, 과슈 Acrylic, gouache on paper, 19x1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9) Image(89)', 2019, 종이에 아크릴릭, 과슈 Acrylic, gouache on paper, 19x1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90) Image(90)', 2019, 종이에 아크릴릭, 펜, 수채 Acrylic, pen, watercolor on paper, 70x4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90) Image(90)', 2019, 종이에 아크릴릭, 펜, 수채 Acrylic, pen, watercolor on paper, 70x49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5) Image(85)', 2019, 종이에 아크릴릭, 펜, 수채 Acrylic, pen, watercolor on paper, 55x68.8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5) Image(85)', 2019, 종이에 아크릴릭, 펜, 수채 Acrylic, pen, watercolor on paper, 55x68.8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2) Image(82)', 2019, 종이에 아크릴릭, 펜, 색연필, 수채 Acrylic, pen, colored pencil, watercolor on paper, 71.8x106.6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82) Image(82)', 2019, 종이에 아크릴릭, 펜, 색연필, 수채 Acrylic, pen, colored pencil, watercolor on paper, 71.8x106.6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92) Image(92)', 2019, 종이에 아크릴릭, 수채, 레이저 프린트 Acrylic, watercolor, laser printing on paper, 21x30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박현정, '이미지(92) Image(92)', 2019, 종이에 아크릴릭, 수채, 레이저 프린트 Acrylic, watercolor, laser printing on paper, 21x30cm / 사진=Courtesy of the artist & Hakgojae Gallery

아티스트 박현정((b. 1986)

박현정은 1986년 경상남도창원에서 태어났다. 2011년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후 2014년동 대학원 석사를 취득했다. 합정지구(서울), 아카이브 봄(서울) 등에서개인전을 열었고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서울) 신진작가워크숍에 참여했다.

소쇼룸(서울), 오픈베타공간 반지하(서울) 등에서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아트스페이스 휴(파주), 그라시 박물관 응용미술관(라이프치히, 독일)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가, '취미관 TasteView 趣味官(2017~2018)'과 '굿-즈(2015)'의기획에 참여했다. 현재 취미가(서울)와 스튜디오 파이(서울)를운영하고 있다.

1986 경상남도 창원(마산) 출생

2011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사 졸업

2014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석사 졸업

현재 서울에서 거주 및 작업

아티스트 박현정 SNS

개인전

2019 박현정: 슬라임 플러시, 학고재 디자인 | 프로젝트 스페이스, 서울

웬즈데이 워밍업, 아카이브 봄, 서울

2017 이미지 컴포넌트, 합정지구, 서울

단체전

2019 신생공간 – 2010년 이후의새로운 한국미술, 카오스 라운지, 도쿄

우연오차,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2018 카바 라이프 오픈 스튜디오 X 일민미술관, 일민미술관, 서울

디자인은 다소 변경될 수 있습니다, 그라시박물관 응용미술관, 라이프치히, 독일

2016 SeMA 비엔날레 – 미디어시티서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5 굿-즈, 세종문화회관, 서울

아티언스 오픈랩, 옛충남도청, 대전; 표준과학연구원, 대전

맥거핀: 대리인의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 서울

2014 오늘의 살롱, 커먼센터, 서울

프로젝트

2018 소쇼룸 X 박현정, 소쇼룸, 서울

2015 정지 이미지, 오픈베타공간 반지하, 서울

아티언스 대전, 대전문화재단, 대전

2014 이미지 추적-분쇄-정렬, 오픈베타공간 반지하, 서울

2013 아르코 신진작가워크숍, 인사미술공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기획

2017-18 취미관 TasteView 趣味官, 취미가, 서울

2015 굿-즈, 세종문화회관, 서울

■ '슬라임 플러시 Slime Flush' 전시 서문

가볍고 끈끈한 낱말들
中 발췌 / 박미란 | 학고재큐레이터

박현정의 화면 위, 덩어리진 생각들이 구름처럼 떠돈다. 알 수 없는 질서로정돈한 세계다. 기호적 이미지가 부유하듯 안착하여 얇고 끈끈한 층을 이룬다.

박현정은 온라인 세상에서 낯선 광물의 이미지를 긁어모은다. 직관적선택이 선행하기에 의도나 목적이 없다. 수집한 이미지를 소재로 드로잉하고, 작은 단위로 분해한다. 조각 난 이미지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한 후일련번호를 붙여 표본화한다. 손과 디지털 매체의 협업으로 만든 이미지다. 의도와 기술이 힘을 겨루며 형태를 정제한다. 서사는 명료하고 함축적인낱말이 된다.

좋은 시어는 겉보기에 가볍고 곱씹을수록 무겁다.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 1920-1991)가 언급했듯 많은 정보를 함축한 몸짓은 읽는 데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표면 아래 숨은 의미가 끊임없이 고개를 든다. 고갈되지않는 암시로 사유의 가능성을 확장할수록, 예술은 진실에 가까워진다. *(Flusser, Vilém. Gesten: Versuch einer Phänomenologie. (Düsseldorf: Bollmann Verlag,1991/1993). 『몸짓들: 현상학 시론』. 안규철 옮김. (서울: 워크룸프레스, 2018), pp. 17-18.)

박현정의이미지는 단순한 형상 너머 맥락을 함의한다. 제작과 구성 단계의 고민을 집약한 덩어리다. 이미지가 유연한 몸으로 여러 화면을 넘나든다. 새로운 화면에 속할때마다 또 다른 의미가 된다. 자기복제와 참조를 거듭하며, 보다넓은 풍경으로 팽창해 간다.

정성껏 다듬은 시어는 운율을 효과적으로 증폭한다. 최근작 '이미지(90)(2019)'의화면 중앙에 찬란한 청색 타원 다섯이 줄지어 선다. 그림자처럼 닮은 울림이 주변부에 퍼진다. 붓 자국과 금빛 사선이 타원의 앞뒤로 교차하며 깊이를 확장한다. 얕으나명확한 층계다. 이미지가 선율을 그리고, 후렴을 이룬다. 화면은 시각을 연주하는 악보가 된다.

박현정이 작가 노트에 ‘오렌지만한 블랙홀’에 대해 썼다. 블랙홀을 관측하려면 달 표면의 오렌지를 볼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지구크기의 망원경이 필요하다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래서과학자들은 세계 각지의 전파 망원경을 연결해 가상의 이미지를 도출해냈다.

부분 관측 데이터를 이어 붙인것이다. 때로는 상상력이 최선이다. “이미지를 조각 내 퍼즐처럼만들고, 알고리즘에 따라 조합하는” 블랙홀 관측의 과정이작가의 작업 방식을 닮았다. 박현정의 작업은 회화의 정체를 찾아가는 모험이다. 경험에서 체득한 감각과 이론을 바탕으로, 직관을 도구 삼아 그림그린다.

나름의 체계에 따라 이미지를 배열하며 화면을 채운다. 그러다시각적 만족감을 느끼면 손을 멈춘다. 화면은 완성을 지향하지 않는다. 해답을 보류한 채, 과정에서 드러나는 운율과 균형으로부터 의미를 발견한다. 전체보다 부분을, 목표보다 과정을 탐색하는 태도다.

미지의 존재를 관측하려면 가설에 대한 신뢰가 선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측할 대상이 실재한다는 믿음이다. 박현정은 진실된 감각, 보편적 직관이라는 대상을 전제하고 그에 도달하고자노력한다.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마다 직관을 시험하고, 경험을갱신한다. 충분한 훈련에 기반하여 올바른 기준을 확립한다면, 예술에있어 직관을 대체할 이론은 없다.

가볍고도 끈끈한 박현정의 낱말들은 기성 문법에 구애받지 않고 화면을유영한다. 끊임없이 새롭게 관계 맺으며, 낯설지만 설득력있는 시를 쓴다. 익숙한 길이 안전할지언정 새로운 가능성은 열지 못한다. 감각에 기대 가는 탐험의 여정이 때로 더욱 의미 있고 흥미로운 법이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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