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뿐 아니라 동물, 식물, 인공물까지 두루 살펴보는 ‘권리’에 대한 고찰
4월 8일부터 7월 13일까지 4개월간 공연 3편, 전시 1편, 강연 8회 진행

[사진=이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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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이=이채현 기자] “우리의 권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당연한 것인가. 2024년 두산인문극장은 ‘권리’를 살펴보고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하고자 합니다”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2024년 두산인문극장 제작발표회에서 올해의 주제를 ‘권리’라고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두산연강재단 두산아트센터는 두산 창립 111주년을 기념하여 2007년 새롭게 문을 연 곳이다. 연강홀, Space111, 두산갤러리에서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며 각자의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며 지원하고 있다.

그중 두산인문극장은 두산아트센터가 매년 봄 진행하는 통합 기획 프로그램이다. 두산인문극장은 예외, 모험, 갈등, 이타주의자, 아파트, 푸드, 공정, Age 등 매년 다른 주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함께 고민해왔다.

그렇게 두산인문극장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을 결부시키며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약 11만명의 관객들이 함께 했다.

[사진=두산인문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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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란 센터장 [사진=두산아트센터]
강석란 센터장 [사진=두산아트센터]

두산인문극장이 2024년 선정한 주제는 ‘권리’다. 4월 8일부터 7월 13일까지 4개월간 권리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공연 3편, 전시 1편, 강연 8회가 진행된다.

두산인문극장 제작발표회에서는 △강석란 두산아트센터 센터장의 주제 소개와 함께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와 △신혜빈 연극 <더 라스트 리턴> 번역가, △이연주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작가 겸 연출가, △민새롬 연극 <크리스천스> 연출가, △장혜정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강지웅 강연 프로그래머가 함께해 작품에 대한 소개를 진행했다.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와 신혜빈 연극 '더 라스트 리턴' 번역가, 이연주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작가 겸 연출가, 민새롬 연극 '크리스천스' 연출가, 장혜정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강지웅 강연 프로그래머 [사진=두산인문극장]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와 신혜빈 연극 '더 라스트 리턴' 번역가, 이연주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작가 겸 연출가, 민새롬 연극 '크리스천스' 연출가, 장혜정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강지웅 강연 프로그래머 [사진=두산인문극장]

김요안 두산 아트센터 프로듀서는 “2022년 두산인문극장 주제였던 ‘공정’을 진행하면서 문제의식을 더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한 끝에 ‘권리’를 주제로 하게 됐습니다”며 ‘권리’를 주제로 선정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권리를 가진 사람들은 남자 시민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노예가 해방되고 여성의 권리가 회복되었던 것처럼 역사는 권리가 없는 존재들이 권리를 갖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김 프로듀서는 “이처럼 권리는 확장이며, 나눔의 과정입니다”라며 “인간 사이의 권리와 동물, 식물, 인공물의 권리까지 두루 살펴보며,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두산인문극장의 공연은 총 3편으로 진행된다. 연극 <더 라스트 리턴>이 그 첫 공연이다.

왼쪽부터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와 신혜빈 연극 '더 라스트 리턴' 번역가, 이연주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작가 겸 연출가[사진=이채현 기자]
왼쪽부터 김요안 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와 신혜빈 연극 '더 라스트 리턴' 번역가, 이연주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작가 겸 연출가[사진=이채현 기자]

작품을 추천했다는 신혜빈 번역가는 “극장 취소표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주장하며 파멸로 가는 이야기를 담은 하나의 우화로 볼 수 있다. 이들의 다툼을 통해 권리와 권리투쟁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또 “블랙 코메디 형식의 극으로 무겁지 않게 함께 시작하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은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이연주 작/연출가의 신작으로 2019년 초연한 작품이다. 예술가로서 인간의 존재와 권리가 부정당함으로써 자기 존중을 상실하게 된 예술가의 투쟁을 다룬다.

이연주 작가겸 연출가는 “무대와 예술가는 실재이면서도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보여주고 증명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존재로 예술가를 상정했고, 그와 상호작용하며 구성된 세계는 무대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개개인과 사회와의 관계로 보셔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 연극 <크리스천스>는 미국 대형 교회를 배경으로 ‘믿음’에 대한 담임 목사와 부목사, 신도들의 갈등을 다룬다. 이들의 첨예한 갈등을 통해 믿음에 대한 권리와 다른 의견을 말할 권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왼쪽부터 신혜빈 연극 '더 라스트 리턴' 번역가, 이연주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작가 겸 연출가, 민새롬 연극 '크리스천스' 연출가 [사진=이채현 기자]
왼쪽부터 신혜빈 연극 '더 라스트 리턴' 번역가, 이연주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작가 겸 연출가, 민새롬 연극 '크리스천스' 연출가 [사진=이채현 기자]

민새롬 크리스천스 연출가는 “보편적 희곡 구조보다는 스피치의 형식으로 구도를 극대화 하면서 인물들간 역동적인 논리의 부딪힘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신앙에 대한 이야기지만 넓게 보자면 양분화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 속에서도 공동체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과 구성원들에게 마이크를 던져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문극장 기획전시 <우리는 개처럼 밤의 깊은 어둠을 파헤칠 수 없다>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반성하며, 우리가 관계를 맺고 있는 비인간 존재의 권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고사리, 권동현x권세정, 박화영, 엘리 허경란 작가가 참여하며 조각, 영상, 사진, 설치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강지웅 강연 프로그래머 [사진=이채현 기자]
강지웅 강연 프로그래머 [사진=이채현 기자]
장혜정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사진=이채현 기자]
장혜정 두산갤러리 큐레이터 [사진=이채현 기자]

장혜정 두산갤러리 큐레이터는 “전시 이름은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집 ‘개를 위한 노래’에서 인용했다”고 전하며 “인간은 자연 속 다양한 생명 가운데 하나다. 다른 생명의 시점을 고찰하며 인간중심적 사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강지웅 강연 프로그래머가 준비한 총 8회에 걸친 강연은 정치, 철학, 과학,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인권(아동권, 장애인권, 노동권)부터 동물권, 로봇권까지를 살펴본다.

△송지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인권의 미래’를 시작으로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의 ‘아동학대와 훈육의 경계’, △김도현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의 ‘장애학의 관점에서 본 장애인권’, △김대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양학부 교수의 ‘노동은 어떻게 권리가 되었는가’, △정희진 여성학자의 ‘인권, 다양성과 배려를 넘어서’, △박주연 변호사의 ‘동물의 권리와 동물법’, △권윤경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의 ‘노예, 권리를 빼앗긴 자들의 투쟁’, △전치형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 대학원 교수의 ‘로봇의 권리, 인간의 자리’ 등을 진행한다.

[사진=이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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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프로그래머는 “송지우 교수가 집필중인 ‘인권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강연할 예정이다”며 “송 교수의 강연으로 이어질 7개의 강연을 이해하는데 좋은 시작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두산인문극장 강연과 전시는 모두 무료이며, 공연 티켓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

공연은 각 프로그램에 따라 한글자막해설, 음성소개, 수어통역, 터치투어 등을 제공하고, 전시는 음성소개를 제공한다. 두산인문극장 지난 공연, 전시, 강연 프로그램은 두산아트센터 유튜브와 팟캐스트에서 다시 보고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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