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제1공장 내 냉각탑서 이물질 제거 작업중 낙하물에 맞아 사망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오염과 안전불감증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오염과 안전불감증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강민수 기자]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업계 및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2시 5분쯤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제련소 제1공장 내 냉각탑에서 이물질 제거 작업을 하던 A 씨(52)가 낙하물에 맞아 숨졌다.

사고는 A 씨가 냉각탑 내부 석고 제거 작업을 하던 중 벽체에 붙어 있던 석고가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직후 A 씨는 골반과 허리뼈 등 다발성 골절상을 입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노동부는 작업중지 조치를 내리고 원·하청업체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도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고 작업을 했는지 여부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영풍의 사망사건은 3개월만에 또 재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6일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유독가스 중독으로 사망했고, 3명은 입원치료를 받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경북경찰청은 지난 1월 4일 서울 강남구 영풍 본사와 봉화군 석포제련소 현장 사무실, 석포제련소 등 3곳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합동으로 압수수색했다.

같은달 9일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영풍 법인과 박영민 대표이사를 입건했다. 또 영풍 석포제련소장, 하청업체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번 사고로 1997년부터 올해까지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12명이다.

일각에서는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내부 현안에는 등한시했다는 비판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영풍은 1949년 고(故)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영풍기업사가 모태다. 영풍은 1970년 아연 제련소인 영풍 석포제련소를 세웠고, 1974년 자매회사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현재 영풍 석포제련소와 전자 계열사는 장씨 가문, 고려아연과 기타 비철금속 계열사는 최씨 가문이 경영을 맡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말부터 양 가문이 지분확보 경쟁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이 점화됐다. 고려아연 주총을 앞두고 영풍은 정기배당 안건과 정관변경 안건에 공식 반대 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이날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영풍 석포제련소 환경오염과 안전불감증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영풍석포제련소가 얼마나 위험한 공장인지 다시 확인하게 됐다"며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대기와 낙동강을 타고 확산하고 있으며, 노동자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제련소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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