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재점화"…코스피 3800선대 후퇴…투심 급냉

미 연준 경고에 글로벌 기술주 동반 약세, 반도체주 직격탄

2025-11-21     김호성 기자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김호성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발 AI 거품 우려가 다시 확대되며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엔비디아 실적 효과가 하루 만에 사라지면서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오전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기술주 약세와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며 출발부터 큰 폭으로 밀려났다. 코스피는 장 초반 3900선이 무너지며 3870대까지 밀려났고, 전날 1.92% 반등하며 다시 회복했던 4000선을 하루 만에 내줬다.

시장 안팎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고위 인사의 자산가격 경고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여러 자산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기준 대비 높다며 가격 급락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해 시장 불안을 키웠다.

전날 뉴욕증시는 AI 버블 논란이 다시 강하게 제기되며 나스닥지수가 2.16%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3.15%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77% 떨어져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부담을 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777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6155억원, 1450억원가량을 순매수하고 있어 수급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에서는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했다. SK하이닉스가 7%대 급락하며 52만원대로 밀렸고, 삼성전자도 하루 만에 10만원선을 다시 내줬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종목 대부분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삼성화재와 KT&G 등 일부 종목만 소폭 상승세다.

코스닥 역시 장 초반부터 약세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알테오젠, 펩트론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으며, 개인과 기관의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400억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72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글로벌 기술주에 대한 평가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는 당분간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