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규모에 관심 쏠리자…은행권 "방향성 중요"
하나 100조·우리 80조…3대 금융 “내부 논의 중”
[아시아에이=김충현 기자] '생산적 금융'에 투입할 금액을 정하지 못한 은행에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금액보다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으로 ‘생산적 금융’을 표방하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장들과 만나 “손쉬운 이자 장사로 이익을 냈다”고 비판하고 생산적 금융을 주문했다.
이후 은행권의 기업 대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하반기에만 대기업대출이 5조2734억원, 중소기업대출이 5조9801억원 늘었다. 상반기 대비 대기업대출은 두 배가량, 중소기업대출도 네 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금융권은 거액을 투자해 정부의 ‘생산적 금융’ 패러다임에 발맞추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총 10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우리금융그룹도 총 80조원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농협) 중 두 곳이 치고 나가면서 시선은 아직 금액을 밝히지 않은 3대 금융에 쏠린다. 이들은 이미 생산적 금융을 위한 협의체를 꾸리고 계획 발표를 위해 논의 중이다. 다만 외부의 시선이 3대 금융이 내놓을 금액에 집중되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 중이며, 준비가 되면 방향을 밝히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도 “아직은 논의할 조직이 구성된 단계이며, 최종 금액 발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금액보다는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방향성”이라면서 “어떤 방향으로 ‘생산적 금융’의 형태를 잡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