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수익 구조 전환·내부 안정 강화로 ‘반등 신호’

2025-10-15     김수빈 기자
[사진=OK저축은행]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OK저축은행이 상반기 실적 반등을 계기로 수익 구조 전환과 내부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벤처투자 확대와 함께 그룹 차원의 부실채권 정리, 정보보안·준법감시 체계 강화까지 병행되며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OK저축은행은 33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73억 원) 대비 353.4%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대출채권 매각 손실이 축소되고 유가증권 운용이익이 늘어난 것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이자이익 둔화에도 불구하고 비이자 부문에서 수익 구조 다변화에 성공하며 회복세를 입증했다.

특히 그룹 내부 환류 구조를 활용한 부실채권(NPL) 정리가 건전성 개선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 9월 25일과 30일 이틀간 609억7200만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OK에프앤아이대부(이하 OKFNI)에 양도했다.

신용대출 300억4700만원, 기업대출 309억2500만원 규모로, 올해 들어 계열사에 넘긴 부실채권은 총 2733억원에 달한다. 3월 984억원, 6월 1140억원에 이어 세 차례 연속 매각이 이어지며 부실 축소 속도를 높였다.

OKFNI는 그룹 내 부실채권 전문 관리회사로, 채권을 할인 매입해 추심 과정에서 회수이익을 얻는 구조다. 매입 자금은 OK넥스트·OK네트웍스 등 계열사에서 조달되며, 이자와 회수 수익이 다시 그룹 내부로 환류된다.

최근 몇 년간 매각 비중은 2021년 100%, 2022년 95%, 2023년 87%로 내부 처리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전체 매각액 5304억원 중 4053억원(76%)이 OKFNI에 집중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연속 매각은 지표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은 지난해 2분기 1조3776억원에서 올해 2분기 1조0490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NPL 비율도 11.99%에서 9.87%로 하락했다. 대출자산 리밸런싱과 내부 환류를 통한 손실 흡수 체계가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계열사를 통한 일관된 정리 라인이 구축돼 있어 시장매각 대비 속도와 유연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OK저축은행은 단기 실적 방어를 넘어 신성장 기반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벤처조합 결성 총액의 약 10%를 출자하며 AI·소부장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운용 성과뿐 아니라 협업 역량을 GP(운용사) 선정 기준에 포함시키며 중장기 네트워크를 확장 중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비주력 계열사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OK저축은행은 OKFNI 등 보유 중이던 부실채권 일부를 매각해 자산 건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금 132억 원을 상환 처리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지분 전환 대신 안정적 회수를 택한 것은 수익 실현과 위험 통제의 균형을 고려한 조치로 평가된다.

내부 체질 강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표이사 직속 정보보안부를 신설하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보안 교육을 시행하는 등 내부통제 체계를 고도화했다. 준법감시인 교체를 포함한 조직 재정비도 단행하며 내부 리스크 대응력을 끌어올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OK저축은행의 연쇄적 변화가 ‘체질 개선기’의 신호로 읽힌다. 금리 하락과 가계대출 둔화라는 외부 변수 속에서도 비이자 수익 다변화, 부실 축소, 내부 리스크 관리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며 안정적 성장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부실채권 관리 강화를 통해 재구조화 및 정상화에 힘쓸 예정이다. 또한 신규대출 및 투자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수익시장 발굴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