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자본건전성은 ‘양호’... PF 리스크 완화됐지만 구조적 불안은 여전
BIS비율 15.6%로 안정세 지속...PF 익스포저 20% 축소에도 질적 리스크 부담 남아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저축은행 업권이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과 함께 자본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며 일단의 안정을 찾았다.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 정리와 유상증자 확대로 자본적정성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PF 자산의 질적 리스크와 산업 편중이 지속되고 있어 구조적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NICE신용평가가 공개한 '저축은행 실적 반등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BIS자본비율은 15.6%로 전년 말(15.0%)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위험가중자산 축소와 순이익 회복이 맞물리며 자기자본이 늘어난 결과다. 특히 최근 3년간 자본비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등 업권의 리스크 흡수 여력은 과거보다 확연히 강화됐다. 과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5.6%까지 급락했던 BIS비율과 비교하면 현재의 수준은 ‘질적 안정 단계’로 평가된다.
자본 확충의 기반에는 대주주의 지원력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있다. 2022년 이후 업권 전반에서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어졌고, 감독당국은 PF 익스포저 관리 강화와 충당금 적립률 상향을 병행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로 개별 저축은행의 부실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부동산PF 익스포저는 2025년 6월 말 기준 3.5조 원으로 전년 말(4.3조 원) 대비 약 20%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율도 71.3%에서 56.6%로 낮아졌다. 브릿지성 토지담보대출 중심의 고위험 자산 정리가 진행된 덕분이다.
다만 PF대출의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개선세가 더디다. 요주의 이하 여신비율은 19.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0%로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지방 사업장 중심의 브릿지론 잔존 물량은 여전히 잠재부실로 남아 있으며,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재차 부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PF 리스크의 양적 규모는 상당 부분 축소됐지만, 질적 리스크는 여전히 완화되지 않았다”며 “건설·부동산업에 집중된 대출 구조가 지속되는 한 경기 충격 시 자산건전성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만 현재 자본적정성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견조하다”며 “규제 체계 강화와 대주주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업권의 기초 체력은 한층 단단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