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단지, 수도권 청약시장 핵심 변수 부상

평균 분양가 상승세 지속...상반기 청약경쟁률 상위 80% 분상제 단지

2025-10-08     김수빈 기자
전국 아파트 청양경쟁률(좌), 올해 8월 아파트 분양가(우) 인포그래픽. [사진 = 더피알]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 단지가 청약시장의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실수요자들의 청약 수요가 집중되고 있으며, 상반기 경쟁률 상위 단지 대부분이 분상제 적용 사례로 집계됐다.

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2025년 8월 말 기준 수도권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915만원으로 전월 대비 0.27%, 전년 동월 대비 6.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4684만원으로 전월 대비 3.09%, 전년 동월 대비 8.64% 올랐다. 경기도는 2241만원으로 전월 대비 0.66%, 전년 동월 대비 5.31% 상승했다.

분양가 상승은 건축비·토지비 인상과 함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수요자 부담 확대와 맞물려 있다.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했고,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부담이 증가한 상황에서 분상제 단지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시장에서의 성과도 분상제 단지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인포가 상반기 청약통장 접수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평균 청약 경쟁률 상위 10곳 중 8곳이 분상제 단지였다.

서울의 ‘래미안원페를라’는 151.6대 1로 1위를 기록했으며, 충북 ‘청주테크노폴리스아테라2차’는 109.6대 1로 뒤를 이었다. 경기도에서는 ‘동탄포레파크자연앤푸르지오’ 68.6대 1, ‘동탄꿈의숲자연&데시앙’ 37.8대 1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분상제 단지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10월 분양 예정인 ‘김포풍무호반써밋’은 전용 84·112·186㎡, 총 956가구 규모로 김포 풍무역세권 B5블록에 들어선다.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단지는 전용 84㎡ 이상 전 세대를 4베이 위주로 배치했고, 일부 112㎡는 5베이 구조를 적용했다. 최상층 186㎡는 테라스형 펜트하우스로 공급된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드 서초’(1,161가구 중 56가구 일반분양),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2,400여 가구 중 약 200가구 일반분양)가 분양에 나선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서도 구리 갈매역세권 A1블록 신혼희망타운(461가구), 남양주 왕숙지구 A1·B2블록(각 139가구, 193가구 일반분양) 등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자금 마련 부담이 큰 상황에서 분양가 부담이 적고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상제 단지로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시장 속에서 내 집 마련과 자산 증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합리적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