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 이하 캐피탈, PF 축소에도 회사별 건전성 격차 뚜렷

메리츠·한투 고위험 노출, 롯데·애큐온 안정적 방어

2025-08-19     김수빈 기자
[사진 = 뉴스1]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A급 이하 캐피탈사들이 부동산PF 구조조정을 통해 익스포져를 줄였지만, 남아 있는 위험부담에 따라 회사별 성과와 건전성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19일 한국신용평가가 공개한 '캐피탈업 Peer Report: A급 이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본PF/자기자본 비율이 59.9%였던 Peer 평균은 2025년 3월 55.3%로 소폭 개선됐다.

같은 기간 브릿지론/자기자본 비율도 23.5%에서 22.8%로 낮아졌다. 대손부담률은 1.5%에서 1.0%로 줄고, 총자산이익률(ROA)은 0.6%에서 1.1%로 회복되는 등 전반적인 지표는 개선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개별사별로 들여다보면 상황은 크게 엇갈린다.

메리츠캐피탈은 업계 내 부동산 익스포져가 가장 두드러졌다.

본PF/자기자본 비율이 107.1%로 100%를 초과하며, 브릿지론/자기자본 비율도 14.9%에 달한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4.7%로 Peer 평균(10.5%)을 크게 웃돌고, 연체율 역시 5.5%로 높은 수준이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3%를 유지했지만, 전반적인 건전성 부담이 큰 상태다.

Peer 수익성 지표 추이. [사진 ='캐피탈업 Peer Report: A급 이하' 보고서 발췌]

반대로 롯데캐피탈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본PF/자기자본 비율이 52.9%, 브릿지론/자기자본 비율이 7.3%로 동종사 대비 낮고, '요주의이하'여신비율 5.1%, 연체율 1.4%에 불과하다.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2.0%로 Peer 그룹 평균을 상회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건전성 지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PF 관련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브릿지론/자기자본 비율이 52.0%로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연체율은 5.3%에 달해 부동산 경기 민감도가 그대로 드러났다. 총자산이익률(ROA)는 1.3%에 그쳐, 수익성 측면에서도 개선 여력이 제한적이다.

애큐온캐피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본PF/자기자본 비율이 43.9%에 불과하고,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6.6%, 연체율 2.3% 수준이다. 총자산이익률(ROA)은 0.9%로 낮지만, 타사 대비 리스크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아이엠캐피탈은 PF와 브릿지론 비율이 각각 30.4%, 10.5%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 7.9%, 연체율 3.9%로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범위에 있으며, 총자산이익률(ROA)은 1.4%로 무난한 수준이다.

MG캐피탈은 고위험 신호가 뚜렷하다. 본PF/자기자본 비율은 44.4%, 브릿지론/자기자본 비율이 29.9%에 달하며,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9.8%로 동종사 중 최상위권이다. 연체율은 4.9% 수준이고, 총자산이익률(ROA)은 -1.0%로 적자 상태다. 부실자산 정리와 자산재구성이 시급하다.

키움캐피탈은 본PF/자기자본 비율이 68.2%, 브릿지론/자기자본 비율이 17.0%로 높은 편이지만,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6.8%, 연체율은 1.5%로 비교적 안정적이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5%를 기록해 수익성은 유지됐다.

무림캐피탈은 건전성 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다. 본PF/자기자본 비율은 17.1%에 불과하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6.0%, 연체율은 13.3%에 달한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9%로 수익성도 크게 훼손돼 사실상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PF 축소로 단기 지표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메리츠·MG·무림 등은 여전히 PF와 브릿지 대출 비중이 높아 위험이 집중돼 있다.

반면 롯데, 애큐온, 에코 등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상대적 안정성으로 방어력을 갖춘 모습이다. 향후 신용도는 부실 PF 정리 속도, 개인·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추이, 대손충당금 관리 역량에 따라 크게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