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서울 부동산 급랭...압구정 구현대 10억 급락 ‘충격’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이재명 정부가 지난달 27일 단행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여파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상징적 지역인 압구정 아파트에서는 지난 7일 10억원 넘게 빠진 거래가 성사되며 시장 충격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27일~7월 3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77건으로, 직전 주(1,629건) 대비 약 65% 감소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115건에서 26건으로 77%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거래 금액 역시 6319억원에서 2073억원으로 67% 줄었다.
시장 냉각의 상징적 사례는 압구정동 구현대3차 아파트다. 최근 108㎡형이 시세(60~63억원) 대비 10억원 이상 빠진 53억원에 거래됐다. 거래 공고 후 30분 만에 계약이 성사됐을 정도로 급매물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50억원대 후반에서 60억원대 초반을 유지하던 매물이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 같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 급락 이후 추가 대책 강도가 예상보다 약하면 다시 매수세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규제 직전 주 0.43%에서 0.40%로 소폭 둔화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를 핵심으로 한 부동산 정책 방향을 밝혔다. 정부는 향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확대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대출 규제 등 추가 금융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규제를 시작으로 공급과 금융 규제를 병행해 시장 체질 개선까지 나선다면 장기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 규제에 그친다면 다시 투기 수요가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울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추가 규제 방향과 공급 정책의 실행력에 따라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당장의 급락세를 ‘정책 효과’로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