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2024 ⑦ 증권] 밸류업·금투세에도 2400선 붕괴...양극화 속 증권사 출범

밸류업, 금투세 폐지…국내 증시 2400 붕괴 증권사간 양극화 심화…중소형 증권사 개편

2024-12-24     이수현 기자

올 한 해 우리나라의 주요 경기지표가 하락한 가운데 대기업들의 실적도 부진을 겪는 모습입니다. 이에 저마다 생존 전략을 발표하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아시아에이는 경제, 산업계 전반에 걸쳐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아시아에이=이수현 기자] 올 한 해 국내 증시 및 증권업계는 다사다난했다.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일환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금투세를 폐지했다. 올해 증시는 이러한 노력이 무색하게 2400선이 무너졌다.

또 증권업계에서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실적 차가 극명했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들은 기업 인수합병(M&A)과 편입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코스피 2400선 붕괴 [사진=뉴스1]

◇밸류업, 금투세 폐지…국내 증시 2400 붕괴=올해 2월 정부는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지난 5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들은 △핵심지표 설정 △중장기 목표 수립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연구개발(R&D) 투자 등의 계획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지난 9월에는 시장대표성과 수익성, 주주환원 기준 등을 충족한 기업을 편입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선보였다.

또 따른 국내 증시 살리기 일환으로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도 폐지했다. 지난 10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275명 중 찬성 204명, 반대 33명, 기권 38명으로 통과시켰다.

금투세는 상장주식에서 5000만원, 기타 금융상품에서 250만원 이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 초과 소득의 20~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게 골자다.

해당 법이 폐지된 원인으로는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금투세까지 시행하면 한국 증시가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도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계엄·탄핵정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킹달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트럼프 당선 등 외부 불안감도 한 몫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코스피는 2360.5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최고 2896.43까지 갔으나 2400선도 무너진 상황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미국 증시로 투자처를 옮겼다. 실제로 개인투자자 비중은 지난해 말 62.37%에서 이달 20일 기준 41.87%로 20.5%p 줄었다. 

이와 관련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계엄령 사태까지 겪어 투자심리가 웬만해선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억눌려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1]

◇증권사간 양극화 심화=올해 증권사는 실적이 회복되는 한편 양극화는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3분기 증권사 61곳의 순이익은 1조8102억원으로 전년 동기(8959억원) 대비 102% 증가했다. 다만 대형증권사와 중소증권사 간의 실적이 극명하게 차이났다. 

우선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들은 3분기까지 9000억원~1조원대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3분기에 누적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고 △삼성증권 9949억원 △키움증권 9180억원 △미래에셋증권 9145억원을 달성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메리츠증권 7447억원 △KB증권 7355억원 △NH투자증권 7339억원으로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기자본이 3조원 미만인 중소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중소증권사(비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6%나 감소했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PF 관련 대손비용 충당 리스크를 피할 수 없었고 부진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한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돼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형사는 우수한 자본력과 영업 기반으로 실적이 크게 회복됐지만, 중소형사는 경쟁력에 밀린 상태다.

[사진=우리투자증권]

◇중소형 증권사 개편=중소형 증권사들이 기업 인수합병과 편입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8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시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초대형 투자은행(IB)’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총 1조2000억원의 자기자본으로 증권업계 18위의 중형 증권사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완료 예정이던 투자매매 본인가를 신청도 하지 못했다. 투자매매업 승인이 없으면 IB과 기업공개(IPO)와 같은 업무를 할 수 없기에 사실상 5개월째 개점휴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범 LG가(家)이자 재계 서열 16위인 LS그룹에 편입되면서 LS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더불어 사명을 변경한 후 조직개편을 단행해 기업금융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변경했다.

기업금융 조직을 IB1 사업부로 격상시키고, 산하에 기업금융본부와 종합금융본부를 편제했다. 기존 IB(기업금융) 사업부는 IB2 사업부로 재편하고 부동산 금융 업무를 전담할 예정이다. 

한양증권은 지난 9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KCGI에 인수됐다. OK금융그룹과 메리츠증권 등이 핵심 출자자로 참여했으며 내년쯤 대주주 승인 심사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