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5 13:12  |  아트&아티스트

퍼포먼스를 바라보는 4가지 시선... 서울시립미술관 '하나의 사건'展

하나의 사건(This Event)展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2020. 8. 12 - 11. 15
라이브 퍼포먼스, 설치, 조각, 회화, 영상 등(40여 점)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시각예술의 주요 장르인 '퍼포먼스'를 이해하고 경험 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동시대적 퍼포먼스에 주목하는'하나의 사건(This Event)'전을 8월 12일(수)부터 11월 15일(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 3층 전시실과 세마휴(전시동 옥상)에서 전시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아직은 생소한 " ‘동시대 퍼포먼스’를 이해하고 고민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2020년 전시의제로 ‘퍼포먼스’를 선정했다"고 전시의 의미를 전했다.

이번 전시 '하나의 사건'은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 시각예술계에서 비물질적이고 일시적으로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퍼포먼스의 특성에 대한 논의에 어떻게 대응하고 반응해야 할지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미술관은 퍼포먼스 장르를 다각도로 살펴보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정현, 김해주, 서현석 기획자를 이번 전시의 공동기획자로 초청하여 ‘기록, 현장, 시간, 신체적 현존’이라는 네 가지 개념으로 장르에 접근했고, 전시는 '부재의 현장성', '마지막 공룡', '무빙 / 이미지', '이탈'로 크게 네 개 구성으로 기획되었다.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립미술관 '하나의 사건'展 포스터 / 사진=SeMA

■ '하나의 사건'展 전시 구성

퍼포먼스는 1960년대 이후 '지금 여기'라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건'형식의 낯설고 실험적인 예술이었다. 사건을 발생시키는 예술가의 행위와, 현장을 목격하고 개입하는 관람객의 참여는 퍼포먼스를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그 모두는 완료와 동시에 과거의 시간 속으로 기억과 경험을 남기고 사라진다. 이러한 퍼포먼스의 일회적이며, 탈 물질화된 특성은 시간의 유한함에서 근원하는 가치를 부여 받으면서도 동시에 시간의 한계와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하나의 사건>전은 퍼포먼스에 내재한 여러 층위의 특성들을 통해 퍼포먼스를 다루는 시각예술에서의 다양한 시도와 소통방식을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가 전반적으로 비대면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현장 경험에 가치를 부여해왔던 퍼포먼스를 주목하는 전시를 개최하게 되었다. <하나의 사건>전은 퍼포먼스라는 장르 특성에 대한 탐구, 비물질적인 예술을 전시화하기 위한 방식,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퍼포먼스를 향유하는 양상들을 모두 포함한다.

이번 전시는 김정현 김해주 서현석 초청 기획자와 함께 퍼포먼스를 바라보는 4가지 주제로 ‘기록, 현장, 시간, 신체적 현존’ 이라는 관점에 주목하여 전개하였다.

'부재의 현장성'에서는 신체적 참여와 시간의 유한성이라는 특성에 배치되는 스코어, 지시문, 기록과 같은 퍼포먼스의 흔적들을 통해, 각각의 역할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퍼포먼스 구조 내에서 기록과 라이브 퍼포먼스와의 유기적인 관계 및 지속적으로 변주 가능한 저장소로서 역할을 가늠하고자 하였다.

'마지막 공룡'에서는 멸종위기에 몰린 ‘공룡’으로 은유된 물리적 참여에 의문을 가지고 퍼포먼스에서 비가시적인 요소들과 물리성을 교차시키며 퍼포먼스에 기대하는 지점과 그것을 빗겨나가는 경계를 보여준다. 전시라는 형식 속에서 드러나는 ‘현장성’의 한계와 마지막까지 남게 되는 퍼포먼스의 요소를 탐구한다.

'무빙 / 이미지'에서는 관람객의 인지 작용에 의해 시간과 공간 속에서 회화, 조각, 설치 등이 움직일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한다. 신체성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각각의 단절된 이미지가 획득한 운동성으로 이루어진 퍼포먼스의 새로운 형태를 제안한다.

'이탈'은 장소 성격에 따라 구분하였던 블랙 박스와 화이트 큐브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VR을 통해 퍼포먼스의 새로운 현장에 관객들을 초대한다. 미술사에서 언급되는 퍼포먼스를 가상현실 속에서 재해석하며, 과거 ‘물리적’ 신체성을 통해 전복시켰던 기존 가치들을 오늘날 테크놀로지로 창조한 가상세계에서 구현한 현존의 모호함으로 우리의 신체와 인식을 흔들어 놓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록과 라이브'(부재의 현장성), '현장성과 수행성'(마지막 공룡), '시간성과 운동성'(무빙 /이미지), '신체성과 현존'(이탈)이라는 서로 교차되거나 대립하는 상호 연관 개념들을 통해 퍼포먼스에 내재한 다양한 의미들을 동시대적 시각에서 탐색하고자 한다. <하나의 사건>을 경험한 후 관객들은 전체 구조 안에서 서로를 드러내며 보완하는 얼개를 지나쳐 왔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아직까지 퍼포먼스가 낯선 관객들이 다채로운 체험을 하면서 퍼포먼스와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시립미술관 하나의 사건(This Event)展 전시 서문 중 발췌

▲ 섹션 소개

섹션 1 | 부재의 현장성 (강세윤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참여 아티스트 : 최윤석, 아트 인큐베이터, 정아람, 권령은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권령은 'DDR(Dance Demands Rhythm)' 퍼포먼스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아트 인큐베이터, '스코어 게임-눈, 귀, 기타 등등', 2020,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사운드, 그래픽 디자인, 가변크기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최윤석, '얼굴을 기다리며(서울시립미술관에서)', 2020, 라이브 스트리밍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정아람, 퍼포먼스 및 영상 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기록은 라이브 퍼포먼스의 복제물로 여겨지거나, 스코어 지시문 등은 예비 단계로 간주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기록은 휘발되는 경험을 붙잡고, 재연과 재현의 원본이 되며, 때로는 연구의 자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재생 가능한 기록은 일시적인 퍼포먼스라는 장르를 보완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부재의 현장성'에서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그 이전과 이후 기록들의 상호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라이브 퍼포먼스에 집중되어 왔던 가치와 의미를 기록물까지 확장하고자 한다.

섹션 2 | 마지막 공룡 (김정현 초청 기획자)

참여 아티스트 : 디오라마비방씨어터_송주호, 윤지영X스티븐 콱, 조현아, 지아지아 치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디오라마비방씨어터 송주호, '엔조이! 토탈 인터미션', 2020, 시노그래피 및 퍼포먼스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윤지영 X 스티븐 콱, '온힘을다해', 2020, 설치 및 퍼포먼스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조현아, '노와', 영상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지아지아, 조각 '망가트리려던게아냐'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미술관에서 퍼포먼스란 무엇인가? 미술관은 일시적인 퍼포먼스를 위한 무대를 (왜) 제공하는가? 온라인이 물리적 현전, 만남, 대화를 대체하는 가운데 미술관은 그것의 전송 전후에 남은 무언가를 위한 마지막 플랫폼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퍼포먼스의 오랜 이상대로, 예술과 관객의 신체적 공동 현존을 바탕으로 상호주체성을 추구하기 위해서인가? 그런데 동시대의 퍼포먼스-전시에 내재한 회의로 인해 눈앞에 보이는 것은 생각만큼 투명하지 않다. 확고한 신념은 절대적 부정만큼 부동의 것이라, 당대의 회의는 동요와 혼란과 두려움을 끌어안고 움직인다. <마지막 공룡>은 깊은 회의의 수행적 퍼포먼스다.

섹션 3 | 무빙 / 이미지 (김해주 초청 기획자)

참여 아티스트 :구민자, 김동희, 로리 필그림, 민구홍 매튜팩처링, 박민희, 박아람, 알렉스 체케티, 정서영, 주앙 도스 산토스 마틴스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김동희, '시퀀스 타입:2', 2020, 설치 알루미늄, 폴리카보네이트, 480x480x540cm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박민희, '마음 닿지 않는 곳에', 2016-2020, 철제, 흙, 식물, 사운드 설치, 가변크기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구민자, '42.195 I'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로리 필그림, '소프트웨어가든', 영상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민구홍, '까닭', 설치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알렉스 체케티, '노래하는 선', 설치전경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정서영, 영상작품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주앙 도스 산토스 마틴스, '코레오그래피', 퍼포먼스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 무빙 / 이미지 '는 전시이자 퍼포먼스이다. 퍼포먼스는 시간 위에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시간성을 지시하는 작업과 사건이 발생하는 풍경을 병치하면서 전시와 퍼포먼스를 겹쳐서 바라본다. 사건의 모습은 다양하다. 사람의 움직임이나 목소리가 공간에 만드는 변화, 공간의 물리적 환경에 따른 상태의 변화이기도 하며, 수행적 텍스트를 통해 연상 속에 발생하는 이미지와 움직임이기도하다. ‘시간’과 ‘사건’ 두 축으로 구성되는 '무빙 / 이미지'는 조각, 설치, 영상, 웹, 춤, 음악 등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 아홉 명의 작가들의 참여로 만들어졌다. 이들의 작업은 형태나 서사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표시하기도 하고, 관람자의 참여를 통해 상상적, 물리적 움직임을 만드는 등 이야기와 감각을 오가는 복합적 풍경을 구축한다.

섹션 4 | 이탈 (서현석 초청 기획자)

참여 아티스트 :서현석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서현석, '이탈5', VR, 2분 / 사진=Courtesy of artist, SeMA

'이탈'은 ‘혁명적 신체’의 유령을 가상현실의 유령 영역으로 불러들인다. 두 무대로 나뉘는 전시는 신체를 활용했던 열 작품을 화두로 삼아 신체 위기 시대에 변형되는 ‘여기’와 ‘지금’의 조건들을 탐색한다. 신체의 즉각적인 현전을 직면하고 구축하고 세공했던 고전적인 기존 작품들을 변용하여, 그들이 제기했던 문제의식을 물성 없는 중간계로 끌어들인다. 재연도 아카이빙도 아닌 이 영역은 차라리 원형의 중첩된 그림자들이 아른거리는 플라톤의 동굴에 가깝다. 어둠 속에 방치된 이상은 본질이 변형된 상태다. 아니, ‘본질’이란 게 원래 있기는 했었던가?

■ 퍼포먼스 일정표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시립미술관 '하나의 사건'展 퍼포먼스 일정 / 자료=SeMA

전시에는 작가 18명의 40여 작품이 소개되고 전시 기간 중에는 100여 회의 현장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현장 퍼포먼스 중 일부는 미술관 인스타그램(@seoulmuseumofart) 계정의 라이브 스트리밍과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코로나 시대 자가 격리 중 관객의 소환으로 퍼포먼스를 펼치는 작가 스티븐 콱의 작품 '컨택'을 통해 사회상황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예술 장르로서 퍼포먼스를 경험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하루 동안 전시의 모든 현장 퍼포먼스를 경험할 수 있는 '뮤지엄나이트' 행사가 8월 28일 금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뮤지엄나이트'는 서울시가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계속된 장마로 지친 시민들을 문화로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문화로 토닥토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준비되었다. 퍼포먼스 일정은 미술관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백지숙 관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생겨난 불확실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이러한 시대에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지에 관한 고민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아직 외부 활동 등 전시 관람을 망설이거나 외출이 어려운 미래 관람객을 위해서 미술관을 어떻게 사회 및 시민과 연결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하여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시스템을 통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회차당 60명이 예약가능하며, 열화상 카메라를 통한 발열체크 후 전시장에 입장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전화 : 02-2124-8800).

Asia Arts가 제공하는 뉴스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반론·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저작권자 ©아시아에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sia Arts Focus

Asia Arts TV

인터넷신문위원회

Asia Arts TV

인기 뉴스

Editor’s Pick

뷰티&패션

Art & Artist

라이프

생활경제 | 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