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글로벌 자주포 시장 50% 이상 차지
K9A1, 보조동력장치(APU) 새롭게 탑재...K9A2 개발 중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아시아에이=이조은 기자] K-방산을 이끌어 온 한화디펜스 ‘K9자주포’. 최근 폴란드와 3조2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K-방산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1998년 개발된 K9 자주포는 2001년 터키에 기술이전을 통한 현지 생산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폴란드와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등 8개국과 완제품 수출, 현지 생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출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군 운용 K9 자주포를 포함해 전 세계 7개 나라에서 1700여 문이 운용되고 있다. 이는 2000년 이후 글로벌 자주포 시장(궤도형, 차륜형 포함)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향후 호주와 이집트, 폴란드에서 K9 자주포가 전력화될 경우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 대상 신규 수출 마케팅과 기존 구매국들의 추가 도입도 추진되고 있어 K9 자주포의 ‘글로벌 넘버원’ 입지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 K9 자주포, 화력·방호력·기동력 삼위일체 갖춘 무기체계=K9 자주포는 지난 1998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 완료한 무기체계다. 압도적인 화력과 높은 기동성 및 생존성을 갖췄다.

K9 자주포는 구경 155mm, 52구경장으로 길이 8m에 달하는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최대 사거리가 40km에 달한다. 자동화된 사격통제장치를 탑재해 급속 발사 시 15초 이내에 초탄 3발을 발사할 수 있다. 3분간 분당 6~8발, 1시간 동안 분당 2~3발의 사격이 가능하다.

또 K9 자주포는 1000마력의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대 67km까지 달릴 수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고강도 장갑판이 적용돼 적 포병화력의 파편이나 중기관총, 대인지뢰 등에 대한 방호력을 갖추고 있다. 화생방전 대응능력까지 갖춰 생존성을 보장한다.

우리나라처럼 산악지역이 많은 지형부터 평원, 설원, 정글, 사막 등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이 가능한 기동력을 보유했다. 아울러 사격 후 신속한 진지변환(Shoot & Scoot) 전술 운용에 최적화됐다. 진지변환은 멀리 떨어져 있는 적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고 신속히 다른 장소로 이동해 다시 사격하는 일종의 ‘치고 빠지기’ 전술이다.

K9A1 성능개량 [사진=한화디펜스]
K9A1 성능개량 [사진=한화디펜스]

◇ K9 자주포 개발 지속...K9A1, 보조동력장치(APU) 새롭게 탑재=K9 자주포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K9A1은 지난 2018년부터 실전에 배치되고 있다. K9A1 자주포는 주 엔진의 가동 없이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보조동력장치(APU)를 새롭게 달았다.

조종수 야간잠망경을 ‘열상형’으로 바꿔 주야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자동사격통제장치도 업그레이드돼 실시간 탄약현황 관리 등 운용성과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K9 자주포의 실질적인 차세대 버전은 ‘K9A2’ 모델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K9A2 핵심 기술인 ‘고반응화포’ 연구개발은 지난 2016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해 지난해 8월 마무리됐다.

K9A1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K9A1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고반응화포 기술은 탄약장전을 100%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자동화포탑을 탑재해 분당 발사속도를 현재(분당 6발)보다 1.5배가량 높이기 위한 것이다. 현재는 포탄을 포신 약실(포미 입구)까지 이동시키는 송탄과 장전이 반자동으로 이뤄지고, 장약의 장전은 승무원이 직접 하는 수동체계가 적용됐다.

고반응화포 기술이 적용되면 포탄과 장약의 장전 기능이 완전 자동화된다. 병력운용 소요가 줄어들고 △전기식 포/포탑 구동장치 △K-6 원격무장 △경량화궤도 △냉방장치 △자동소화장치 등을 추가해 병사들의 편의성과 생존성도 높일 수 있다.

3차 성능개량은 K9A2를 기반으로 자주포 사거리를 대폭 늘리고 첨단 무인화 기술을 접목해 원격기동 및 사격, 유무인 복합 운용이 가능한 K9A3 버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후 AI 기반 사격통제 및 무인 운용이 가능한 미래형 자주포를 개발하는 로드맵도 마련돼 있다.

폴란드 모롱크시 소재 기계화부대에서 열린 K9자주포 계약식에서 한화디펜스 손재일 대표이사(우)가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화디펜스]
폴란드 모롱크시 소재 기계화부대에서 열린 K9자주포 계약식에서 한화디펜스 손재일 대표이사(우)가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국방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화디펜스]

◇ K9 자주포 글로벌 입지 강화...폴란드와 대형 규모 계약=한화디펜스는 지난달 26일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155미리 탄약류 등을 공급하는 3조 2000억원 규모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금번 계약은 지난 7월 27일에 폴란드와 맺은 Framework 계약을 토대로 수출 대상 장비의 수량과 금액, 납품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1차 실행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디펜스는 2026년까지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순차적으로 납품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전체 K9 자주포 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며, '2차 실행계약'도 앞두고 있다. 현재 52% 수준인 K9 자주포의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디펜스는 이미 NATO 회원국 4개국(튀르키예, 폴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과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NATO 동맹 핵심인 영국과 미국의 자주포 사업에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영국 기동화력체계 사업에 탄약장전이 완전자동으로 이뤄지는 자동화포탑이 탑재되는 최신 K9A2 자주포를 앞세워 경쟁에 나선다. 미국 사거리연장 자주포 사업에도 K9A2의 핵심기술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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