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실시된 20일 수험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명지중·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제공)
2022년 2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실시된 20일 수험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명지중·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1. 지난 2017년 재직기간 5년 미만 퇴직 공무원의 숫자는 5181명이었으나 2021년에는 1만 693명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공무원을 희망하는 수험생의 경쟁률도 9급 기준 29.2 대 1로 2011년(93.3 대 1)에 비해 30% 수준으로 낮아졌다.

#2. 2021년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만 13~34세가 가장 근무하고 싶은 직장은 공기업이 아닌 대기업으로 나타났으며 이 조사에서 공무원이 1위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2006년 이후 15년 만이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해도 '신의 직장'이라 불리며 취업준비생을 양산해 온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그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떨어진 이유는 뭘까?

젊은이들이 공무원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낮은 연봉과 높은 업무강도, 보수적인 조직문화와 공무원을 바라보는 비(非)공무원들의 인식이다.

먼저 낮은 연봉이 걸림돌이다. 인사혁신처가 밝힌 올 해 9급 1호봉 월급은 168만 원 6500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으로 큰 메리트로 다가왔던 공무원 연금도 지속적으로 개혁을 통해 큰 폭으로 낮아져 이 정도 월급으로는 워라벨을 정상적으로 누리고 살기에는 어려워졌다.

서울 관악구 신사동주민센터의 모습 (뉴스1 제공)
서울 관악구 신사동주민센터의 모습 (뉴스1 제공)

두 번째로는 높은 업무 강도와 보수적인 조직문화다.

공무원의 업무 강도는 타 대기업과 대비해 적은 편이 아니다. 물론 맡은 바 역할과 조직 내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소위 상사에게 찍히게 되면 업무량은 급증하게 된다.

이러한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정착된 가장 큰 이유는 업무평가를 직장 상사가 한다는 점이다. 일부 공무원들은 개인의 능력보다는 직장 상사에게 얼마나 잘 보이느냐가 진급의 척도가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온다.

필자의 지인 역시 늦은 나이에 지난 2011년 공무원 9급 시험에 합격, 모든 이들의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 되어 떠났지만 취업 후 높은 업무 강도와 보수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수년간 치료를 받고 있다.

마지막 문제는 일반 대중들이 보는 공무원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여전히 공무원 연금이 국민연금 가입자보다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비공무원 국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공무원연금 정부 보전액도 2022년 4조 원을 넘을 예정이고 이대로 가면 2060년에 공무원연금 적자 규모는 21조 40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에게는 '철밥통', '고액 연금 수혜자'라는 딱지가 붙어 '도대체 뭐하는데 그렇게 연금을 많이 수령하느냐', '내돈으로 너희들 월급 주는 것 아니냐'라는 주홍글씨가 씌워져 일부 비공무원 국민들은 개인의 감정을 공무원들에게 쏟아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로 MZ세대들은 조금 더 자유로운 문화와 높은 보수의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MZ세대의 성향과 공무원 조직문화는 상당부분 다르다. MZ세대들은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지금 당장의 현실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성향으로 인해 조직에 충성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가 먼저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결국 이러한 사고방식의 변화로 더 이상 공무원은 그 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게 됐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9급 공무원 시험일을 앞두고 자습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공무원시험 준비 학원에서 수험생들이 9급 공무원 시험일을 앞두고 자습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공무원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정해져 있다. 지금의 낮은 보수를 상향시키고 대신 연금제도를 손보아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낮추고 조직문화 개편의 가장 큰 걸림돌인 업무평가에 대해서도 수직적인 시스템보다는 수평적인 시스템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

저작권자 © 아시아에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