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자랜드 파워센터 용산점, ‘HTC 바이브 가상체험존’ 오픈
HTC 바이브 첫 VR 글래스 ‘바이브 플로우’ 체험 가능

전자랜드 파워센터 용산IT점 3층에 'HTC 바이브' 가상체험존이 마련됐다. [사진=이조은 기자]
전자랜드 파워센터 용산IT점 3층에 'HTC 바이브' 가상체험존이 마련됐다. [사진=이조은 기자]

[아시아에이=이조은 기자] #. 으아아악!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에 올라갔는데 갑자기 대형 거미가 나왔다. 성인 만한 거미가 달려들자 순간 놀라 비명을 질렀다. 고층에서 떨어지니 충격이 몸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VR 체험 기기 ‘HTC 바이브 프로2’를 끼고 게임을 시작한 지 3분 만에 기기를 벗고 숨을 골랐다. 살짝 어지럽기까지 했다.

23일 오전 전자랜드 파워센터 용산IT점에 VR 기기 ‘HTC 바이브(VIVE)’ 체험 매장을 찾았다. 본관 3층에 고사양 제품들이 모인 IT매장에 가보니 각종 과자를 배달하는 서빙로봇과 방역로봇을 지나 HTC 바이브에서 새로 나온 ‘바이브 플로우(VIVE Flow)’ 체험존이 있었다.

바이브 플로우는 HTC 바이브가 지난 22일 국내에 첫 출시한 VR 글래스 신제품이다. 헤드셋이 아닌 ‘VR 글래스’라는 이름답게 안경처럼 간편하게 착용한 채로 사용할 수 있다. 가벼운 189g 무게에 안쪽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눈금이 있다. 근시를 보정할 수 있는 디옵터 다이얼이 장착돼 안경을 벗고서도 선명하게 화면을 볼 수 있었다.

VR 글래스 '바이브 플로우'. 안쪽에 근시를 보정할 수 있는 디옵터 다이얼이 장착됐다. [사진=이조은 기자]
VR 글래스 '바이브 플로우'. 안쪽에 근시를 보정할 수 있는 디옵터 다이얼이 장착됐다. [사진=이조은 기자]

바이브 플로우는 본체가 가벼운 대신 배터리가 기기에 내장돼 있지 않아 보조배터리와 연결해 작동해야 한다. 귀를 거는 부분에 내장 스피커가 달려 있으며 블루투스 이어폰 연결도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바이브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게임, 풍경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스마트폰 자체가 컨트롤러가 되어 준다. 게임을 시도해 봤지만, 역시 게임에는 똥손인지 난이도 하인 애벌레도 못 잡고 버벅대다가 풍경 체험으로 갈아탔다.

풍경 체험 코너에서 각종 테마를 눌러보니 눈앞에 사막, 숲, 항구 도시 등 다양한 환경들을 180도 반경으로 볼 수 있었다. 정말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은 환경에 연신 “신기하다! 진짜 보이네요”라는 말을 내뱉자 지나가던 시민도 자기도 체험해 보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넷플릭스, 왓챠 등 각종 OTT 및 유튜브 등 콘텐츠도 즐길 수 있었다. 화면 외에 다른 시야를 차단해줘 마치 영화관에 온 듯했다.

가격은 출고가 기준으로 69만9000원이다. 7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장난감이라니, VR 기기 마니아라면 도전해볼 만한 것 같다.

‘HTC 바이브 프로2’ 풀 키트 버전은 전용 헤드셋에 전용 VR컨트롤러 두 개를 무기처럼 쥐고 게임을 할 수 있다. [사진=이조은 기자]
‘HTC 바이브 프로2’ 풀 키트 버전은 전용 헤드셋에 전용 VR컨트롤러 두 개를 무기처럼 쥐고 게임을 할 수 있다. [사진=이조은 기자]

다음으로 체험해 본 ‘HTC 바이브 프로2’ 풀 키트 버전은 전용 헤드셋에 전용 VR컨트롤러 두 개를 무기처럼 쥐고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바이브 플로우와 다르게 근시 조정 기능은 없어서 안경을 쓴 채로 그 위에 착용해야만 했다. 글래스는 안경처럼 쓰기만 하면 됐는데, 바이브 프로2의 경우 헤드셋을 머리에 맞게 조정하고 고정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착용에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

확실히 글래스 보다는 게임 몰입감이나 컨트롤러 손맛이 더 강렬했다. 스마트폰 컨트롤러는 손가락이 자꾸 화면 위에서 미끄러졌는데, VR전용 컨트롤러는 확실히 휘두르기만 해도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했다.

그래서 게임을 잘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너무 생생했던 나머지 게임 시작 3분 만에 소리를 지르며 헤드셋을 벗어야만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층에 올라가서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RICHIE’S PLANK EXPERIENCE라는 게임에 도전했는데, 고층 외나무다리에서 대형 거미를 만나고, 뛰어다니다가 없던 고소공포증도 생기는 것 같았다. 같은 VR 화면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면 기자가 소리를 지르며 펄쩍펄쩍 뛰어다니는 모양새가 다소 우스워 보였을 것이다.

이처럼 가끔가다 VR 기기를 한 번씩 체험해 보는 것은 재밌겠지만, 집에다 놓고 상시 사용하고 싶은지를 묻는다면 “글쎄”였다. 또 바이브 프로2의 경우 사용자 위치를 인식해주는 ‘베이스 스테이션 2.0’ 모션 센서 2개를 천장에 달아야만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면적이 있는 거실이 필요하다. 다만 이렇게 체험해 볼 기회가 확대됐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저희 매장이 국내 처음으로 가상현실(VR) 기기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보였다”며 “고객에게 더 많은 체험의 기회를 드리고 싶어서 VR 기기 체험 매장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체험 거리를 만들기 위해 더 다양한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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