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20일 5대 대형마트 농산물 낱개 포장 시행

농산물 낱개 포장이 시행된 20일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를 찾았다. [사진=이조은 기자]
농산물 낱개 포장이 시행된 20일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를 찾았다. [사진=이조은 기자]

[아시아에이=이조은 기자] #평소에 집밥을 차려먹기 위해 자주 장을 본다는 강다현(가명, 33)씨는 “글쎄요. 원래부터 마트에서 감자 같은 거 낱개로 살 수 있지 않았나요? 뭐가 달라진 건지 잘 모르겠네요”라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러 왔다는 주부 김지명(가명, 50대) 씨도 "원래 가족들 밥을 차리느라 묶음 야채를 사기는 했다"면서도 "낱개로 돼 있는 경우에는 하나하나 상태를 살펴보고 골라 담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민생 안정을 위해 지난 20일부터 5개 대형마트에서 농산물 낱개 포장을 운영한다고 발표했지만 유통업계와 소비자들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미 낱개 포장이 상용화돼 있었다는 게 이유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협하나로유통, GS더프레시 등은 ‘농산물 무포장·낱개 판매’를 개시했다. 이에 농식품부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전국 대형마트에서 농산물을 필요한 만큼만 낱개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정책 시행으로 아직 뚜렷한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은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도 일부 매장에서 양파, 당근 등 품목은 낱개로 포장이 가능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농산물 같은 경우 원래부터도 소비자들 편의를 위해 벌크 포장(낱개 포장)을 하고 있었다"며 "양파 같은 경우 지점별로 낱개 판매를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었는데 앞으로는 작은 매장들에서도 상시적으로 낱개 판매할 예정이다. 파프리카 등 낱개 판매하는 품목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이미 양파, 감자, 파프리카 등 채소류는 낱개 포장을 시행하고 있었다. 최근 1인 가구를 위해 채소뿐 아니라 수산물 등 다양한 식재료도 소포장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1~2인용 간편식이나 밀키트 제품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이마트의 경우 이전에도 ‘깐 양파’를 소분해서 판 적은 있지만 지난 20일부터는 망에 담아서 팔던 양파를 낱개로도 살 수 있도록 했다. 향후 양파 외에도 옥수수, 무, 단호박 등으로 품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마트에서 소분된 농산물을 팔고 있다. [사진=이조은 기자]
한 대형마트에서 소분된 농산물을 팔고 있다. [사진=이조은 기자]

일부 소비자는 농산물을 낱개로 구입하게 될 경우, 개당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 우려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박다영(가명, 27)씨는 “양파 같은 경우 낱개로 사면 아무래도 더 비싸지는데,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이라 개별로 살 수 있지만, 묶음으로 구매하는 것이 이득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에서 양파 한 개는 990원, 양파 4~5개가 든 양파망은 3990원으로 개당 가격은 대략 880원 정도였다. 한 개만 샀을 때 개당 가격이 100원 정도 비싼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마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묶음으로 팔 때보다는 개당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책도 시행됐으니 앞으로 낱개 포장 제품을 늘려가면서 개당 가격도 낮춰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뿐만 아니라 주민들 생활과 밀접한 소형 마트에서도 개별 포장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취생 김지명(28)씨는 “집 근처 마트에 자주 가는 편인데, 양파 같은 경우 4개씩 들어있어서 사기 망설여질 때가 많아요. 이미 몇 개월 전에 양파망을 샀는데, 남은 2개는 수개월째 냉동실에서 꺼내지도 않고 있다”며 “주변에 대형마트가 없는데 일반 마트에서도 소분 포장이 가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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