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줄고 내국인은 힘든 식당일 기피
시급 2만원대 홀서빙 구인공고까지 등장

28일 12시께 인사동 거리가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준호 기자]
28일 12시께 인사동 거리가 점심시간을 맞은 직장인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준호 기자]

[아시아에이=이준호 기자] "홀 서빙 기본급으로 300만원 이상을 준다고 해도 사람 구하기 힘들어요. 요즘 힘든 일 하려는 사람도 없고 외국인들도 코로나 때문에 본국으로 많이 돌아가서 전체적으로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박수현(가명·남), 37세, 자영업자>

28일 서울시 중구에서 메밀소바집을 운영하는 박씨는 구인난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한숨 쉬었다.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영업제한이 풀리고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일손을 구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알바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알바몬에 등록된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는 242만942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해도 75%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구인을 하는 곳은 많고 구직을 하는 이는 줄어들면서 알바몬 등 아르바이트 공고 사이트에서는 2022년 최저시급인 9160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을 제시한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술집이나 고깃집의 경우 시급 1만5000원은 물론 최저시급 2배 이상인 2만원을 제시하는 곳도 적지 않다.

문제는 높은 시급을 불러도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

알바몬에 등록된 한 구인공고. 시급 2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알바몬 캡처]
알바몬에 등록된 한 구인공고. 시급 2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알바몬 캡처]

통계청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월 이후 지속 감소 추세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월 134만6000명에서 2월 134만3000명, 3월 133만9000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월 412만4000명에서 414만3000명, 3월 417만6000명으로 늘었다. 무급가족종사자도 1월 86만2000명에서 2월 87만7000명, 3월 92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외식업계 구인난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본국으로 귀국하며 급감한 데다 젊은 층의 경우 식당·술집 등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장년층 근로자의 경우도 식당이 아닌 요양원 등으로 인력이 유출되는 상황이다.

경기 파주시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이승재씨(가명·38세)는 "최근 요양보호사가 식당 일보다 상대적으로 편하다는 인식 탓에 기존 식당 인력들이 그쪽으로 많이 빠져나갔다"며 "남아있는 인력들도 본인들끼리 바쁜 식당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그런 곳은 기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직원들에게 혜택을 많이 챙겨주는 식으로 유지하거나 아예 규모를 줄이고 가족끼리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며 "어정쩡한 곳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프랜차이즈의 경우 키오스크 도입 등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영세 자영업자나 다양한 연령층이 이용하는 식당의 경우 이조차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순대국집을 운영하는 정기현씨(가명·56세)는 "자영업자들이 키오스크, 서빙로봇 같은 자동화 시스템을 생각 안 하는 게 아니다"라며 "비용도 비용이고, 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손님들 연령층이 높다. 돈을 써서 그런 걸 쓰더라도 제대로 운영이 안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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