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의 임팩트투자자 · 사회혁신기관 네트워크 AVPN, ‘ESG · 임팩트 투자 · 파트너십’ 주제로 한국 노크

나이나 슈바왈 바트라 AVPN 대표.
나이나 슈바왈 바트라 AVPN 대표.

[아시아에이=이종현 기자] 최근 우리나라는 정치 • 경제 • 사회 전 분야에서 ESG 경영이 핫 이슈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보여주었던 재무적 성과 외에 비재무적 성과로 뒷받침된 재무적 성과야 말로 더욱 지속가능한 기업 가치라는 인식이 주류가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기업의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 등 기업의 비재무적 역할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ESG라는 보다 명확한 키워드가 급부상한 변화의 흐름에는 투자자의 기업에 대한 기대와 요청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는 점이 다르다. 정부 등 공적 규제와 새로운 정책, 소비자 등 고객의 가치 소비의 증가와 함께 ESG를 더욱 선명하게 요구하는 투자자의 등장에 따라 광의의 ESG 투자와 전략적 ESG투자인 임팩트투자 역시 주류 투자의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임팩트투자자 · 사회혁신기관 네트워크인 아시아 벤처 필란트로피 네트워크(Asian Venture Philanthropy Network, 이하 AVPN)가 아시아 및 한국 임팩트투자자와 사회혁신가들 간의 소통 및 교류의 장을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AVPN은 총 33개의 국가 중 16개국에 대표부가 있다. 2013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는 나이나 슈바왈 바트라(Naina Subberwal Batra) AVPN 대표를 만나 AVPN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나이나 슈바왈 바트라 대표와의 일문 일답이다.

Q. AVPN은 어떤 단체인가?
▶ AVPN은 Asian Venture Philanthropy Network의 준말로 아시아 최대 규모 임팩트 투자자들과 사회혁신기관들의 네트워크이다. AVPN의 비전은 ‘임팩트로 향하는 자본시장의 이동(Moving Capital Towards Impact)'으로, 아시아 내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곳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스타트업이나 재단, 비영리 단체에게 투자유치, 역량 강화, 맞춤형 컨설팅, 정보망 형성 등의 AVPN의 독보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부합하는 목표인 의료, 교육, 기후 변화, 위생, 그리고 빈곤과 불평등 종식과 같은 중요한 이슈 이외에도 핵심적인 사회적 화두로 부각되는 ESG에도 주목하고 있다.

Q. AVPN에는 어떤 기관들이 속해있나?
▶ 다양한 임팩트 투자사들과 우리의 미션을 믿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속해있다. 2011년 설립 이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유니레버, 존슨앤존슨, 스탠다드차드은행, 마스터카드, 포드 재단, 록펠러재단, 엘렌 맥아더 재단, 블랙록 (BlackRock), 씨티은행 등 다국적 기업과 재단을 포함해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유니세프(UNICEF), 유엔난민기구(UNHCR), 유엔개발계획(UNDP) 등 유엔기구와 홍콩무역발전국(HKTDC),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싱가포르 기업청(Enterprise Singapore), 싱가포르 경제개발청(SEDB),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호주 외교통상부(DFAT),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말레이시아 글로벌 혁신・창의성 센터(MaGIC), 러시아 국영 개발은행(VEB.RF),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MTCE),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기획부(BAPPENAS) 등 정부 및 공기관들과 월드비전, 세계자연기금(WWF) 등 비정부간 국제기구 등 전 세계적으로 600개 넘는 회원사들이 가입되어 있다.

한국의 경우에는 현대차 그룹, KOTRA, 크레비스 파트너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D3쥬빌리파트너스, 루트임팩트, 더벤처스, 한국사회투자,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행복나눔재단, 아름다운가게,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현대차 정몽구 재단 등 기업 및 단체가 18개 회원사들이 있다.

AVPN 2019년도 연례행사 중 회원 기관의 Deal Share Live 세션이 이루어지고 있다.
AVPN 2019년도 연례행사 중 회원 기관의 Deal Share Live 세션이 이루어지고 있다.

Q. 성공적인 협업 스토리가 있다면?
▶ 지난해에 우리의 회원이기도한 빌앤멜린다게이츠(Bill & Melinda Gates) 재단의 지원을 받아 여성과 여아의 교육,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여성 자산가 네트워크인 ‘아시아 젠더 네트워크(Asia Gender Network)’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적인 투자회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자금을 받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코로나 19 대응 및 지역사회 복구 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KKR 아시아태평양지역 긴급구호 기금(KKR APAC Relief Fund for Economic Recovery)’을 조성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상황에 필요한 자본을 흘려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볼 수 있다.

Q. 임팩트 투자만 진행 하는가?
▶ 그렇지만은 않다. 임팩트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임팩트를 추진하는 벤처들과 기관들이 많아져야 하기에 이들이 협업하고 상호 학습하도록 돕는 부분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임팩트투자는 광범위하게는 기부(grant), 기술지원(technical assistance), 보증/대출(loan), 지분(equity) 등 다양한 방식이 포함되기에 각각의 주제도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관련된 우수한 정책이 확산되도록 정부, 국제기구, 학술기관 등과의 포럼도 진행하며 임팩트투자 관련된 평가 역량을 높이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미래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추가로, 북미와 유럽 등의 관련 임팩트 기관들이 아시아에서 활동하길 원할 때 지역 내 파트너를 연결하고 협업하도록 돕는 것도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는 역할이다.

Q. AVPN 네트워크가 왜 중요하다고 보는가?
▶ 의료, 빈곤 불평등, 기후변화 등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적 과제들이 점점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필드에 속한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의 분야를 벗어나 상호교류를 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AVPN은 600여개의 멤버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회원간의 효율적인 협력을 이끌고 있다. 현 시대에 AVPN 네트워크의 회원이 된다는 것은 사업 운영 전반적인 모든 부분에서 임팩트 생태계를 염두에 두겠다는 기관의 올바른 윤리 의식과 책임 의식을 보여준다. AVPN은 회원 기관의 고충을 이해하고 이들이 각 사회 분야에서 사회적 임팩트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함께 아시아 지역의 임팩트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Q. 회원 기관들의 혜택과 추천할만한 멤버십 서비스가 있다면?
▶ AVPN은 회원 수가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한 해 동안 회원 가입률이 30%나 증가했다. AVPN의 연례행사 외에도 다양한 세부 분야별 교육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VPN의 2018년 시그니처 이벤트인 연례행사에서는 1,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임팩트 투자자, 기업 및 재단/기관, 유엔 및 국제기구 및 공기관 등)이 참석할 정도로 관련분야 쪽에서 인기가 높았다. 대기업이나 임팩트투자 관련 기관은 임팩트가 높은 투자 기회 발굴 및 다양한 섹터와의 교류의 기회를 얻어 매년 가입률이 높아진다. 기관의 경우에도 임팩트투자 분야 최신 동향, 연구보고서 및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기관의 사업과 소식을 타 기관에 홍보도 가능하다. AVPN의 회원사인 경우 멤버십 카테고리에 따라 부여되는 티켓수량이 달라진다. 특히 회원사들이 만들어 가는 우수사례와 성과를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회원 기관들이 느끼는 특별한 혜택 중 하나다.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 및 시장 동향에 대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지식 센터(Knowledge Centre) 또한 많은 회원들에게 각광 받고 있다. 이처럼 AVPN만의 독자적인 정보가 담긴 리포트, 매거진 그리고 웨비나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필요한 자본이 임팩트 투자를 향하도록 하는 통로를 꾸준히 구축해내고 있다.

Q. 비슷한 필드 내의 교류는 어떻게 연계되는가?
▶ AVPN 내부적으로 이슈별 집중 플랫폼(Thematic Platforms)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현재 활발하게 교류되는 플랫폼으로는 젠더(Gender Platform), 기후변화(Climate Action Platform), 코로나 19 대응(COVID-19 Platform)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아시아 정책 포럼(Asia Policy Forum)과 같은 자리를 만들어, 주요 정책 입안자들과 교류 및 원활한 네트워킹을 도모한다.

Q. 투자유치가 필요한 단체가 있다면 어떤 기회가 제공되는가?
▶ AVPN에 연례행사 기간에는 딜 쉐어 라이브(Deal Share Live) 세션이 있다. 소셜벤처,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사회적 목적조직(Social Purpose Organizations)들의 투자성이 높은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투자자와 직접 공유하게 함으로써 보다 친밀한 교류 및 협력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AVPN만의 독자적인 온라인 딜 쉐어 플랫폼(Deal Share Platform)을 통해 사회적 임팩트를 지향하는 스타트업, 비영리 단체의 정보, 투자성, 시장성을 모두 투명하게 공유하고, 이를 통해 자본이 필요한 임팩트를 만드는 곳으로 향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이 시각까지 411개의 딜이 플랫폼에 등재되어 있고 활발한 투자 및 파트너십이 유치되고 있다.

Q. 코로나 19 이후, AVPN의 행보는?
▶ 2018년까지만 해도 AVPN 회원사의 가입률이 한 해 동안 30% 증가하는 추세였지만 우리 또한 코로나 19의 타격을 빗겨나가지 못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연례행사들과 프로그램의 실현 가능성이 불분명해졌고, 국경을 초월하며 여러 복잡한 상황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AVPN의 커뮤니티는 불과 몇 주 안에 코로나 19 대응 플랫폼을 만들어내는 기적을 보여줬다.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교류를 활발하게 하며 현재까지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4,780억원) 가량의 자본을 코로나 19 구호 및 복구 작업을 위한 곳으로 투자했다. 이는 AVPN 네트워크가 만들어 내는 수많은 변화 중 하나이며 현재 이 시간에도 다양한 섹터의 플랫폼들은 필요한 변화를 지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이다.

Q. AVPN은 아시아 외의 국가와 관계는?
▶ 현재 600개의 멤버 중 17% 이상의 회원사가 아시아 외의 국가 출신이다 이 사실만 봤을 때도 전 세계의 임팩트투자자와 사회혁신기관을 연결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DNA에 존재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미션은 더 많은 자본을 아시아권에 있는 소셜섹터로 끌어오는 것이고 그 공급 형태가 효과적인 형태로 진행된다고 믿는다. 이 모든 것이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 모두가 협력하고자 하는 태도와 글로벌 시각을 기본으로 가져야 한다. 하나의 섹터 혹은 하나의 기관만이 행동해서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없다.

최근에는, AVPN의 자매기관인 아프리카 벤처 필란트로피 연합(African Venture Philanthropy Alliance, 이하 AVPA)과 함께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런칭하여 펠로우들과 투자자들 사이에 활발히 교류하고 학습하는 커뮤니티 또한 형성하고자 한다. 현재 이 펠로우십은 8월 12일까지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Q. AVPN 한국 대표부는?
▶ AVPN은 33개의 가입국 중 총 16개국에 대표부를 가지고 있다. 이중 한국은 2019년 임팩트투자사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와 파트너 관계 하에 대표부를 설립했다.

Q. AVPN이 동북아 최초 써밋을 한국에서 개최하는 이유는?
▶ 한국은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임팩트 투자의 개념을 수립하고 성숙한 투자 생태계의 주춧돌 역할을 한 나라이다. 최근에는 한국의 많은 대기업이 ESG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ESG 각 요소(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 또한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맞아 AVPN 또한 한국의 기업, 투자자, 공공기관 등 다양한 사회투자 기관들과 국경을 넘어선 파트너십을 맺고 아시아 지역의 사회 투자의 규모를 확장하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사회적 경제, 지속가능 투자 및 경영 선진 사례를 들을 수 있기를 바라고 섹터와 국경을 넘은 기관 간의 네트워킹이 활발해지길 기대하는 바이다.

Q. AVPN의 비전과 계획이 있다면?
▶ AVPN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더 나은 아시아를 위한 10개년(The Asian Decade)’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임팩트투자’나 지속가능성'과 같은 단어가 생소했지만, 이제는 비즈니스, 투자가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에 주목하는 곳이 많다. 우리는 AVPN 회원 기관들과 함께 아시아 임팩트투자 생태계의 미래를 건설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올해는 특히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지역별로 컨퍼런스를 개최해 지역 내 임팩트투자자 및 사회혁신기관 간의 교류와 학습을 도모할 예정이다.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한국에서 제1회 AVPN 동북아 서밋을 개최할 예정이며 ESG · 지속 가능 투자 · 섹터 간의 협력을 주제로 다양한 주요 인사들과 단체들의 협력의 장을 만들 예정이다. 다음해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더 나은 아시아를 위한 10개년(The Asian Decade)’을 주제로 AVPN 연례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AVPN의 한국 대표부는 MYSC는 올해 11월 10일~12일, 3일 간 서울 성수동 소재 헤이그라운드에서 AVPN의 동북아 지역(한국, 일본, 중국, 홍콩 등)을 대표해 ‘ESG, 임팩트 투자 및 협력(ESG, Impact Investing and Collaboration)’을 주제로 네트워크 행사를 개최한다. 금번 행사는 한국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AVPN 행사로서, 각 업계의 관심이 예상된다. 동북아 지역 타 국가의 ESG 및 임팩트투자 현황에 대한 사례를 청취하고, 성과를 공유하여, 더 나은 임팩트투자의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나이나 슈바왈 바트라 AVPN 대표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내 더 많은 임팩트를 지향하는 대기업 및 사회혁신기관들과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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