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9 호남고고학 성과전-울림·풀림·알림 포스터/사진=국립나주박물관
2017-2019 호남고고학 성과전-울림·풀림·알림 포스터/사진=국립나주박물관
[아시아아츠 박정배 기자]

국립나주박물관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한국문화유산협회와 함께 특별전 ‘2017-2019 호남고고학 성과전’을 5월 12일(화)부터 7월 19일(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 잊혀진 유적과 유물 속에 담긴 의미를 고고학자와 학예연구사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면서 조명하였다. 전시 주제는 땅속에서 울려 퍼지는 작은 실마리를 찾아 역사의 실체에 접근하는 고고학자와 관람객들에게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였다.

전시 명칭은 ‘땅속 울림, 역사 풀림, 전시 알림’이다. 전시 구성은 발굴 조사된 유적을 시간적 흐름에 따라 연출하면서 그 속에서 찾아진 독특한 특징을 간추려 소주제로 삼았다.

먼저 선사시대 영역에는 도구 발전을 보여주는 간돌검, 한국식동검, 철기유물 등을 소개한다. 보성 우산리 널무덤에서는 동검과 함께 철제 말 재갈이 출토되어 주목받았다. 그리고 장흥 평화리 유적의 대포황천大布黃千과 해남 흑천리 마등 유적의 화천貨泉은 중국 왕망王莽이 세운 신나라의 화폐이다.

특히 대포황천은 당시 최고액의 화폐로 중국에서도 출토된 예가 극히 드물어 호남지역이 이른 시기부터 중국과 교류하는 역사적 상황을 알려준다.

삼국시대 영역에는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꽃피운 마한문화와 함께 호남지역에 존재했던 백제, 가야 등 다양한 문화를 소개한다. 영암 내동리 쌍무덤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마한의 위상을 인식할 수 있는 주요한 유물이다. 나주 송제리 고분은 백제 양식을 받아들인 무덤으로 은제 관꾸미개와 허리띠 장식은 백제문화 유입 양상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백제, 가야, 신라의 무덤을 실제 크기로 연출하여 생생하게 구현하였다.

고려시대 영역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아름다운 청자를 소개한다. 호남지역은 청자의 등장과 발전과정을 주도한 청자 생산의 중심 고장이다. 주요 유물은 강진, 부안, 해남의 가마터에서 발굴된 청자와 함께 진도 명량대첩 해역에서 출수된 청자를 소개한다. 아울러 진각국사 혜심이 머문 절인 강진 월남사지와 장보고 관련된 완도 법화사지는 오랜 기간 발굴조사를 통해 그 위상을 보여준다.

또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동물과 관련된 유물을 선정하여 꾸민 작은 동물원을 선보인다. 옛사람은 이로움과 두려움의 존재였던 동물을 그릇이나 물건에 새기거나 형체로 만들어 자신들의 바람을 담거나 벽사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조선시대 영역에는 지방 고을의 중심공간인 읍치邑治의 발굴성과를 소개한다. 나주읍성은 일제강점기에 대부분 해체되어 사라졌지만, 지속된 발굴조사와 나주 시민들의 노력으로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또한 나주읍성의 객사인 금성관은 최근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2037호로 지정되어 그 의미가 새롭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고창 무장읍성에서는 조선시대 후기 지방지도에 표시된 훈련청과 군기고가 확인되었다. 조사과정에서 출토된 11점의 비격진천뢰는 세상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전시 영상을 통해 전시의 대미를 장식한다.

최근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심신이 지친 국민들이 호남고고학 성과전을 관람하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역사의 한 조각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고고학자의 노고를 기억해 주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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