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개인전 'Archives of the Sun'
제이슨 함 갤러리 | 2019. 12. 05. - 2020. 01. 28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개인전 'Archives of the Sun' 전시 전경 / 사진= 김상태, 제이슨 함 갤러리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개인전 'Archives of the Sun' 전시 전경 / 사진= 김상태, 제이슨 함 갤러리

[아시아아츠 = 김창만 기자] 형형색색의 다양한 칼라의 생생한 서아프리카 도시 다카르의 일상이 그림으로 전시 중이다. 아프리카대륙 최서단에 위치한 세네갈의 수도 활기찬 다카르의 아티스트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성북동에 위치한 제이슨 함 갤러리는 이달 28일까지 셰이크 은디아예의 국내 첫 개인전 'Cheikh Ndiaye: Archives of the Sun'을 전시 중이다. 아프리카 작가 은디아예의 특유의 화법이 담긴 최근작들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독립 직후 서아프리카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지 10년 후, 세네갈의 수도인 다카르에서 태어난 셰이크 은디아예는 불안한 사회 정치적 기류와 급속한 현대화의 여파를 몸소 경험했다. 1980 년대 후반부터 국제 통화 기금 (IMF) 에 의해 찾아온 세네갈의 내규 조정은 도시의 확장과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환경은 작가의 작품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개인전 'Archives of the Sun' 전시 전경 / 사진= 김상태, 제이슨 함 갤러리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개인전 'Archives of the Sun' 전시 전경 / 사진= 김상태, 제이슨 함 갤러리
Cheikh Ndiaye, 'Cinéma Liberté Adjamé, Abidjan, Côte d'Ivoire', 2019,Oil on linen canvas, 152.5 x 161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Cheikh Ndiaye, 'Cinéma Liberté Adjamé, Abidjan, Côte d'Ivoire', 2019,Oil on linen canvas, 152.5 x 161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작가는 독립 이후에 지어진 오래된 극장과 도시화 된 서아프리카 길가에서 흔히 보이는 노점상 등을 담은 풍경을 통해 개인의 공간과 공공장소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재해석한다.

세네갈의 일간지인 “Le Soleil” (The Sun)을 인용한 전시 제목 'Cheikh Ndiaye: Archives of the Sun'은 건축물을 사회적 기록이라고 간주할 정도로 ‘기록’하는 행위를 중요시하는 작가의 작업 성향을 잘 드러낸다.

은디아예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근대식 극장의 외관은 언뜻 보기에 버림받은 듯하다. 영화 상영이라는 건물의 본 목적을 잃은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활기가 넘치는 공간임을 알 수 있으며 아직도 아프리카의 도시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은디아예의 작품은 다양한 공공건물이 지어졌던 시기인 1960-1970년대의 독립 후의 열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 그 건물의 변화된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담은 작품은 서아프리카의 현대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작가는 인물, 건물 그리고 도시 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관찰하여 작품에 반영한다. 특히 새로운 작업 군을 통해 작품 구성에 있어서 인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건축물에서 인물로의 주제적 전환은 점진적이지만 확실하다.

Cheikh Ndiaye, 'Tey', 2019, Oil on linen canvas, 160 x 163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Cheikh Ndiaye, 'Tey', 2019, Oil on linen canvas, 160 x 163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은디아예 이전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단일 색의 푸른 하늘은 모습을 감추고, 캔버스 라는 공간을 통해 일상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나타낸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록과 보존을 중요시하는 작가는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세네갈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작업한다.

Cheikh Ndiaye, 'Le Ouezzin Movie Theater, Marcory' 2017, Oil on canvas, 172 x 207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Cheikh Ndiaye, 'Le Ouezzin Movie Theater, Marcory' 2017, Oil on canvas, 172 x 207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Cheikh Ndiaye, 'Garage', 2019, Oil on linen canvas,101.5 x 108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Cheikh Ndiaye, 'Garage', 2019, Oil on linen canvas,101.5 x 108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Cheikh Ndiaye, 'Échoppe Mbour', 2019, Oil on linen canvas, 104 x 106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Cheikh Ndiaye, 'Échoppe Mbour', 2019, Oil on linen canvas, 104 x 106 cm / 그림=© Cheikh Ndiaye, 제이슨 함 갤러리

작가의 작업 방식은 특히 재료에 대한 그의 관심을 드러낸다. 건물 외벽의 정교한 표면이나 먼지로 덮인 방수포 등을 통해 그림 자체의 본질과 그것의 역사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밝고 생생한 색상과 질감 표현을 통해 Ndiaye는 생동감 넘치는 Dakar의 다양한 장면을 세밀한 부분까지 빠짐없이 표현한다.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개인전 'Archives of the Sun' 전시 전경 / 사진= 김상태, 제이슨 함 갤러리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개인전 'Archives of the Sun' 전시 전경 / 사진= 김상태, 제이슨 함 갤러리

■ 아티스트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 b. 1970, 다카르, 세네갈)


셰이크 은디아예는 역사적 기록의 주요 요소 중 하나인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 탐구와 인류학의 시각적 재해석을 통해 독립 이후의 세네갈을 담아낸다. 그는 본인이 살아가고 경험한 서아프리카 거리에 색감과 풍경 등을 통해 끊임없는 정치적 변화와 그 안에서 보이는 사회의 다면적인 모습을 세부적으로 그려낸다.

은디아예는 건축물을 바탕으로 근대화를 겪은 자국의 문화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에 차이를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건축물이라는 특정 대상이 작가의 작품 중심에 자리하게 된 이유는 서아프리카의 변화무쌍한 건축 역사 때문이다.

독립 직후 세네갈의 수도인 다카르로 인구가 몰리기 시작하여 정부에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공주택을 세웠지만, 급격히 늘어나는 수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다카르의 도시계획은 실패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공공장소라는 개념이 서서히 사라졌다. 독립 직후에 지어진 건물 중 대다수는 원래 목적과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현상을 통해 세네갈의 사회적 상황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작가는 구상 속에 추상, 밝은 화려함 속에 단조로움을 통해 개인과 공공의 양면을 담고 있는 도시의 이중성을 반영한다. 시각적 요소와 작품의 주제 사이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은 그림 내에 다면성을 한층 더하고 그 속에 감춰진 불안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은디아예는 페인팅 기법의 단면적인 접근을 벗어나 설치, 필름,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작품 활동을 한다. 갤러리 공간 내에서 일상적인 혹은 버려진 물건들을 전시하며 "낯설게하기(Defamiliarization) : 익숙한 사물이나 관념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낯선 느낌이 들도록 하는 예술적 개념"을 소개한다.

셰이크 은디아예(Cheikh Ndiaye)는 다카르의 École Nationale des Beaux-arts de Dakar와 리옹의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에서 수학했다. 그는 Centre Pompidou (Paris), Fondation Blachère (Apt), Dak’Art Biennale (Dakar) 등 세계 곳곳의 미술 기관에서 전시하였고 La Maréchalerie Centre d'Art Contemporain (Versailles), Musée Africain de Lyon (Lyon)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의 작품은 현재 Centre Pompidou (Paris), Centre National des Arts Plastiques (Paris), Fondation Blachère (Apt), FRAC Grand Large (Paris), Frac des Pays de la Loire (Carquefou), KADIST Art Foundation (Paris)에서 소장되었다.

2013년에는 Marin Prize for Painting in Paris를, 2012년에는 Natulis Art Temporary Prize를, 2008년에는 Linossier Prize를 수상하였다. 2019년에는 La Maréchalerie에서 처음 전시했던 'Hippocampus'가 Havana Biennale에서 선정되었고 2015년에는 제 56 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미술전에 작가의 설치작 'Blancheur rigide dérisoire en opposition au ciel'이 선정되었다. 2019년 Gagosian에서 그룹전 'Domestic Horror', Almine Rech에서 그룹전 'Chorus'를 전시했고 최근에는 Luc Tuymans가 Fondazione Prada (Milan)에서 기획한 'Sanguine. Luc Tuymans on Baroque'에 전시 되었다.

제이슨 함 갤러리 SNS

제이슨 함 갤러리 함윤철대표는 " 이번 셰이크 은디아예의 개인전은 저희 갤러리로서 아주 뜻깊은 전시이다. 셰이크 은디아예는 프랑스 조르주 퐁피두 센터와 같이 세계적인 미술 기관에서 총명 받고 뉴욕의 가고시안, 파리의 알민 레쉬 갤러리 등 해외 영향력 있는 갤러리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작가의 작품을 이번에 한국 관객에게 보이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 시각적 그리고 개념적 기반이 깊은 회화를 하는 작가 셰이크 은디아예의 차별화 된 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이번 전시의 소감을 말했다.

이번 전시를 열고있는 제이슨 함 갤러리는 2018년 미국 아티스트 올리버 암스(Oliver Arms)의 개인전으로 문을 연 갤러리로 창업 이래로 독창적이며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이고 있고 2019년 9월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oung British Artists))의 선두주자 세라 루커스(Sarah Lucas)의 작품을 아시아 최초로 전시했다. 2020년 뉴욕 출신의 조나단 가드너(Jonathan Gardner)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는 작가 중심의 갤러리로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기획을 통해 새로운 아티스트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대표 함윤철은 유명 피부과 전문의 아들이다.



김창만 기자 chang@asiaa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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