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해외 식품 수요 증가로 호실적 기록
CJ제일제당·농심·대상 등 해외 인프라 투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이준호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호실적을 기록한 식품업계가 올해 해외 생산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농식품 수출액은 75억7000만달러(약 8조2210억원)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특히 라면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6억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업계는 올해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K-푸드 인지도가 지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농식품부가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해외 주요 16개 도시 현지인 대상 온라인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국 음식'을 '알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57.4%로 집계돼 지난 2018년(54%)과 2019년(54.6%)에 이어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K-푸드 인기에 식품업계는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교적 성장이 정체된 국내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공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인지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사진=CJ제일제당
사진=CJ제일제당

먼저 CJ제일제당은 올해 북미 시장에서 만두 매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생산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만두를 이을 '차세대 K-푸드' 발굴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최근 미 중서부에 위치한 사우스다코타 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수폴스에 17만평 규모의 생산기지 부지를 확정했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서부(캘리포니아) △동부(뉴욕·뉴저지) △중부(사우스다코타 등)에 생산 인프라를 보유하게 됐다.

현지 생산 인프라 확대는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현지 생산이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실적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비비고 제품들을 '넥스트 만두'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한식치킨·햇반·김 등이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미 시장 외에도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한 데 이어 최첨단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했으며, 중국에서도 비비고 만두 생산을 위해 2017년 광저우 공장을 3배 증설, 2018년엔 베이징 인근 랴오청에 100억원 규모의 조리냉동 설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농심도 올해 해외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준 농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틀을 마련하자"며 "이를 위해 미국 제2공장 설립 완료와 안정적인 가동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올해 제2공장을 완공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가동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유탕면 2개 라인과 건면, 생면 생산라인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지 생산능력을 키우고 미국 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동시에 남미 시장 개척을 본격화한다.

대상 종가집 수출용 맛김치. [사진=대상]
대상 종가집 수출용 맛김치. [사진=대상]

대상 또한 올해 상반기 미국에 김치공장을 가동한다. 코로나19 이후 포장김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다.

대상 '종가집 김치'는 이미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국내 전체 김치 수출액 가운데 대상의 비중이 44%에 달한다.

앞서 대상은 지난해 하반기 베트남 하이즈엉 공장과 중국 롄윈강 공장 가동을 시작키도 했다.

오리온은 러시아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 오리온은 지난해 9월 러시아 트베리주와 신공장 투자협정을 체결한 바 있으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코파이, 비스킷류 6개 라인과 스낵 2개 라인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신공장을 통해 러시아 제과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중앙아시아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삼양식품은 지난해 수출 전진기지로 조성될 밀양 신공장 착공에 돌입했으며, 하이트진로가 진로 인지도 확대를 위해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버스 랩핑 광고를 진행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화된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에서 냉동식품, 라면 등 식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일시적인 호황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아시아에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