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이=이준호 기자] 아시아권 최대 규모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대구 FC) 물류 업무동에 들어서자 최첨단 로봇 '소팅 봇'이 배송지별로 상품을 질서정연하게 옮기고 있다. 마치 로봇청소기 두대를 위 아래로 붙여 놓은 듯 생긴 이 로봇은,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로 자신의 위치와 동선 등을 확인한 후 충돌없이 빠른 속도로 이동한다. 또 안전을 위해 펜스로 구분된 소팅 봇 작업공간 외부에는 작업자들이 각자 맞은 바 업무를 수행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로봇과 인간이 함께 일하는 쿠팡 대구 FC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일 KTX와 버스로 약 4시간 30분 가량을 달려 도착한 쿠팡의 대구 FC는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다년간 쌓아온 물류 노하우와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혁신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건축연면적 33만㎡에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로, 축구장 46개 넓이와 맞먹는 초대형 풀필먼트 센터다. 아시아권 물류센터 중 최대 규모에 속한다. 쿠팡은 대구 FC 건립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대구 FC는 다양한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혁신 기술을 도입했다. 주요 물류 업무동에는 무인 운반 로봇(AGV), 소팅 봇, 무인 지게차 등 단일 물류센터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수준 다양한 최첨단 물류 기술들이 적용됐다. 특히 직원들 업무 강도는 획기적으로 낮추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대구 FC에선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고 있다.

강정훈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는 "쿠팡은 다양한 셀렉션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100% 자동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쿠팡은 자동화와 동시에 고용을 지속 창출 중이며, 단순히 사람을 줄이기 위한 자동화가 아니라 작업자들 업무 강도를 낮추고 그로 인해 근로 환경이 개선됨으로서 현재도 작업자들 만족감이 상당이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둘러본 작업 현장에는 다양한 물류로봇이 도입돼 있었지만 많은 작업자들도 각자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특히 로봇과 작업자가 맡은 임무가 다르기 때문에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서로 유기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었다.

강정훈 전무는 "쿠팡 대구 FC는 쿠팡이 커머스 미래라고 믿는 것을 구축하기 위해 지금껏 쌓아온 투자와 노력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라며 "대구 FC를 통해 쿠팡의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커머스 미래로 쿠팡이 믿고 있는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로봇이 상품 진열부터 분류까지...'스마트 물류 시스템' 구축=먼저 찾은 곳은 1층이다. 이곳은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분류 업무를 대신하는 최첨단 물류 로봇 '소팅 봇'이 배치됐다.

현장 관계자는 "소팅 봇은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주기 때문에 로켓배송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포장이 완료된 상품을 작업자가 직접 분류해야 했다. 특히 비닐로 포장된 상품이 많은 탓에 스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팅 봇은 운송장 스캔이 완료돼야 움직이기 때문에 오류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실제 눈으로 본 이곳은 분주하게 움직히는 수많은 소팅 봇들이 인상적이었다. 빠른 속도로 많은 수의 소팅 봇이 작업을 처리하고 있음에도 충돌 사고는 없었다.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이동동선 등을 확인하기 때문에 충돌없이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소팅 봇은 일반 직원 업무량을 최대 65% 감소시키는 효과도 가져왔다.

7·9층의 경우 '무인 운반 로봇(AGV)' 1000여대 이상을 도입해 상품 진열과 집품 작업을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직원이 일일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PTG(Person to Goods) 방식이었다.

하지만 대구 FC는 AGV 로봇이 수백개의 상품이 진열된 최대 1000kg 선반을 들어 바닥에 부착된 QR 코드를 따라 이동, 직원하게 상품을 전달하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의 물류 기술을 도입했다.

AGV를 통해 전체 업무 단계를 65% 줄이고 평국 2분 안에 수백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한다. 특히 AGV는 주문량이 많은 공휴일을 포함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로켓배송 핵심 자동화 기술로 꼽힌다.

◇수많은 로봇 분주히 움직이지만 안전 관리 철저=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5층에 위치한 '보충센터'다. 이 곳에는 수십대 무인 지게차가 자리하고 있다. 직원이 누르는 버튼에 따라 해당되는 파레트를 옮겨준다.

현장 관계자는 "쿠팡 대구 FC에는 1000대 이상 AGV를 비롯대 수많은 로봇과 무인 지게차가 배치돼 있는데, 무인 지게차는 직원들 안전성 제고를 위한 핵심 기술"이라며 "물류센터에서 가장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게 지게차인데, 이곳은 작업자와 지게차 동선을 완전히 차단했고, 혹여 지게차 운영 구역에 사람이 들어갈 경우 모든 지게차가 정지하는 등 사고 예방을 위해 철저한 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팅 봇과 AGV가 배치된 작업공간의 경우에도 펜스를 통해 작업자와 로봇을 분리하고 작업자가 펜스 안으로 들어갈 경우 모든 로봇이 정지하도록 했다"며 "모든 구역에 비상탈출구를 곳곳에 배치하고 비상탈출구를 시각화해 화재 등으로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보다 쉽게 비상탈출구를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대구 FC, 향후 2500여명 신규 고용..."고용 창출 및 지역 발전 앞장"=쿠팡 대구 FC는 앞으로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배송 물량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2500여명을 신규 고용할 전망이다. 이를 통한 간접 고용은 1만여명에 달한다.

초대형 물류센터가 운영되면서 지역 중소상공인들 성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쿠팡에 입점한 대구 지역 소상공인 업체 7000여곳은 연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강정훈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는 "지역 여성, 중장년층 등 취업 취약 계층에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대구 FC를 통해 지역 고용과 경제가 함께 살아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동화가 고용 축소로 이어진다는 우려와는 달리 쿠팡 디지털 기술은 직원들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작업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물류산업이 노동집약 기반에서,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으로 향해 가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대구 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으로, 물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직원들이 더 편하고 쉽게 일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며 "AI를 활용한 상품관리, 자동화 로봇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꾸준한 고용 창출을 비롯대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