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미트런랩 대표 [사진=미트런랩]
이지훈 미트런랩 대표 [사진=미트런랩]

[아시아에이=강민수 기자] “진짜 축산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을 기치로 생산자에서부터 소비자에게까지 전 밸류체인 간 선순화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미트테크 기업으로 자리잡고자 합니다.”

이지훈 미트런랩 대표가 2020년 7월부터 진짜 축산을 표방하며 설립한 스타트업 미트런랩. 전-후방산업 연결 및 구조화를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스마트한 축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미트런랩의 철학은 △회원농가제 운영·자체 상품 규격 수립 △정직한 생산·합리적 소비 △참여와 경험의 가치 제공(조각투자 프로그램 개발예정) 등이다.

투명한 생산자 정보 공개를 통해 생산자·소비자 간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체인을 만드는 등 정직한 생산과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며 이를 통해 축산 산업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들이 직접 양돈 사육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조각 투자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단순 돼지고기 소비를 넘어 참여와 경험의 가치를 제공하고, (조각)투자를 통해 또 다른 수익 창출 밸류를 제공한다.

이 대표의 이같은 철학에 미트런랩은 법인설립 후 6개월만에 신보 혁신스타트업에 선정됐다. 총 3건의 엔젤·AC투자와 최근에는 정부과제(프리팁스)까지 선정됐다.

본지는 지난 7일 이지훈 미트런랩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선호-비선호부위 [사진=미트런랩]
선호-비선호부위 [사진=미트런랩]

Q. 미트런랩을 론칭하신 계기 및 서비스 특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15년간 CJ제일제당에서만 근무를 했습니다. 물론 축산업에 관련된 업무만 봐 왔지만, 기존 축산업계의 근본적·구조적 문제에 집중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15년 내내 대기업에 속해 있었고, 제가 속한 조직의 목표달성만을 위해 일해왔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저 또한 축산업계 구조적 문제를 더욱 심화시켜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법인이 설립되기 전인 2020년 봄에 CJ 신입사원부터 주니어 시절 때 모셨던, 지금은 직접 양돈사업을 영위 중이신 옛 상사분을 오랜만에 만나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현재 미트런랩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목적이 기획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돼지고기 비선호부위(예, 뒷다리살) 재고적체가 심화되고 있었고, 이로 인해 △국내 양돈농가들의 소득구조 악화 △선호부위(삼겹살,목살) 가격인상 의한 소비자물가 상승 △불필요한 유통비용 발생 △신선식품 유통기간 연장에 따른 품질악화 등 여러가지 이슈들로 축산업 특히 후방산업인 생산자 분들이 몸살을 앓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은 비선호부위가 잘 팔리지 않는 것이 삼겹살과 같은 선호부위의 가격인상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전혀 모르실 겁니다. 선호부위·비선호부위는 시장수요와 무관하게 돼지 한마리를 생산할 때 들어가는 원가는 같기 때문에, 만약 비선호부위가 잘 팔리지 않아 재고로 비축해야 하는 양이 늘어나게 되면 최저가격으로 매입·비축해야 합니다.

선호-비선호부위 솔루션 [사진=미트런랩]
선호-비선호부위 솔루션 [사진=미트런랩]

상대적으로 잘 팔리는 선호부위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인상이 불가피하게 되는 구조인 것이고요. 결국 제로섬 게임인 것입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관련기사도 찾아보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보자마자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축산=고기유통” 개념이 통용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스타트업 영역에 고기유통을 메인으로 하는 많은 업체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고기유통은 축산업 일부분이고, 결국 다른 밸류체인과 함께 개선되고 성장해 나가지 못한다면 오히려 앞서 말씀드린 축산업 고질적인 문제점인, 선호·비선호부위 수요 불균형 현상은 더 심화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현재 스타트업 영역에 진출한 수많은 고기유통 업체들도 결국 소비자들에게 쉽게 팔 수 있고, 잘 팔리는 선호부위를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트런랩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은 명확합니다. 바로 이런 선호-비선호부위 수요 밸런스 유지를 통해 “생산자에게는 정직한 수익성을,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육식(肉食)문화와 합리적 소비를 제안하는 진짜 축산 스타트업이 되겠다”는 것이 미트런랩의 존재가치 입니다.

월간고기 [사진=미트런랩]
월간고기 [사진=미트런랩]

저희는 현재 2가지 TOOL을 운용/기획∙개발 중에 있습니다.

먼저 “월간고기:초신선 암퇘지고기 정기구독 서비스”라는 툴(TOOL)입니다. 현재 미트런랩과 뜻을 함께 해주고 계신 약 6~7곳 되는 양돈농가분들과 협약을 맺고 회원농가에서 키워진 암퇘지라는 차별화된 상품만을 선별해 지정된 날짜에 매월 정기적으로 배송해 드리는 돼지고기 정기구독 서비스 입니다.

월간고기는 올 5월에 론칭해 아직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암퇘지고기 맛 차별성을 경험해 보신 소비자분들께서 매월 재구매 및 정기구독을 해주고 계시고, 지인분들께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시기도 하는 등 최근 매니아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월간고기는 상품성이 뛰어날 수밖에 없는 암퇘지만을 상품화해 지정된 날짜에만 제한적으로 제공해 드리기 때문에, 매니아층이 형성되고 자연스레 바이럴을 통해 주변에 확산되는 특징이 있다고도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TOOL은 모두의미트:육류전문 레시피 큐레이팅 플랫폼 입니다. 아주 간단히 설명드리면, 일반인 셰프분들이 올려주신 레시피들 중 인기가 많은 레시피를 선정해 제품으로 개발·론칭하는 운영방식이 특징인 웹·앱입니다.

즉,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B2C(business to consumer) 제품 개발·론칭에 방점을 둬 운영하는 것이 지향점입니다.

비선호부위 B2C수요 창출이 축산업 전반과 소비자에까지 미치는 순기능적인 면을 감안했을 때, 그러한 노력들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는 충분히 공감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모두의미트 내에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도 설계해 둬 소비자들이 참여했을때 재미와 함께 레시피저작권료 지급이라는 보상도 받으실 수 있다는 점 또한 특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종 론칭된 제품을 위해 선정된 레시피 크리에이터(일반인 셰프)에게 매월 발생되는 제품판매 수익을 일부 공유함으로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레시피저작권료를 인정해 드리는 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이럴경우 국내에 있는 수많은 레시피 크리에이터 분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 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함께 다양한 콜라보 작업들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또 가입하는 모든 회원분들에게 레시피전용 SNS계정도 제공해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 기능도 구현 중입니다.

모두의마트 [사진=미트런랩]
모두의마트 [사진=미트런랩]

Q. 미트런랩이 추구하는 철학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축산물의 경우 좋은 품질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야 하는 것은 생산자들입니다.

생산자들이 오롯이 생산에만 집중하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만 하면, 축산물 기본품질은 게런티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생산자들이 생산에만 집중하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유통·판매·소비 전 밸류체인이 좀 더 투명해지고, 합리적인 소비문화로 이어져 생산자분들에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야 합니다.

이에 생산자들이 안심하고 본업에 집중해 좋은 품질의 축산물이 생산되는 것이고, 좋은 축산물은 결국 다시 소비자분들에게 전달되는 선순환구조가 구축되는 것입니다.

미트런랩은 유통·판매자로 순기능을 다함으로서, 소비자분들에게는 합리적인 소비를 제안하고 생산자들에게 정직한 생산과 수익을 보장해 드리는 스마트 축산유통 시스템 구축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모두의마트 [사진=미트런랩]
모두의마트 [사진=미트런랩]

Q.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품의 경우, 다양한 비선호부위 제품들이 MIXED 된 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 단출한 육식문화(선호부위, 구이문화 등)에 대한 소비자들 인식을 전환해 다양하고 새로운 육식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선도해 나가고자 합니다.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다양한 B2C제품들이 소비자분들에게 선호부위로 리포지셔닝 되기 시작하면, 기존 삼겹살, 목살로 대표되는 선호부위들 과도한 소비자판매가 상승효과도 어느정도는 방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결국 작은 신생 스타트업이 꿈꾸는 그림이 우리나라 국민들 밥상물가를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또 준비중인 모두의미트 V.01 서비스는 운영방식과 내재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 차별성을 통해 이용자분들과 소통할 계획이지만, 향후에는 확보·활용 가능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미트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해 나갈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많은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고, 또 아쉽게도 지고 있습니다. 결국 후방산업과 연계한 근본적인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은 채 테크기업으로서 성장해 나가겠다는 계획만을 내세운다면 결코 내실과 외형을 같이 성장시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트런랩은 “진짜 축산 스타트업”이라는 표현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내실이 없는 겉보기에 화려한 테크기업으로의 도약이 아닌, 생산자에서부터 소비자에까지 전 밸류체인 간 선순화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미트테크 기업으로 자리잡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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