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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박대한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종금리의 수준보다 유연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던 상황과 현재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까지 기준금리를 3.00%에서 0.25%p(=25bp)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까지 기준금리는 3.25%로 운용된다.

이날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따라간다고 보면 안 된다"며 "미국 통화 결정이 외환시장, 물가 등과 같은 국내 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미 FOMC 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터미널 레이트(최종금리)를 결정하게 된다"며 "3개월 정도를 내다봤을 때, 금통위원은 최종금리를 3.50% 수준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최종금리를 3.25%에 멈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낸 위원이 1명, 3.50%가 바람직하다는 위원이 3명, 3.75% 가능성까지 올려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위원이 2명인 상황이다.

이와 같은 결정에는 5%대 소비자물가 수준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월 전망치보다 소폭 밑돈 5.1%, 3.6% 수준이지만, 환율과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제 둔화,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 등과 같은 불확실성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미국은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됐고 유로지역은 에너지 공급 불안과 높아진 가격 수준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며 "중국은 부동산 투자와 수출이 감소하는 등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요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정책 금리 대응이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을 목전에 뒀다.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는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 총재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가계와 기업 등 여러 경제 주체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며 "5%대 물가상승률을 억제하지 않으면 거시 경제 전체적으로 사후에 지불할 코스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리가 주는 영향은 시차를 가지고 작용하기에, 내년 상반기부터 경제 주체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정부와의 정책공조를 통해, 물가가 잡힌다면 금리를 낮추는 등의 대응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경제 침체·둔화의 주요원인으로 대외적인 영향을 꼽았다. 대외요인에는 미중패권 다툼과 러·우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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